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로운 차와 함께 행복을 꿈꾸는 이유진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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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잔의 차는 몸을 따뜻하게 해주고, 우울할 때는 힘을 주며, 기쁠 때는 차분하게 해준다.’ 19세기 영국 총리 윌리엄 글래드스턴의 말처럼 깊고 그윽한 향으로 일상을 윤택하게 만드는 차. 혼자만의 고요한 사색을 위한 시간이자, 가족과 행복한 시간을 나누는 도구가 되기도 하는 차에 푹 빠진 이유진씨의 우아한 티타임에 함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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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를 통해 비우고, 버리고, 채우는 행복을 찾다
2004년부터 영상 번역 일을 해오던 이유진씨(35). 쇼 프로그램 ‘마스터 셰프’, 미국 드라마 ‘미디엄’과 ‘슈퍼내추럴’ 등 케이블 채널에서 방송하던 각종 영화와 미국 드라마, 쇼 프로그램 대부분이 그녀의 손을 거쳤다. 그렇게 잘나가는 영상 번역가에서 홍차 전문가로 드라마틱한 변화를 하게 된 것은, 바로 아이들 때문이었다.

“큰아이가 태어났을 때만 해도 나의 삶과 일 그리고 집안일과 엄마로서의 생활 어느 것도 포기하지 않으려고 했어요. 그러다 보니 결국 모든 것에 소홀해지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진정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했죠. 정답은 아이였어요. 늘 아이들과 함께 있어주는 엄마가 되고 싶었거든요.”

향기로운 차와 함께 행복을 꿈꾸는 이유진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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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아이가 생기면서 스케줄이 타이트하게 진행되는 케이블 채널 일을 조금씩 줄이고 부산국제영화제 같은 큼직한 영화 영상 번역을 맡으면서 삶의 여유를 찾으려고 노력했다. 그 노력은 곧 홍차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다. 원래 커피와 와인에 관심이 많았는데, 임신과 함께 자연스럽게 커피 대신 홍차로 눈을 돌리게 됐고 무궁무진한 차의 세계에 매력을 느끼게 된 것. 그렇게 원광디지털대 차문화경영학과에서 티 마스터 과정을 공부하고 2011년에는 「오후 4시, 홍차에 빠지다」라는 책을 쓰기도 했다. 또 홍차를 어렵게만 느끼는 이들을 위해 ‘포도맘’이라는 닉네임으로 블로그에서 다양한 정보를 전해주는 파워 블로거로도 활동하고 있다. 최근에는 1주일에 두세 번 다양한 티 클래스 강의를 하며 두 번째 홍차 책을 준비하고 있다.

“제가 행복을 찾기 위해 생각했던 것은 ‘모든 것을 가질 수는 없다’라는 마음이었어요. 가질 수 없는 것을 갖기 위해 아웅다웅하는 것보다 비우고 버렸을 때 새로운 것을 채울 수 있는 여유를 찾는 것이 중요했죠. 저에게는 그게 바로 홍차였어요.”

차와 함께 삶을 풍성하게 채우다
향기로운 차와 함께 행복을 꿈꾸는 이유진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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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이 ‘티타임’이라는 이야기를 들으면 지나치게 우아하거나 격식을 차려야 한다고 짐작한다. 물론 영국에서 오후 4시에 차를 마시는 애프터눈 티타임은 그런 인식이 강하지만 사실 모든 사람이 그렇게 격식을 갖출 필요는 없다는 게 그녀의 생각이다.

“차는 커피보다 더 오랫동안 인류가 마셔온 음료예요. 커피는 일상적으로 쉽게 마시면서도, 차는 쓰기만 하고 어렵다는 인식이 강하죠. 하지만 차도 기호 식품일 뿐이에요. 내 입맛에 맞지 않는다면 수백 가지 차 중에서 나에게 맞는 것을 찾으면 그만이죠. 우아한 티웨어가 없어도 돼요. 때로는 종이컵으로 마시는 차가 가장 맛있기도 하니까요.”

그녀가 차에 푹 빠지면서 또 하나의 변화가 생겼다. 바로 다양한 티웨어를 모으기 시작한 것. 원래 찻잔을 좋아해서 조금씩 모으기 시작했는데, 이제는 방대한 컬렉션이 됐다. 찻잔의 종류만 해도 수십 가지. 여기에 차를 우려낼 때 사용하는 티포트나 밀크저그, 슈거볼, 티스푼, 인퓨저 등 다양한 아이템이 그녀의 주방에 빼곡히 차 있다. 아이들을 위한 작은 크기의 티웨어를 모으는 것도 잊지 않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사치품이라고 생각하지만 의외로 그녀가 모으는 컬렉션은 소박한 것도 많다. 빈티지 제품을 좋아하는데, 더 이상 생산되지 않는 빈티지 아이템을 찾는 것은 보물찾기 하는 듯한 재미가 있다고. 해외에서 직거래하는 판매자들을 찾으면 국내에서 구입하는 것보다 훨씬 저렴하게 살 수 있다는 귀띔도 잊지 않았다.

