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빚 갚지 않는 남편, 외도로 인한 죄책감, 시어머니와의 양육 의견 차, 앞집 야동남 대처법, 여전히 낯설고 두렵기만 한 남편
Q 남편 퇴직 후 약간의 연금과 소일거리로 생활하고 있는 부부입니다. 퇴직 전 남편이 진 빚이 있는데 도무지 갚을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노후 준비가 제대로 돼 있지 않아 빠듯한 생활이지만, 이자도 부담되고 마음이 불편해 빨리 갚고 털어버리고 싶은데 조금이라도 돈이 생기면 자기 통장에 넣어두려고만 합니다. 얼마 전엔 목돈이 생겨 일부를 상환했는데 그걸 알고 불같이 화를 내더군요. 저로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네요. 도대체 무슨 생각인 건지, 어떻게 해야 할까요?(대구 수성구 · 이OO)
![[독자 고민 해결단]부부·가정 고민 - 외도로 인한 죄책감](http://img.khan.co.kr/lady/201407/20140721152418_1_lady07_426.jpg)
[독자 고민 해결단]부부·가정 고민 - 외도로 인한 죄책감
남편의 현재 행동에는 은퇴자들이 보이는 심리 상태가 다 담겨 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남편은 어찌 됐건 자신의 통장에 일정액 이상의 돈이 있어야 마음이 놓이는 것 같습니다. 그 바탕에 불안이 있는 것은 앞서 말씀드린 바와 같고, 일정액 이상의 잔고가 있어야 품위를 누릴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 등이 있겠지요.
부인을 비롯한 가족은 남편의 이러한 마음에 초점을 맞춰주십시오. 먼저, 지금까지 고생한 남편의 노고를 인정하고 수시로 감사를 표시해서 남편이 보람과 자긍심을 갖도록 해주셔야 합니다. 다음으로는 가족의 존경과 애정이 변함이 없으며, 가족 모두 남편을 사랑하니 절대 소외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확신을 심어주십시오. 이러한 과정을 통해 남편이 안정감을 갖게 되면 그때 저축보다는 빚을 먼저 갚는 것이 합리적임을 받아들이게 돼(이미 남편이 알고 계실거라 사료되지만) 그러한 행동을 하지 않을 것입니다.
Q 남자친구의 가족과 상견례를 앞두고 있는데 겁이 나네요. 제가 전에 바람을 피운 적이 있어요. 기분이 꺼림칙해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대전 중구·서OO)
안은영 여자 입장에선 자신이 바람을 피운 건 잘못한 행동이지만 용서와 화해로 마무리된 상태고, 남자 입장에선 지워지지 않는 상처로 남습니다. 입장이 다른 거죠. 그러니 시련을 극복하고 성숙한 결혼생활을 하기 위해서는 서로를 믿는 수밖에요. 남자 쪽에서 과거를 문제 삼을 소지가 있다면 결혼을 미루고 다시 생각해보는 것도 방법이 되겠습니다.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사랑하겠다’라는 맹세는 실행하기 어렵습니다.
![[독자 고민 해결단]부부·가정 고민 - 외도로 인한 죄책감](http://img.khan.co.kr/lady/201407/20140721152418_2_lady07_427.jpg)
[독자 고민 해결단]부부·가정 고민 - 외도로 인한 죄책감
김숙기 아이의 양육시 조부모와 부모 각자의 입장이 다르기 때문에 많은 워킹 맘들이 갈등을 겪고 있습니다. 그러나 할머니는 엄마의 빈자리를 대신해서 돌봐주시는 것이기 때문에 엄마가 회사에서 돌아오면 엄마가 책임감을 갖고 자녀를 돌볼 수 있도록 양육에서 빠져야 합니다. 아이의 부모는 할머니가 될 수 없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합니다.
양육 문제를 놓고 시어머니와 계속 대립이 생길 때는 시어머니께 “아이의 교육을 위해서 협조해달라”라고 요청하세요. 시어머니의 감정이 상하지 않게 잘 이야기하고 자녀 양육은 엄마의 원칙을 따라야 한다는 뜻을 진심을 다해 전달하세요. 또 ‘오냐오냐’ 하다 보면 아이에게 혼란을 주기 때문에 앞으로도 자녀교육이 어렵다는 말씀을 전하세요. 함께 책이나 육아 방송 등을 시청하면서 시어머니가 ‘며느리 말이 맞구나’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시어머니와 절대 대립하지 마시고 아이 돌봐주시는 것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전달하는 것 또한 잊지 마세요. 책임감 있는 엄마의 모습과 함께 자녀교육에 최선을 다하는 태도를 보여준다면 시어머니도 며느리의 뜻에 따르실 것이라 생각됩니다.
