(주)커커의 모든 사업을 기획하고 관리하는 조남수(56) 사장은 뷰티 업계에서 소문난 요리사다. 헤어스타일은 물론 라이프스타일까지 디자인하는 뷰티 전문 기업의 사장으로서 바쁜 나날을 보내면서도 요리에 대한 열정은 여느 전문 요리사 못지않다. 그리고 일과 요리가 결합된 독특한 그의 즐거운 식탁은 ‘콩나물비빔밥’에서 비롯됐다.
누구나 삶 속에는 행복으로 연결되는 음식이 있을 것입니다. 이 음식을 전하면서 인생을 살아가며 지친 영혼을 위로할 희망 메시지를 보내고 싶습니다. 한 끼의 식사 속에서 삶의 의미와 행복, 희망을 발견했던 이들의 특별한 음식 이야기는 패스트푸드의 시대로 대표되는 이 시대의 많은 사람들에게 건강한 에너지와 인생의 깊은 울림을 전해줄 것이라 기대됩니다.
콩나물비빔밥이 만들어낸 인연
날은 추웠다. 한창 빠져 있던 스키를 타기 위해 두 남자가 무작정 리조트를 찾았을 때 갑자기 허기가 느껴졌다. 급히 식사를 할 수 있는 곳을 물색했지만 이미 밤은 깊었고, 사방을 둘러봐도 문을 연 식당은 눈에 띄지 않았다. 길고 긴 밤의 한가운데에서 두 남자는 무엇을 먹어야 할지 막막해졌다. 그 순간 한 친구가 ‘직접 요리를 해 먹을까?’했고 (주)커커의 조남수 사장은 “내가 맛있는 거 만들어줄까?”하며 그의 인생을 바꾼 음식 ‘콩나물비빔밥’이 시작됐다.
“자취를 하면서 음식을 자주 만들긴 했지만 누군가를 위해서 요리를 한 건 그때가 처음이었어요. 그때 저의 콩나물비빔밥을 먹은 친구가 (주)커커의 이철 회장입니다. 제 요리를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니 흐뭇하더라고요. 다음 날부터는 아예 제가 계속 요리를 해서 식사를 했어요.”
[행복 더하기]밥 짓는 뷰티 라이프 디자이너의 즐거운 식탁
식탁으로 비즈니스를 초대하다
“직접 요리한 음식을 함께 먹는다는 것은 미감을 나누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어요. 보통의 음식점에는 그에 맞는 형식과 틀이 있지만 직접 요리한 식탁에서는 벽이 허물어지고, 삶의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나올 수 있거든요.”
고단한 하루를 보낸 뒤 어머니가 차려주신 밥상 앞에 앉을 때면 우리는 바짝 날이 서 있던 긴장감과 경계심이 풀어지며 평온해진다. 조남수 사장이 강조하는 것은 어머니의 밥상과 같은 식탁 문화다. 요리를 하는 내내 음식을 먹으며 기뻐할 사람들의 얼굴을 떠올리며 정성을 다해 차려내는 식탁에서 나누는 한 끼의 식사에는 마주한 사람을 대하는 상냥함과 따뜻함이 배어 있다. 국내 헤어 업계 1인자인 (주)커커의 사무실에 주방이 자리해 있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경직된 사무실이란 공간에 가정의 식탁을 들여옴으로써 기업의 이윤 추구 이상의 가치를 나누고 공유하겠다는 마음이 녹아 있는 것. 물론 (주)커커 주방의 셰프는 조남수 사장이다.
그의 식탁에 초대되는 이들은 친구, 직원, 비즈니스 파트너, 클라이언트, 업계 관계자 등 그의 주변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다. 더불어 그의 식탁은 정감 어린 저녁 식탁, 유쾌한 파티 테이블, 사업적 회의실 등 다양하게 변주한다. 매주 열리는 직영점 원장 회의 직후 이곳에 모여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아이디어가 회의 석상에서보다 더욱 많이 쏟아져 나온다고 한다. 한편 (주)커커의 주방을 책임지면서 조남수 사장은 중국 요리, 프랑스 요리, 퓨전 요리 등을 전문가에게 직접 배우기도 했단다.
[행복 더하기]밥 짓는 뷰티 라이프 디자이너의 즐거운 식탁
“아름다움을 충족시키는 것은 행복감을 느끼게 하는 인간의 원초적인 욕망이잖아요. 멋있어진 자신의 모습에 자신감도 생기고요. 요리도 마찬가지예요.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서 기쁨과 충만함, 자신이 소중한 존재라는 기분을 느낄 수 있죠.”
조남수 사장이 요리에 대한 열정을 갖고 자신의 식탁에 사람들을 초대하는 것 역시 이 때문일 것이다. 돌이켜보면 우연히 친구에게 만들어주었던 콩나물비빔밥에서 모두 비롯된 일이다. 조남수 사장의 요리에 반했던 친구와의 만남은 (주)커커와의 인연으로 이어졌고, 그의 요리는 헤어 디자이너이자 뷰티 비즈니스 사업가로서 여러 사람들과 만나며 마음과 마음이 만나는 소통의 공간을 만들었다. 그렇게 일과 요리는 그의 운명이 됐다. 나비의 날갯짓이 태풍을 만들어낸다는 나비 효과처럼 20여 년 전 우연히 만들었던 그의 콩나물비빔밥은 인생의 나비 효과였던 것이다.
■헤어&메이크업 / 마끼에(02-542-2326) ■요리&스타일링 / 김상영·임수영(noda+, 02-3444-9634), 김신혜·김민희(어시스트) ■기획 / 정수현 기자 ■글 / 이명아(프리랜서) ■사진 / 이성원(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