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 가정 고민- 필요할 때만 찾는 친구

독자 고민 해결단

부부 가정 고민- 필요할 때만 찾는 친구

이달의 키워드 - 명절 때마다 돈 요구하는 시댁, 우울증 남편, 필요할 때만 찾는 친구, 이직할 때 고려할 점

Q 명절과 생신, 연말 가족 모임에 조카들 생일까지 챙기라는 형님, 어떻게 해야 하나요? 게다가 음식이나 선물보다 돈으로 달라고 하시네요. 명절 때면 큰댁에서 제사 비용과 선물, 애들 용돈, 작은댁 역시 선물과 애들 한 명 한 명의 용돈을 원합니다. 먼 친척 아이들까지 줘야 할 용돈만 1백만원 이상이고, 선물에 제사 비용까지 하면 1백50만~1백80만원은 기본입니다. 더 황당한 건 큰댁에서 저보고 올해부터 제사 비용을 더 달라는 겁니다. 화가 치미는 걸 남편 얼굴을 봐서 “네” 하고 돌아왔지만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저희 부부가 맞벌이를 해서 한 달에 1백만원 적금 붓기도 힘든데 그만큼의 돈을 명절 선물로 드려야 한다니 너무 힘이 들어요. 정작 친정집에는 캔 선물 세트 하나 달랑 들고 갔어요. 생각만 해도 서럽고 눈물이 나네요. 명절 때 돈을 요구하는 시댁이 이상할 뿐입니다. 솔직히 부담된다고 말씀드릴까요? 아니면 그냥 따라야할까요? (충북 청주시 · 오OO)
김숙기
각 가정마다 처한 경제적인 상황과 지출 범위의 우선순위가 다를 수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각 가정 스스로 감당할 수 있는 정도의 선에서 지출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지요. 형님이 요구하는 범위와 지출액이 부담스럽고, 가정경제가 흔들릴 만큼 무리해서까지 따를 수는 없는 일입니다.

[독자 고민 해결단] 부부 가정 고민- 필요할 때만 찾는 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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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관계에서 상대방은 자기 기준에서 더 큰 것을 바라고 요구할 수 있다는 사실을 상처받지 말고 그냥 이해하세요. 대신 ‘상대방은 우리 가정의 경제 상황을 모르고 말하는 것일 뿐, 취사선택과 결정권은 나(혹은 우리)에게 있다’라는 것을 스스로에게 주지시키세요. 그런 의미에서 앞으로는 매번 “네!”라고 하시면 안 됩니다. “마음은 그렇게 하고 싶은데 저희 경제 사정으로는 도저히 그렇게 할 수 없어요”라고 솔직하게 말씀드리세요. 처음부터 그렇게 말하는 게 어려우면 “남편과 상의 좀 해볼게요” 혹은 “생각해보고 말씀드릴게요”라고 시작하세요.

대부분 맞벌이 가정일 경우, 요구하는 것마다 거절하지 못하고 들어주게 되면 상대방은 ‘두 사람이 벌어들이니 돈의 여유가 있다’라고 생각해버리게 되지요. 중요한 것은 상대가 ‘내가 요구하면 그대로 따를 것이다’라는 기대감을 갖지 않도록 하는 것입니다. 형님에게 말할 때, 내용은 단호하되 표현은 부드럽게 한다면 좋은 관계를 지속시킬 수 있으니 관계가 악화될까 봐 두려워할 필요도 없습니다.