Q 모든 고민을 받는다고 하시니 문의해볼게요. 저희 집 창문을 열면 앞집이 다 보이거든요. 저희 집엔 사춘기 자녀가 있는데 앞집 남자가 야동을 자주 봐서 어찌해야 할지 고민이에요. (경기 광명시·전OO)
안은영 아주 다양한 방법이 있죠. ① 앞집 남자에게 취미생활은 존중하지만 사춘기 아이가 있으니 컴퓨터 모니터의 방향을 바꿔달라고 요청한다. ② 직접 말할 수 없다면 앞집 다른 가족에게 조용히 문의한다. ③ 창문에 발이나 시폰 커튼 등 바람은 들이되 유해 환경은 차단해주는 인테리어 소품을 건다. ④ 아이들에게 아저씨의 취미생활을 이해시키고(이미 다 알겠지만) 모방하지 말 것을 엄중 경고한다.
요즘 아이들은 생각보다 훨씬 조숙하고 ‘시크’합니다. 이미 또래끼리 말이 돌았을 수도 있고요. ‘우리 앞집 아저씨’에 대해서. 이런 고민은 노심초사할 게 아니라 드러내서 공론화해도 됩니다.
Q 남편이 소리를 지르거나 짜증을 내면 꼭 무서운 선생님한테 혼나는 것처럼 겁부터 덜컥 나고 근처에도 못 가겠어요. 제 자신이 초라해지고 우울해지는 기분이 듭니다. 결혼 10년 차가 돼가는데 갑자기 낮선 사람처럼 이상하게 느껴지네요. 왜 이런 걸까요? (서울 송파구·김OO)
이정희 결혼 10년 차지만 아직도 남편에게 두려움이 느껴진다는 것은 굉장히 힘든 마음입니다. 무서운 선생님에게 혼나는 것 같다고 하셨는데, 이러한 마음이 드는 건 아마도 과거의 경험에서 비롯된 것이라 생각됩니다. 학창 시절 정말로 무서운 선생님에게 야단맞은 적이 있는지, 아니면 권위적인 남성에게 위협을 당한 적이 있는지 돌이켜보세요. 아버지나 주변 친척, 아니면 오빠나 지인 등의 남성이 엄격하고 차갑게 혹은 비판적인 자세로 혼을 냈거나 큰소리로 야단을 치며 공포나 두려움을 느끼게 했던 적이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아마도 이러한 경험을 통해 학습된 공포나 불안이 남편의 태도에서 느껴질 수 있을 겁니다.
따라서 불안감의 근원을 찾아야 하고, 남편에게 남편의 태도로 인한 두려움과 불안감을 이야기해야 합니다. 큰소리를 지르면 무섭고 두려움을 느끼게 된다고. 그러니 차분하게 보통의 목소리로 이야기해달라고. 그리고 과거의 불안감을 유발시켰던 대상과 현재의 남편은 동일한 대상이 아니고 다른 사람이라는 것을 인식해야 하며, 일상생활에서 남편의 요구나 말에 대해 두려움으로 피하지 않고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차분히 이야기하는 연습을 해야 합니다. 더불어 자신을 무가치하거나 부적절한 존재로 절하하는 평가는 하지 말아야 합니다.
Profile 김선재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LPJ 마음건강의원 원장. 부부 문제로 인해 발생한 병리적 증상과 고민에 대해 핵심을 짚어낸 답변으로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다. 주부들이 모르는 남성 심리까지 꿰뚫어본다.
Profile 이정희는…
행복연구소 해피언스 임상심리사. 때로는 언니 같고 때로는 엄마같이 마음을 어루만지는 조언으로 단순한 부부 문제 해결을 넘어 공감과 위로가 되는 따뜻한 솔루션을 제시한다.
Profile 안은영은…
사랑과 결혼, 일과 성공, 돈과 인생 등 여자의 인생에 대한 담백한 조언을 담은 「여자생활백서」로 여성 독자들의 ‘언니’로 자리 잡은 베스트셀러 작가. 「여자 공감」, 「여자 인생 충전기」 등을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