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철살인 코멘트로 세상을 보는 관점을 제시하는 김성준 앵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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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만 뻗으면 손쉽게 오늘 하루 우리 사회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을 알 수 있는 세상. 뉴스는 넘쳐나지만 범람하는 정보에 가려서 오히려 참된 진실은 얻기 힘든 세상이 됐다. 떠다니는 수많은 사건 사고 속에서 과연 무엇이 우리가 알아야 할 진실인지 그리고 그 진실은 어떤 의미를 갖고 있는지를 고르고 파헤쳐 전달하는 데 골몰하는 사람이 있다. ‘비판은 아프게, 하지만 표현은 품위 있게.’ 오늘도 이 원칙을 품고 뉴스의 바다를 누비는 닻, 김성준 앵커를 만났다.

촌철살인 코멘트로 세상을 보는 관점을 제시하는 김성준 앵커

촌철살인 코멘트로 세상을 보는 관점을 제시하는 김성준 앵커

얼마 전 늦은 저녁을 먹으러 갔던 식당에서 있었던 일이다. 손님은 우리 일행밖에 없었고, 음식을 내어준 주인 내외는 카운터 근처에 앉아 각각 할 일들을 하면서 TV를 보는 둥 마는 둥 흘깃거리고 있었다. 손님들에게 방해가 될까 봐 그랬는지 TV 음량은 거의 들리지 않게끔 줄여둔 상태였다. 8시가 훌쩍 넘은 시간, 화면은 SBS-TV ‘8시 뉴스’를 내보내고 있었다. 하루 동안 있었던 주요 소식에 관한 보도가 마무리될 무렵, 주인아저씨가 리모컨을 들어 황급히 TV 볼륨을 높였다. 앵커의 클로징 멘트가 나올 차례. 시원하고 통렬한 앵커의 멘트를 듣기 위해 SBS 뉴스를 챙겨 본다는 사람들이 있다더니, 말로만 듣던 그런 시청자가 실제로 있었다.

매일 저녁 8시 SBS-TV ‘8시 뉴스’를 진행하는 김성준 앵커. 그의 클로징 멘트는 종종 큰 화제가 된다. 용역 업체 수사를 촉구하는 내용을 담은 발언이나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에 대한 논평, 최근 큰 논란으로 번진 국정원 관련 입장까지. 단순히 준비된 원고를 줄줄 읽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뉴스 속의 뉴스’를 전달하고자 하는 그는 매일 그날의 가장 핵심적인 주제와 시각을 은근하면서도 날카롭게 담아낸 클로징 멘트로 시청자들과 소통한다. 그렇게 진실에 한 발 더 다가설수록, 세상은 한 뼘 더 좋아진다고 믿는다.

김성준 앵커의 클로징 멘트 때문에 SBS-TV ‘8시 뉴스’를 본다는 사람들이 많더군요. 집중적으로 관심도 많이 받고 있고, 얼마 전 제40회 한국방송대상에서는 개인상 부문 앵커상도 수상하셨어요. 기분이 어떠신지요?

상은 제가 받긴 했지만, 개인에 대한 것이라기보다는 SBS 뉴스 팀이 받은 거라고 봐야겠죠. 앵커는 원래 개인 자격이 아니라 뉴스의 얼굴이잖아요. 저희가 최근 많은 노력을 기울였고 또 나름의 성과를 내고 있으니, 그에 대한 격려와 칭찬의 의미라고 받아들였어요. 저희의 변화와 성과에 대해 시청자들께서 좋은 평가를 해주시니까 감사하기도 하고 구성원들도 자신감이 생겨서 더 즐겁게 일하고 있어요. 우리도 시청자들에게 사랑받는 뉴스를 할 수 있구나 하는. 그와 동시에 다시 추락하면 안 된다는 두려움도 존재해요. 그래서 더 의욕적으로 애를 쓰고 있어요. 완벽하게 제대로 날아오를 때까지, 더 열심히 몇 배로 잘해야 하는 거 아니겠느냐 하며 서로 북돋으면서요. 걱정과 기대가 혼재하고 있는 상황이죠.