Q 내일 모레 환갑을 바라보는 주부입니다. 남편과는 서로 정반대의 성격으로 30년 넘게 싸우며 살았는데 이 나이가 돼서도 나아지지 않네요. 나이를 먹으면 좀 괜찮아질까 했는데 여전히 술과 자잘한 돈 문제로 속을 썩입니다. 전에는 그래도 남편이 순했는데 이제 술만 마시면 저에 대한 원망과 미움의 말을 내뱉네요. 다른 부부들은 나이가 들면 싸움도 줄어든다는데 우리 부부는 왜 이런 것인지, 솔직히 이제라도 이혼하고 혼자 평화롭게 살고 싶은데 아직 결혼 안 한 자식들이 마음에 걸리네요. 그간 남편과 살며 힘들었던 걸 생각하면 한탄스럽고 눈물이 납니다. 어찌해야 할까요? (부산 해운대구·황OO)
이정희
나이가 들면서 서로에 대한 이해가 더 넓어지고 문제 행동도 개선될 것으로 기대했는데 기대가 충족되기는커녕 갈등의 골이 더 깊어지는 상황이 돼 많이 힘드시겠습니다. 30년 넘게 부부가 서로의 차이점과 문제점에 대해 견뎌오긴 했지만 자기 자신과 배우자에 대한 이해가 부족할 뿐 아니라 소통이 되지 않아 갈등이 쉽사리 해결되지 못하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우선 부인께서 자신의 삶을 돌아보면서 후회하거나 자책하는 태도는 갖지 마시길 바랍니다. 또 자신이 피해자라는 생각도 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부부 문제는 각자에게 책임이 있고 문제 해결도 같이해야 하는 거니까요. 그리고 남편이 털어놓는 불만과 원망의 소리에 귀 기울여보시길 바랍니다. 남편 입장에서 느껴온 감정이 있을 테니 들어주신 뒤 마음에 공감을 표해보세요. ‘당신 입장에선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다’라는 표현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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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다음에 남편에게 본인의 이야기에도 귀 기울여달라고 하신 뒤 부인께서 느껴온 감정에 대해 표현해보시길 바랍니다. 일단 배우자의 감정을 서로 읽어주고 이해해준다면 그것만으로도 응어리진 마음의 매듭은 상당 부분 풀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좌절하지 말고 희망을 갖고 대화를 시도해보세요. 대화가 어렵다면 편지를 써서 전달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Q 결혼 8년 차 부부입니다. 혼자 있고 싶다는 남편, 도대체 왜 그러는 걸까요? 저와의 대화도 피하고 자꾸 저를 밀어내려고 해서 서럽고 눈물이 납니다. 요즘 회사일 때문에 많이 힘들어 해서 응원도 해주고 잘해주려고 하는데 다 귀찮다네요. 그동안 한 번도 이런 적이 없었는데, 저에 대한 애정이 사라진 걸까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대구 북구·이OO)
김선재
부인이 찾을 수 있는 특별한 이유가 없다면 우울증을 생각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추측컨대 회사일이 힘들게 느껴져 좌절에 빠졌거나, 상사의 압박 등 대인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가 우울증의 원인이 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한번 우울증이 오고 나면 회사 문제가 아닌 다른 일에도 무기력해지고 부인과의 대화도 피하는 등 모든 것이 귀찮고 싫어질 수 있습니다. 원인이 가정 문제가 아니어도 일단 발생하면 부부관계, 자녀관계, 친구들과의 관계 등 생활 전반에 심각한 문제를 불러올 수 있다는 데 우울증의 심각성이 있는 것이며, 그렇기에 꼭 치료받아야 합니다.

이럴 때 말씀하신 바와 같이 부인은 애정이 식은 것일까? 가정에 위기가 온 것은 아닐까? 고민하게 되고, 서운한 마음을 표현하거나 싸우게 되면 우울한 남편을 더 힘들게 할 수 있습니다. 그리하면 관계가 더욱 악화될 수 있으니 속히 병원을 찾아 상담을 받아보는 것이 좋겠습니다. 다른 병과 달리 우울증을 놓치기 쉬운 것은 우울하다고 말하지 않으면 겉으로 증상이 드러나지 않는다는 점 때문입니다. 즉 당사자는 자신이 우울하다고 말하지 않고 무기력하다, 기운이 없다, 밥맛이 없다, 라고 하거나 아니면 지속적인 침묵 등으로 표현하죠.

우울증도 병이란 인식을 갖고 조기 진단할수록 예후가 좋다는 것을 명심하시고 속히 병원을 찾아 의사의 도움을 받아야 합니다.

