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lp! 결혼 전 남편에게 한 거짓말, 이혼 사유가 되나요?
지난해 9월에 결혼해 이제 결혼 5개월 차가 되는 주부입니다. 남들은 신혼의 단꿈에 빠진 시기에 저희는 서로에게 크나큰 상처를 주고 있네요. 남편이 이혼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결혼 전부터 제가 다니던 직장의 급여 부분과 정규직 여부에 대해 남편에게 솔직하게 털어놓지 않은 채 결혼을 했습니다. 제가 쓸데없는 자존심에 계약직을 정규직이라 속였고 남편도 모르고 넘어가길 바랐습니다. 남편도 그에 대해 크게 관심을 두지 않는 듯했고 임신 초기 제가 우울증 증상이 있어 말다툼이 잦았던 것을 빼곤 큰 문제가 없었습니다. 그러던 중 얼마 전 일이 터졌습니다. 남편이 제 회사에 대해 알아보고 제가 그동안 거짓말을 해왔다는 것을 알아버렸습니다. 어느 날 저에게 “얼마나 더 숨길 수 있을 것 같으냐”라며 말을 꺼내더군요. 너무 놀란 저는 처음에는 아니라고, 왜 내 말을 못 믿느냐고 부인하다 결국 사실을 털어놓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남편에 대한 미안함과 이해해주지 못하는 서운함이 한꺼번에 밀려오더군요. 어차피 한 번은 털고 갈 일이라고 생각했기에 차라리 잘됐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런데 너무나 충격적이게도 남편이 저에게 이혼을 요구했습니다. 임신 초기 우울증 증상으로 남편과 다투면서 제가 몇 번 “이혼하자. 아이도 지우겠다”라는 말을 한 적은 있지만 감정이 격해진 상황에서 한 말이었고 진심은 아니었습니다. 그럴 때마다 남편은 먼저 사과하며 저를 달래줬고요. 그랬던 남편이 “그래, 네 말대로 아이 지우고 이혼하자” 하더군요. 남편은 이미 시댁에 내막을 모두 이야기한 뒤였고 이혼하겠다는 뜻도 확고했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친정에서도 일을 알게 됐고요. 저는 며칠을 울면서 빌었습니다. 속인 것에 대해서 미안하고 다시는 거짓말을 하지 않겠다고 각서까지 썼습니다. 몇 날 며칠을 울며불며 사정한 결과 남편이 제 뜻을 받아들이겠다고 하더군요. 단 조건이 있었습니다.
당시 임신 5개월이었던 아이를 지우고 새 출발을 하자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왜 아이를 지워야 새 출발을 할 수 있는지 남편이 이해되지 않았지만 절박한 상황이었기에 남편의 뜻대로 눈물을 머금고 아이를 유산시켰습니다. 무척이나 가슴 아프지만 그래야 저와 헤어지지 않겠다는 남편의 말을 믿었죠. 하지만 수술을 받고 제가 입원해 있는 동안 남편은 시아버지를 통해 제 친정아버지께 인연이 아니니 헤어지자는 통보를 했습니다. 남편과 아이를 동시에 잃게 된 저는 하늘이 무너지는 기분이었습니다. 여자로서 큰 상처를 감내하면서까지 가정을 지키고 싶었는데 이럴 거면 아이는 왜 지우라고 했는지 분노가 일었습니다. 남편은 제가 직장에 대해 자신을 속인 것을 이유로 여전히 이혼을 요구하는 상황입니다. 신뢰가 없다고 말하면서요. 하지만 엄마로서 배 속 아이를 잃은 제 상처는 누가 보상해주나요. 어떻게든 이혼을 막고 싶지만 만약 소송까지 가게 된다면 어떻게 해야 할지, 괴롭고 막막합니다. 도와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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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S!「레이디경향」 부부 문제 상담소 시즌3
우선 결혼한 이후에도 직장생활을 하고 있었다면 먼저 남편에게 사실대로 이야기했어야 합니다. 두 번째는 얼마 전 남편이 먼저 회사에 알아보고 이야기했을 때, 그때라도 “진작 말하지 못해 미안해. 마음속에 항상 이 문제가 걸려서 이야기하려고 했는데 못했어”라며 인정하는 모습을 적극적으로 보여주셨어야 합니다. 남편은 사실을 부인하는 아내의 태도가 뻔뻔하다고 느끼고 아내를 믿을 수 없는 사람이라고 단정하게 된 것이라 생각됩니다. 직장의 급여 부분과 정규직 여부가 중요한 게 아니고 아내의 태도에 실망하고 배신감이 느껴져서 혼란스러웠을 것입니다. 흔들리는 남편의 마음을 잘 읽어주고 다독여줬어야 하는데 그 시기를 또 놓치고 말았네요.