실제로 김 앵커가 메인 뉴스 진행을 맡은 뒤로 SBS 뉴스의 시청률이 매우 높아졌어요. 물론 종합적으로 여러 요인이 작용했겠지만 본인의 활약도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지는 않나요? 클로징 멘트로 논란의 중심이 된 적도 많은데, 사안에 따라 파장을 의도하고 이야기한 적은 없는지요?

그런 적은 없어요. 우연의 일치라 할까, 제가 메인 뉴스 앵커를 맡게 되는 시점부터 보도국에서도 뉴스가 지향하는 바에 대한 고민과 토론이 많았어요. 그 결과물 중 하나가 시청자들이 왜 8시에 SBS에 채널을 맞춰놓고 뉴스를 봐야 할지에 대한 합당한 이유를 우리가 제공해줘야만 한다는 거였는데, 결국은 진실을 찾아서 이야기하자는 데 의견이 모아졌죠. 하루 종일 정보가 둥둥 떠다니는 세상에서는 속보 경쟁도 무의미하고, 지상파 뉴스가 시청자들을 TV 앞으로 불러올 수 있는 분명한 방법은 한 걸음이라도 가깝게 진실에 다가선 뉴스를 전하는 건데, 그러다 보니 진실에 무게를 두게 되는 겁니다. 그동안 대부분의 뉴스가 기계적으로 중립을 취해왔었다면, 이제 어느 쪽이 맞더라고 말하게 된 거예요. 그렇게 되니까 자연스럽게 논란의 중심에도 서게 됐네요.

사실 ‘언론은 객관적이어야 한다’라고 말하지만, 그 ‘객관성’이라는 것이 기계적인 중립을 의미하지는 않을 텐데요. 앵커의 역할을 두고도 뉴스 전달자다, 적극적 해석자다에 관한 논란이 계속돼왔어요. 언론인으로서 객관성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요?

중립이란 말은 언론에서 적절치 않다고 생각해요. 공정이란 표현이 더 맞겠지요. 소위 진실을 추구해가는 과정에서 우리 스스로의 판단 기준이나 가치관을 갖고, 어느 한쪽에 경도되지 않고 진실이 뭔지에 대해 끝까지 깊게 파고들어갈 수만 있다면 공정하지 않나 생각하는 거죠. 사실 그동안 그만큼의 진실이라도 파헤치기가 쉽지 않았기에 그저 양적인 균형이라도 맞추는 선에서 그쳤는데, 그렇게만 하다 보니 오히려 공정성을 해치는 결과를 낳게 됐어요. 이제는 그런 걸 깨는 노력이 필요한 거죠.

그중에서도 특히 앵커가 해야 할 역할은 뭐라고 생각하나요?

앵커로서는 역시 기자들이 최선을 다해 만들어온 진실에 근접한 기사를 효과적으로 전달해야겠다는 고민을 하죠. 그리고 SBS 뉴스를 보는 시청자들에게 ‘오늘 우리가 보는 세상은 이런 겁니다’라고 말할 수 있는 관점을 제공하는 거고요.

그게 바로 촌철살인의 클로징 코멘트에 집약돼 있는 거네요. 직접 코멘트를 작성하는 것으로 아는데, 주로 어떤 것을 염두에 두고 쓰나요? 선호하는 주제나 선정 기준이 있나요?