1·2 다양한 차를 즐기면서 하나 둘씩 모으다 보니 어느새 방대한 컬렉션이 된 티웨어들. 3 클래식한 티웨어도 좋아하지만 가끔은 비비드한 컬러나 독특한 북유럽 패턴의 제품을 선택해 재미를 준다. 아이들이 더 좋아하는 그녀의 티웨어 컬렉션. 4 홍차 브랜드는 종류마다 맛이 다 다르고 패키지도 예뻐 수집하는 재미가 있다. 5 차를 많이 마셔보지 않았다면 티백부터 시작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는 그녀는 자신이 마셔본 티백을 이렇게 모아둔다고 한다. 6·7 평소 빈티지한 느낌을 좋아하는 이유진씨가 수입 셀러들에게 직접 공수해온 찻잔들.

1·2 다양한 차를 즐기면서 하나 둘씩 모으다 보니 어느새 방대한 컬렉션이 된 티웨어들. 3 클래식한 티웨어도 좋아하지만 가끔은 비비드한 컬러나 독특한 북유럽 패턴의 제품을 선택해 재미를 준다. 아이들이 더 좋아하는 그녀의 티웨어 컬렉션. 4 홍차 브랜드는 종류마다 맛이 다 다르고 패키지도 예뻐 수집하는 재미가 있다. 5 차를 많이 마셔보지 않았다면 티백부터 시작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는 그녀는 자신이 마셔본 티백을 이렇게 모아둔다고 한다. 6·7 평소 빈티지한 느낌을 좋아하는 이유진씨가 수입 셀러들에게 직접 공수해온 찻잔들.

아이들과 함께하는 티타임으로 ‘힐링’하다
집안일과 육아, 사회활동을 병행하는 워킹 맘의 하루는 결코 여유롭지 않다. 하지만 그녀는 매일 아침, 자신만의 티타임에서 행복을 느낀다고 한다. 남편과 아이가 자고 있는 아침, 그 고요한 시간에 차를 마시며 자신을 되돌아보고 내면과 소통하는 시간이 가장 즐겁다고. 지금은 이 티타임에 사랑스러운 두 아이가 함께한다.

“아이들이 어릴 때부터 저희 부부가 차와 함께하는 모습을 봐왔잖아요. 그렇다 보니 자연스럽게 아이들도 차에 대한 거부감 없이 좋아하게 됐어요. 특히 둘째는 태교가 바로 차였기 때문에 남자아이지만 티타임을 참 좋아해요.”

향기로운 차와 함께 행복을 꿈꾸는 이유진씨

유치원에 가기 전 아이들은 엄마와 함께 차를 마시면서 책을 읽거나 장난감을 가지고 논다. 가장 좋아하는 차로 일곱 살짜리 큰딸 기연이는 다즐링을, 네 살짜리 아들 기준이는 녹차를 꼽는다. 아이들은 차의 종류에 맞춰 자신이 좋아하는 찻잔을 직접 고르기도 한다. 그녀는 아이들이 뜨거운 차를 쏟거나 찻잔을 깨트리면 어쩌나 하는 염려는 하지 않는다. 대신 차의 깊고 풍부한 맛을 설명해주고, 그와 어울리는 티푸드를 내오며 아이들이 차에 대해 알아가기를 원한다. 이렇게 하루에 두세 번 아이들과 티타임을 갖는데, 차를 마시는 동안에는 아이들과 오롯이 함께하기 때문에 정서적으로 더 가까워진 기분이라고.

향기로운 차와 함께 행복을 꿈꾸는 이유진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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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에게 차는 힐링이자 일상의 작은 선물이에요. 차가 없는 삶은 상상할 수조차 없죠. 주말에는 남편까지 모여 가족이 둘러 앉아 차를 마시는데 이 시간이 가장 행복해요. 혼자만의 티타임보다 삶이 더 풍성해진 느낌이거든요.”

■기획 / 이서연 기자 ■진행 / 박경화(프리랜서) ■사진 / 김영길 ■의상 협찬 / 나이스크랍(02-548-3956) ■스타일리스트 / 김유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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