남편에 대한 미안함을 느끼면서도 남편이 자신을 이해해주지 않는 서운함 때문에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못한 것입니다. 이 시기가 임신 초기라 예민하고 힘든 때였기에 남편의 배려가 더 중요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이러한 마음들이 순차적으로 풀리면 남편 역시 아내를 속이고 유산을 종용한 부분에 대해서 진심으로 사죄해야 합니다. 사연을 보내주신 분께서는 문제가 터질 때마다 쫓기듯 대응하는 태도를 보였습니다. 이렇게 되면 상대는 계속 문제를 찾아내서 들춰내게 됩니다. 이런 패턴이 반복되면 사연을 보내주신 분은 항상 끌려다니는 입장이 될 수밖에 없다는 걸 명심하세요.
1 마음을 풀 수 있는 기회를 가지세요
이혼을 하느냐, 안 하느냐보다 마음을 풀 수 있는 기회를 갖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자꾸 이혼에만 초점을 맞추면 남편은 “이혼해!” 아내는 “못해!”라는 것으로 또 극렬한 다툼이 생기고 대립되는 감정으로 좌절만 더해질 뿐입니다. 이혼 여부가 아니라 서로 상처받은 마음의 응어리를 풀 수 있는 기회를 먼저 갖는 것이 순서입니다.
2 마음을 추스르고 자신의 삶을 준비하세요
모든 초점을 상대에게 맞추지 말고 독립적이고 당당하게 자신의 모습을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왜 당당하게 자신을 드러내지 못했는지 곰곰이 생각해보세요. 자존감이 낮은 사람들은 타인에게 의존적이고 모든 기준을 상대에게 맞춰 생각하고 대응해갑니다. 그러다 보면 매번 상대방에 맞춰 끌려다니거나 당하게 돼 억울한 일을 겪게 됩니다.
3 의사 결정권이 본인에게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세요
아무리 부부라 하더라도 본인이 생각하고 결정할 수 있는 부분들이 있습니다. 이혼을 할지, 함께 살지, 이혼을 하지 않겠다면 그 이유가 무엇인지 생각해보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 이유가 남편과 살면서 적용될 것인지도 살펴보세요. ‘상대방이 하라고 해서’가 아닌 ‘상대방이 하라고 해서 내가 생각해보고 판단해보니’로 바꾸고 본인이 생각하는 삶의 방향에 맞추어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자신의 미래를 결정하는 것은 본인이 해야 할 선택이라는 점을 잊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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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결혼은 무엇보다 앞서는 소중한 약속입니다
결혼이 배우자 두 사람의 정직함을 기반으로 시작해야 하는 것은 맞습니다. 하지만 결혼을 앞두고 자신의 장점을 부각시키려 하는 것은 두 사람 다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그러다 보면 본의 아니게 정직하지 못한 경우가 있어 문제가 되곤 합니다. 자신에 대해, 집안에 대해, 결혼 후의 약속 등에 대해 지킬 수 없는 말을 하는 경우도 있고 그것이 결혼 후 분쟁의 씨앗이 되는 것을 많이 봅니다. 이럴 경우, 어떻게 할지는 ‘인륜지대사’라는 결혼의 엄중함과 이혼 후 받을 두 사람의 심각한 마음의 상처를 고려해서 결정해야 할 것입니다. 정말 혼인을 파기해야만 하는 정도로 심각한 거짓말이었는지는 두 사람만이 판단할 수 있겠지만, 가능하다면 사랑의 콩깍지가 씌어 어떻게든 결혼하고 싶어 했던 연애 시절을 기억하고, 상대방의 입장을 이해하고자 최대한 노력해서 결혼을 유지하기를 권하고 싶습니다. 어떠한 거짓말도 혼인 서약을 깨는 것만큼 큰 배신과 거짓이 될 수는 없을 것이라 생각되기 때문입니다.