아침에 눈 뜨면서부터 뭘 쓸까 고민을 시작해요. 직접 취재도 하고, 취재기자의 도움을 얻기도 하고, 각 부서 데스크와 상의도 하고…. 처음 떠올렸던 아이디어를 다듬어가죠. 쉽게 말하면 울퉁불퉁한 조약돌의 모난 부분을 깎아가는 거예요. 그러다 어떤 때는 완성해놓고도 확 뒤엎기도 하고, 하루 종일 고민해도 결국 못 쓰고 있다가 진짜 마지막 날씨 멘트 때 번쩍 떠올라 바로 말하기도 하고 그래요. 그리고 굳이 기준을 꼽아보자면 네 가지 정도를 생각해요. 민주질서와 민주주의에 대한 것, 소위 공직자의 봉사 정신을 포함한 노블리스 오블리제에 대한 것, 물리적·경제적·사회적 안전 문제 그리고 미래와 희망에 대한 문제. 제가 관심을 갖고 있는 것들이에요. 다 뭉뚱그려보면 저는 앞으로 큰 틀에서 이런 것들을 지속적으로 얘기하고 싶은 거죠. 함께 가는 사회를 만들자, 서로 같이 손을 잡고 한 걸음씩 세상이 나아지도록 만들어보자, 거창한 것 같긴 한데 쉽게 말해서 다 같이 행복하게 잘 살자는 거죠(웃음).

원래 앵커라는 단어의 뜻은 ‘닻’이다. 물밀듯 쏟아지는 수많은 정보와 사실의 바다에서 갈고리로 사실을 낚아 올리고 방향을 제시하는 닻의 역할을 수행해야 하는 것이다. 세상의 모든 일을 다 뉴스로 담을 수는 없다. 결국 보도할 사실을 취사선택하는 것부터, 단어를 고르는 것부터, 사건의 가치를 측정하는 것부터 가치 판단에 따라 선택과 집중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앵커는 바다가 깊을수록, 걸러내야 할 것들이 많을수록 더욱 닻으로서 활약하며 시대의 기준이 돼야 한다.

촌철살인 코멘트로 세상을 보는 관점을 제시하는 김성준 앵커

촌철살인 코멘트로 세상을 보는 관점을 제시하는 김성준 앵커

23년간의 보도국 기자를 거쳐 앵커로 뉴스 진행을 맡은 지 벌써 7년 정도 됐네요. 사실 뉴스 앵커는 매우 특별한 직업이잖아요. 그것도 한 방송국의 간판인 메인 뉴스 진행자는 누구나 할 수 있는 자리가 아니라 더욱 그런데, 매일 진행을 하는 입장에선 어떤 생각이 드나요?

매번 느끼는 건데 앵커의 최대 덕목은 자제력이라 생각해요. 메인 앵커가 되면 정말 회사에서 배려를 많이 해줘요. 늘 회사의 ‘얼굴이다, 간판이다’라고 얘기하면서 지원도 아끼지 않고요. 뉴스 시간이 임박해서 스튜디오로 향하는 계단을 내려갈 때면 1백 개도 넘는 조명이 켜져 있고 한가운데 제 자리가 마련돼 있어요. 수십 명이 빈자리를 둘러싸고 제가 오길 기다리죠. 제가 가서 앉으면 다들 와서 머리를 정리해주고, 얼굴을 만져주고, 마이크를 꽂아주고, 카메라 감독님이 저를 중심으로 앵글을 맞추고…. 세상이 저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듯한 착각도 들어요. 그러다 초침이 8시를 향해 딸깍 다가가는 걸 보고 있으면 순간 묘한 기분에 휩싸이면서 ‘내가 정말 성공했나’ 싶기도 하고 대단한 일을 해낼 수 있을 것 같기도 하고 그래요. 진짜 촌철살인 멘트로 세상을 멋지게 바꿔봐야지 싶기도 하고요. 그런데 그렇게 생각하는 순간 제대로 된 뉴스 앵커가 아니라고 봐야죠. 그 자리에선 항상 겸손하고 자제할 줄 알아야 해요. 가장 나쁜 앵커는 어떤 사람인 줄 아세요? 흥분한 사람이에요. 흥분한 앵커의 멘트는 시청자들이 알아채요. 지나친 비유나 꾸며낸 자극적 말로 사람들을 선동하려는 것은 뉴스가 아니에요. 정확한 사실과 뉴스로 사람들을 환호하고 움직이게 만들 수 있을 때 진정으로 능력 있고 좋은 앵커라 하지 않을까요?