Q 필요할 때만 찾는 게 느껴지는 친구, 친한 사이도 아닌데 오랜만에 아는 척하면서 휴대전화로 청첩장 보내주겠다는 친구. 끊는 게 나을까요? 갈수록 인간관계에 회의가 들기도 하고 퍼주는 제 성격이 독이 됐던 과거가 생각나네요. ‘호의가 계속되면 권리인 줄 안다’라는 영화 ‘부당거래’ 대사가 생각나요. (서울 송파구·강OO)
안은영 이 친구가 진짜인가 가짜인가를 구별할 때 청첩장은 대표적인 식별 장치입니다. 보내는 사람은 느긋하고, 받는 사람은 느닷없습니다. ‘평소엔 연락 한 번 없던’ 친구가 괘씸하긴 합니다만, 관계를 끊는 건 무의미해요. 상대방은 ‘끊겼다’라는 사실에 크게 신경 쓰지 않지요. 어른이 된다는 건 관계가 좁아진다는 걸 의미하기도 하고, 관계 자체에 집착하지 않는, 즉 적당한 체념을 배우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살다 보면 연락이 뜸하다가 이런저런 경조사에만 얼굴을 비치는 미약하고 느슨한 관계도 있다는 걸 알게 돼요. 친구냐 아니냐가 아니라 성숙한 인간이냐 아니냐의 문제예요. 당신은 이제 인간관계의 허무함을 느끼면서 어른이 돼가는 레이스를 시작한 거죠. 좌충우돌 성장하는 ‘어른의 월드’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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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이직을 생각할 때 가장 크게 고려해야 할 건 무엇일까요? 직급, 연봉, 업무 내용…. 무엇이 가장 우선시돼야 하는지 궁금해요. (경기 구리시·이OO)
안은영 후배들에게 저는 한결같이 말해왔습니다. 이직할 때 가장 먼저 연봉을 고려하라고. 자아실현과 자기계발은 집에서도 할 수 있습니다. 밥벌이를 위해 사회에 뛰어들었다면 당신의 가치를 가장 선명하게 증명하는 것이 무엇일까요? 일한 대가로 받는 연봉이겠죠. 이런 현실이 가혹하고 정나미 떨어진다면 당장 회사 때려치우고 평소 꿈꾸던 자아실현을 하시면 됩니다. 연봉이 합당한가를 고려한 다음 당신이 평소 직장에서 중요하게 생각해온 것들을 꼽아보세요. 직장 분위기, 신뢰할 만한 팀원들, 회사의 발전성 등. 같은 업종이라면 함께 일할 팀원들의 면면을 살펴보세요. 기혼이라면 일과 가정생활의 균형이 중요할 테니, 서로 이해해주고 배려해주는 분위기가 형성돼 있다면 좋겠지요.

profile 김숙기는…
나우미가족문화 연구원 원장. 성격차이부터 고부갈등까지, 각종 부부 문제에 대한 전방위적 솔루션으로 사랑받고 있는 부부 문제 전문가. 쓴소리도 마다하지 않는
속 시원한 솔루션으로 독자들의 고민을 풀어준다.

profile 이정희는…
행복연구소 해피언스 임상심리사. 때로는 언니 같고 때로는 엄마같이 마음을 어루만지는 조언으로 단순한 부부 문제 해결을 넘어 공감과 위로가 되는 따뜻한 솔루션을 제시한다.

profile 김선재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LPJ 마음건강의원 원장. 부부 문제로 인해 발생한 병리적 증상과 고민에 대해 핵심을 짚어낸 답변으로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다. 주부들이 모르는 남성 심리까지 꿰뚫어본다.

profile 안은영은…
사랑과 결혼, 일과 성공, 돈과 인생 등 여자의 인생에 대한 담백한 조언을 담은 「여자생활백서」로 여성 독자들의 ‘언니’로 자리 잡은 베스트셀러 작가. 「여자 공감」, 「여자 인생 충전기」 등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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