2 상대방을 탓하기 전에 나의 문제를 봐야 합니다
결벽주의적 성향의 사람들은 배우자의 문제를 날카롭게 지적하지만 실상 문제는 자신들의 이상주의와 완벽주의에 있습니다. 이러한 사람들은 엄격한 부모님 슬하에서 성장한 경우가 많습니다. 문제 발생시 본인은 상식적인 차원에서 올바름을 추구할 뿐이라고 항변합니다. 만약 현재의 상황에서 아내가 남편의 문제를 지적한다면 남편은 적반하장이라며 펄펄 뛸 것입니다. 남편께서는 아내의 잘못과는 또 다른 차원에서 본인의 성격이나 성향에 대해 차근차근 생각해보시기 바랍니다. 부부가 함께 전문가의 상담을 받아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3 배우자의 잘못을 심하게 추궁하는 경우 숨은 의도를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어떤 불순한 의도를 감추고 배우자의 잘못을 심하게 몰아치는 경우가 있습니다. 사랑이 식었다던가, 배우자에 대한 경제적인 기대를 했었는데 실망했다든가, 다른 애인이 생겼다든가, 아니면 본가에서 이혼을 요구하고 있었는데 이참에 이혼해야겠다고 생각한다든가 하는 다양한 가능성도 생각해볼 수 있겠죠. 상황을 정리해보면 남편께서는 사전에 본가에 얘기를 해놓고 결론을 내린 후에 아내에게 이혼 통보를 했습니다. 아내에게 아이를 지우게 해 임신한 아내로 인한 부담을 던 뒤 다시 이혼을 요구한 것이 계획적이라는 인상을 갖게 합니다. 임신중절수술을 받고 나서 새 출발하자는 약속을 어긴 것을 보면 아내에게 정직함을 요구할 수 있는지도 궁금할 뿐입니다. 남편이 이혼을 요구하는 다른 의도가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보시기 바랍니다. 남편의 행동은 계획적이라는 생각이 강하며, 임신 5개월의 태아와 산모에게 너무 가혹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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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우선 남편이 이혼을 요구하는 정확한 이유를 알아야 합니다
결혼 전의 급여 부분과 정규직 여부에 대해서 속인 것을 이유로 이혼을 요구하고 있다고 하셨는데 그러한 이유만으로 이혼을 요구하는 것은 쉽사리 잘 이해되지 않습니다. 더구나 아이까지 지우고 새 출발을 하자고 해놓고 입원 중에 시아버지를 통해 이혼 사실을 통보한 남편의 행동은 더욱 이해하기가 어렵습니다. 남편을 두고 ‘싸움 중에는 늘 먼저 사과하고 자신을 달래주었던 착한 사람’이라고 하셨는데, 그런 남편이 이렇게까지 태도가 돌변하게 된 데는 무언가 다른 이유가 또 있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따라서 남편이 무엇을 중요시하고 어떠한 가치관을 갖고 있는 사람인지, 결혼을 통해 어떤 가정을 꾸리길 원했는지, 자신에게 실망한 부분은 어떤 것인지 등에 대해 심사숙고해야 합니다.