하지만 매일 같은 시간에 뉴스를 진행하는 일은 굉장한 중압감이 있을 듯해요. 어떤 돌발 상황이 생길지도 모르고, 스트레스와 긴장이 엄청날 텐데요.

긴박감이 주는 매력이 있긴 하지만, 어렵고 힘들기도 해요. 하루살이 인생이죠. 오늘 하루 최선을 다해서 전력투구 하고 나면 뉴스가 끝나는 순간 인생이 없어지는 것 같아요. 그거 생각보다 고통스러운 일이거든요.

취미생활이나 다른 해소할 만한 활동을 해야겠네요.
사진 찍는 걸 좋아해요. 2004년쯤인가, 회사 뉴스 홈페이지에 기자 블로그가 생겨서 블로그 이름을 지어야 했어요. 일기장 첫 페이지나 연애편지 첫 문장을 쓰는 자세로 고민을 거듭하고, 긴 시간 머리를 쥐어짠 끝에 얻은 결과가 ‘김성준 기자의 창’이었어요. 시청자들에게 진실을 보여주는 창. 그때나 지금이나 ‘폼’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인 제가 선택하기 적절한 이름이라 자부해요. 글뿐 아니라 직접 찍은 사진도 올렸는데, 창이라는 이름은 사실 사진과 관련된 다른 뜻도 품고 있고, 창문을 통해 피사체를 촬영하는 데 취미를 붙이기 시작할 즈음이었기 때문에 그런 사진들을 올리겠다는 의지도 포함돼 있었어요. 창문 사진을 찍는 취미는 숫기가 부족한 성격에서 출발한 건데, 누군가의 면전에 카메라를 들이대고 요란하게 셔터를 누르는 게 부담스럽다 보니 창문 너머에 반쯤 숨어 찍는 습관이 든 거예요. 시작이야 어쨌든 창문 사진 효과가 주는 재미가 있더라고요. 일할 때는 절대 못하는, 세상을 비틀고 왜곡하는 데서 오는 쾌감이랄까 그런 게 있어요. 그리고 반사 효과도 낼 수 있고, 괜히 잘 찍는 것처럼 작품 사진이 나오니 신이 났죠. 그 뒤로 창을 열심히 찍었어요. 물론 시간이 없어서 일부러 사진을 찍으러 다니진 못하지만 평소 일상생활 속에서 사진을 찍곤 해요.

운동도 좋아하고 음악도 즐긴다고 들었는데요. 나름 로맨티시스트라 불린다면서요? 트럼펫도 불고 검도도 하는 걸로 알고 있어요.

그건 대부분 와전된 건데, 이참에 정정을 좀 해야겠어요. 어릴 때 소원이 트럼펫을 부는 거였어요. 그래서 어느 날, 굳은 결심을 하고 시작했어요. 트럼펫을 사서 석 달인가 배웠나, 그런데 제가 원래 눈이 좀 안 좋아요. 그래서 안과에 정기검진을 받으러 갔다가 트럼펫 배우는 이야기도 했는데 안압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니까 그만두는 게 좋겠다고 해서 술, 담배, 트럼펫을 다 끊어버렸죠. 결국 이루지 못한 꿈이 됐네요. 그리고 제가 청와대 출입을 마지막으로 취재기자 생활을 마감하고 아침 뉴스 앵커 일을 시작하면서 이제는 다시 일선 현장으로는 가지 못하겠구나, 인생의 한 막이 끝났구나 하는 생각에 인생을 한 번 정리해보고 싶더라고요. 그러면서 새로운 삶을 꿈꾸며 버킷리스트도 만들어봤죠. 그 중에 5개 대륙 다 가보기, 글쓰기, 트럼펫 배우기 그리고 또 하나가 검도였어요. 어릴 때부터 무척 하고 싶었거든요. 20년 전에 배워보겠답시고 도장을 등록하고 다니려고 했는데, 어디 직장생활하면서 잘 됐겠어요? 서울 시내 곳곳 도장마다 등록만 하고 돈만 부었죠. 그러다 모닝와이드 앵커 하면서 그 한을 푼 거예요. 참 재미있게 배웠는데 1년 정도 하다가 근파열로 인해 일단은 중단한 상황이죠. 취미생활 관련해선 성공담보단 실패담이 많아요.

