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문회 헤로인’ 권은희 수사과장의 소신 발언
사법고시 43회 합격자인 권 수사과장은 지난 2005년 여성 최초로 경찰에 경정으로 특별채용돼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사법고시 합격자로 경찰이 된 것은 고시 준비 시절 경찰과의 일화가 계기가 됐다고. 그녀는 8년 전 한 인터뷰를 통해 “사법시험 2차를 준비하던 2001년 휴대전화가 고장이 나 나흘간 집과 연락이 되지 않았는데, 광주에 사시는 아버님이 걱정이 돼 저를 찾아 신림동 고시촌을 헤매다가 경찰관과 함께 원룸을 방문해 깜짝 놀란 적이 있어요. 당시 아버님을 도와준 경찰에 큰 감동을 받은 것이 경찰 입문의 계기가 됐습니다”라고 밝힌 적이 있다.
한편 이날 청문회에서는 국회의원들의 황당 질문이 속출했다. 김태흠 새누리당 의원은 권 수사과장에게 “지금도 마음속에 이 나라의 대통령이 문재인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죠?”라고 물어 빈축을 샀다. 그녀는 “지금 김태흠 의원의 말씀은 헌법이 금지하는 십자가 밟기 질문이다”라고 응수했다. ‘십자가 밟기’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제가 기독교 신자들이 신앙을 포기했는지 확인하기 위해 십자가 밟기를 강요한 일을 의미한다. 우리 헌법 19조는 ‘모든 국민은 양심의 자유를 가진다’라고 규정해 충성 선서나 십자가 밟기 등을 금지하고 있다.
■글 / 노정연 기자 ■사진 / 경향신문 포토뱅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