2 본인의 행동이나 말, 성격적 특성 등에 대한 진지한 탐색과 고민이 필요합니다
임신 중 우울증으로 인해 힘들어했을 것은 짐작하지만 ‘이혼’이나 ‘생명을 지우겠다’라는 말이 그렇게 쉽게 반복될 수 있는 말인가에 대해 묻고 싶습니다. 마음의 힘듦은 이해를 하지만 함부로 이야기한 부분은 사연을 보내주신 분의 큰 실수였다고 생각됩니다. 아내의 이러한 말에 대해 남편이 상처를 받고 ‘저런 말을 쉽게 하는 사람이라면 같이 못 살겠다’라는 생각을 했을 수도 있습니다. 게다가 그 시기가 사연을 보내주신 분의 거짓말까지 밝혀진 상황이기 때문에 아내에 대한 강한 실망감과 불신이 겹쳐 남편의 마음이 멀리 떠난 것은 아닌가라는 생각도 해보게 됩니다.
3 부부간의 신뢰와 소통이 중요합니다
한 번 깨진 신뢰는 회복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립니다. 현재의 상황은 사연을 보내주신 분 혼자서 해결하기에 매우 벅찬 상황으로 지속적인 심리 상담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우선 정서적인 안정을 찾은 다음에 앞에서 언급한 내용 등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보는 시간을 가져보시길 권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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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자가 중요한 사항에 대해 상대방을 기망한 경우
혼인을 취소하는 제도가 있습니다
예컨대 결혼 전 혼인 여부나 자녀 여부, 학력이나 직업 등 아주 중요한 사항에 대해서 기망한 경우 혼인 취소 소송을 할 수 있습니다. 실무에서는 출신학교를 기망한 경우나 이미 혼인한 적이 있거나 몰래 자녀를 출산한 경우 등 누가 봐도 매우 심각한 경우, 그것을 아주 적극적인 방법을 통해 상대방을 기망한 경우, 예컨대 졸업증명서나 재직증명서를 위조한 경우 등에만 혼인 취소를 인정하고 있습니다. 이혼은 혼인 취소보다는 좀 더 사유를 넓게 인정하는 편입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위 사례의 경우 아내의 행동이 바로 이혼 사유가 될 만큼 중대한 잘못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사연을 보내주신 분이 남편에게 잘못한 것은 분명하므로 진심으로 사과해야 합니다. 그리고 신뢰 회복을 위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남편도 한 번 더 생각해보시고 부부관계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해보실 것을 권유합니다.
*부부 상담 부문 김숙기 자문위원
나우미가족연구원장. 성격차이부터 고부갈등까지 각종 부부 문제에 전방위적 솔루션으로 사랑받고 있는 부부 문제 전문가. 쓴소리도 마다하지 않는 속 시원한 솔루션으로 독자들의 고민을 풀어주고 있다.
*정신 상담 부문 김선재 자문위원
정신과 전문의, LPJ 마음건강의원 원장. 부부 문제로 인해 발생한 병리적 증상과 고민에 대해 핵심을 짚어낸 예리한 솔루션으로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다. 자칫 주부들이 모르고 지나칠 수 있는 남성 심리까지 꿰뚫어본다.
*심리 상담 부문 이정희 자문위원
행복연구소 해피언스 임상심리사. 때로는 언니같이, 때로는 엄마같이 마음을 어루만지는 조언으로 단순한 부부 문제 해결을 넘어 공감과 위로가 되는 따뜻한 솔루션을 제시한다.
*법률 상담 부문 이인철 자문위원
법무법인 윈의 대표 변호사. 정확하고 섬세한 맞춤형 법률 상담이 주특기다. 조정을 잘하기로 소문난 이혼 전문 변호사로, 두 사람의 행복하고 더 나은 인생을 위해 똑똑한 이혼법을 조언한다.
■정리 / 노정연 기자 ■사진 / 이주석, 원상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