트위터 활동도 열심히 하시더군요. 그런데 사실 SNS는 잘못 활용하는 경우도 많은데, 혹시 주변에서 트위터 그만하란 충고는 안 하던가요?

전 트위터가 생긴 초반부터 활동했는데, 굉장히 재미를 느꼈어요. 기본적으로 수다를 좋아하는 편이거든요. 당시 정치부 기자였으니까 정치부 사람들이 아닌 새롭고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과 만나 이야기할 수 있는 통로가 있다는 게 얼마나 신기하고 새로웠는지 몰라요. 저는 그런 식으로 사람들이 저마다 의견을 피력하고 소통하는 장이 마련되는 게 옳다고 봐요. 물론 SNS가 야기하는 부작용도 있긴 하지만 이성적으로 대화와 네트워킹에 대해 성의를 갖고 있는 사람이 많아질수록 집단이성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전 정말 스스로 즐겁고 재미있어서 열심히 하는 거예요. 트위터로 친구도 많이 사귀었고, 생각의 지평을 넓힐 수 있었죠. 현실적으로 도움도 돼요. 제보도 많이 받았고요. 뉴스에 관한 피드백이나 의견도 주고받아요. 이건 영업비밀인데, 그날의 예정 클로징 멘트를 트위터에 올려서 반응을 살피기도 해요.

점차 사회가 가볍고 쉽고 재미있는 것만을 추구한다는 생각도 듭니다. 뉴스를 다루는 입장에서도 빠르고 쉽고 재미있는 것에 대한 수요를 충족시켜야 한다는 강박감이 있는데, 앞으로 TV 뉴스는 어떻게 시청자들을 사로잡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하는지요.

뉴스도 예능 프로그램처럼 만들어져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는 것 같아요. 하지만 저는 뉴스는 예능이 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일단 지상파 방송만 놓고 얘기할게요. 거꾸로 가는 면이 없지 않나 생각할 수도 있지만, 우린 앞으로 오히려 더욱 내용적 재미가 덜한 뉴스를 만들려고 해요. 시청자들이 다소 지루하게 느낄 수 있다 하더라도 리포트의 길이와 내용을 더 풍부하게 살리고 이야기는 더 깊게 만들 거예요. 소재를 선택할 때도 당장은 섹시하고 웃긴 내용에 눈길이 가더라도 그런 것보다 의미가 있고 깊이를 갖춘 것들로 시간을 두고 묵혀서 위에 둥둥 뜬 불순물들은 걷어내버리고 밑바닥에 가라앉은 진짜 이야기들만으로, ‘진실’만으로 뉴스를 구성할 겁니다. 요즘 저는 ‘SBS 뉴스는 시청률을 보지 않는다’라는 말을 가끔 하는데요. 시청률을 보고 의식하기 시작하면 용기를 낼 수 없거든요. 그렇다고 아예 뭐 상관하지 않는다는 게 아니라, 그만큼 당장 눈앞의 달콤함이 아니라 멀리 튼튼한 나무를 보겠다는 거예요. 대신 방송 뉴스의 영상과 편집에서 재미를 줄 수 있다고 생각해요. 쇼나 드라마처럼 화려하고 박진감 넘치게 기술적으로, 시각적으로 보완할 수 있겠죠. 앵커도 멘트는 천박하지 않고 품위 있으면서도 비판은 날카롭게 벼려서 아프고 정확하게 찔러야 한다고 생각해요. 앵커로서 그런 멘트를 하고, 그런 뉴스를 전달해서 시청자들이 뉴스를 보고 사회를 읽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제 역할을 하고 싶어요.

■글 / 이연우 기자 ■사진 / 안진형(프리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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