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다섯 식구가 사는 남기창 목사네 현관. 각 세대는 가족의 특성에 맞춰 설계됐다. 2 복층 구조인 203호. 살림공간은 1층에 두고 2층은 서재와 작업 공간으로 꾸몄다. 3 거실에 창이 2개가 있는 301호는 모두의 부러움을 사는 집이다.
“도시에서 마을이라는 개념이 사라졌어요. 학연이나 지연, 혈연이 아닌 뜻이 맞는 사람들이 모여 서로 기대어 살 수 있는 공동체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죠. 에너지를 절약하는 패시브하우스(친환경 저에너지 주택)로 함께 어울릴 수 있는 공유 공간을 만들어 각자의 주거 공간을 확장시킬 수 있는 공유주택을 만들게 됐어요. 지역 생태에도 도움이 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죠.”
4 구름정원사람들 모든 집은 북한산이 보이는 큰 창을 가졌다. 5 하기홍 이사장은 구름정원사람들 준공까지 건축 현장을 지키며 작업반장 역할을 했다. 6 세 아이들로 늘 시끌벅적한 남기창 목사네는 침실 한쪽에 기도실을 마련했다.
“산을 워낙 좋아해요. 북한산을 다니며 늘 이곳에 살고 싶다는 생각을 했는데 마침 구름정원사람들에 집 하나가 비었다고 해서 보지도 않고 바로 들어가겠다고 했어요(웃음). 신기하게도 들어와서 보니 비슷비슷한 사람들이 모였더라고요. 삶에 대한 가치관이나 취향, 정치적 성향까지 통하는 부분이 많아요.”
함께하며 더욱 풍요로운 노후
구름정원은 ‘노후에 큰 경제적 부담 없이 공기 좋은 곳에서 공동체 마을을 이루며 살 수 있는 집’으로 지어졌다. 집집마다 땅값과 시공비로 2억4천만원을 냈다. 출자부터 설계까지 조합원들이 참여하는 협동조합형 공유주택에 맞게 각 가족의 특성과 요구를 반영해 설계가 이뤄졌다. 겉에서 보기엔 특별할 것 없는 공동주택이지만 각기 다른 8채의 단독주택이 모인 형식이다.
7 층과 층 사이 베란다를 이용해 쉼터를 마련했다. 8 303호 2층에는 다락이 숨어 있다. 조카들을 위한 공간이다. 9 커뮤니티 룸에 모인 구름정원사람들의 입주민들.
“일부러 안방을 현관 가장 가까운 곳에 마련했어요. 아이들이 크면 언제 집에 들어오고 나가는지 잘 모르잖아요. 들락날락하는 걸 지켜보며 한 번이라도 더 얼굴을 보자는 의도예요.”
1인 가구부터 다섯 가족까지, 가족의 모양에 따라 집 모양도 각기 다르지만 모든 집에서 북쪽 소나무 숲과 동쪽의 북한산을 내다볼 수 있도록 했다. 매일 아침 눈뜰 때마다 마주하는 산과 숲은 이곳에 사는 사람들의 큰 기쁨이다.
“1층과 3층에 공동보일러실을 두고 큰 빨래를 할 수 있는 공동세탁실을 만들었어요. 4층엔 손님을 맞거나 공동행사를 열 수 있는 커뮤니티 룸을 마련했고요. 이러한 공용 공간 덕분에 집을 더 넓게 쓸 수 있게 됐죠.”
10 한적한 풍경이 내려다 보이는 공부방. 11 북한산 8코스 구름정원길 초입을 밝히고 있는 구름정원사람들.
튼튼하고 경제적인 주거, 공동가치를 추구하는 이웃까지, 평생 살 집이라는 생각에 이견이 없다. 남이 아닌 우리로 함께하는 노후가 얼마나 풍요로울 수 있는지 구름정원사람들 안에 사는 이들의 밝은 표정에서 짐작해 볼 수 있다.
■글 / 노정연 기자 ■사진 / 안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