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사 7년 차 직장인의 삶. 매일 하는 출근, 비슷한 업무, 늘 만나는 사람들. 제자리걸음만 하는 것 같은 스스로에게 권태로움을 느낄 때다. MBC-TV ‘생방송 오늘 아침’의 진행을 맡고 있는 이성배(34) 아나운서는 익숙함이라는 편안하고도 달콤한 유혹에서 벗어나기 위해 ‘식스팩 만들기’에 도전했고 10주 만에 12kg 감량에 성공했다.
“결혼 후 4년 동안 14kg이 쪘어요. 몸이 무거워지니까 게을러지더라고요. 욕심은 많은데 몸이 안 따라주니 의지도 약해지고.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었죠. 그 전까지 사람들이 다이어트하라고 아무리 잔소리를 해도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렸는데. 이번엔 제 스스로 필요성을 절실히 느꼈어요.”
그가 말하는 체중 감량 비결 첫 번째, 먹는 걸 최소한으로 줄이거나 운동에 목숨 걸어라! 식탐이 많은 편이라 밥을 안 먹는 건 고문에 가깝다는 그는 후자의 방법을 택했다. 새벽 5시 30분에 일어나 매일 공복 상태에서 유산소운동과 웨이트트레이닝을 병행했다.
“2분 걷고 1분 뛰는 ‘인터벌’을 하거나 러닝머신에 1, 2 정도의 경사를 주고 적당한 속도로 30분 동안 걸었어요. 운동 시작 후 30분이 지나야 지방 연소가 시작된다고 해요. 그러니 15분 정도 뛰고 힘들다고 그만두면 절대 안 되요. 살을 빨리 빼겠다고 굳이 힘들게 뛸 필요도 없어요. 매일 꾸준히 30분 이상 걷는 게 핵심이에요.”
두 번째, 다이어트 기간 동안에는 규칙적인 라이프 사이클을 유지할 것. 물론 그 안에 반드시 운동이라는 습관을 포함해야 한다. 포만감이 느껴지면 숟가락을 놓는 식사 습관을 들이는 것은 물론이다. 욕심내서 먹고 아까워서 먹는 건 이제 그만.
“다이어트에 실패하는 가장 큰 이유는 잘못된 습관 때문이에요. 운동 안 하는 게 습관이 되면 되돌리기가 힘들어요. 배불러도 꾸역꾸역 먹는 나쁜 식사 습관도 그렇고요. 저는 아침 방송이 끝나면 무조건 회사 헬스장으로 갔어요. 웨이트트레이닝을 하고 구내 식당에서 밥을 먹어요. 메뉴는 항상 잡곡밥과 시금치 같은 채소 반찬 위주로. 퇴근 후 집에서 간단한 운동을 하고 저녁 대신 닭가슴살이나 샐러드를 먹었죠. 사실 의지만 있다면 이런 규칙적인 생활은 충분히 만들어갈 수 있어요.”
하지만 직장인들의 최대 변수인 회식 자리는 어쩔 것인가? 술 한잔의 유혹은? 육즙을 가득 품은 사랑스러운 삼겹살의 구애에서 어떻게 벗어날 수 있단 말인가!
“우선 직장 동료들에게 다이어트 중이라고 소문을 내세요. ‘됐어, 마셔!’ 하는 선배가 있다면 기분 좋게 받아서 목 축이는 정도만 드시고요. 분위기 깨지 않고 슬쩍 넘어가는 신공을 발휘하면 좋겠지만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면 기분 좋게 먹어야죠. 대신 다음날 미친 듯이 러닝머신 위를 달려야 한다는 것, 잊지 마세요. 하루는 무너질 수 있지만 다음날에는 바로 회복해야 해요. 하루가 이틀 되고, 이틀이 사흘 되는 건 일도 아니니까요.”
운동을 시작하고 외적으로나 내적으로 여러 변화가 있었지만, 가장 만족스러운 점은 몸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뒤 생긴 ‘긍정의 힘’이다. 원래도 에너지가 넘치는 성격이라 진행하는 라디오에서 ‘에너디’라고 불리는 그는 요즘 더 힘이 넘친다. 본업인 방송은 물론 대학원 공부까지 병행하고 있지만 지친 기색이라곤 찾아볼 수 없다. 이러다 조만간 슈퍼 히어로가 되는 것 아니냐는 썰렁한 농담에도 시원하게 웃던 ‘에너디’의 마지막 한마디.
“몸은 제 에너지의 원천이에요. 정신이 육체를 지배한다고 하지만 글쎄요. 그것도 육체가 건강할 때 가능한 이야기죠. 운동은 시간 ‘낭비’가 아니라 ‘투자’예요. 실천해보세요. 몸이 가벼우면 모든 면에서 여유로워진답니다.”
■글 / 이유진·서미정 기자 ■사진 / 신우(신우 스튜디오), 김동연(프리랜서) ■의상&액세서리 협찬 / 세라(02-517-4394), 아이다스(02-6911-8517), 헤드(02-547-1870), VIABY LEE JUNGKI(02-514-2585) ■헤어&메이크업 / 스타일러H(이성배), 이누리(신영섭, 백민경), W퓨리피(민진희) ■스타일리스트 / 김지지, 문주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