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광수의 ‘독서’ (고전학자, 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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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광수의 ‘독서’ (고전학자, 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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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산대 중국학과 교수직을 퇴직하고 글쓰기 재미에 푹 빠진 조광수 고전학자. 최근에 「나는 서른에 비로소 홀로 섰다」에 이어 「나는 이제 지천명이다」라는 책을 냈다. 그는 고전학자답게 「논어」를 비롯한 여러 가지 고전을 통해 우리네 인생 이야기를 쉽게 풀어낸다.

[우아하게 나이 들기]조광수의 ‘독서’ (고전학자, 59)

[우아하게 나이 들기]조광수의 ‘독서’ (고전학자, 59)

“「논어」는 여러 의미로 우리 삶을 비춰볼 만한 거울입니다. 이 책의 연륜과 영향력을 능가하는 동양의 고전은 없어요. 인류가 축적해온 지적 자산 중에서 가장 격 있고 가장 인간적인 저작의 하나입니다. 고전을 통해 우리 삶의 길을 비춰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겠지요.”

그는 고전이 우리에게 주는 답은 실용적이고 효과적이라고 말한다. 시간이 아무리 흘러도 사람의 본성은 변하지 않기 때문이다.

“공자는 세상 살기가 힘들어도 끝까지 살아내는 것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고 실천했던 인물입니다. 그는 ‘아침에 도를 들으면 저녁에 죽어도 좋다’라고 했습니다. 이 말은 두 가지 의미가 있어요. 하나는 정신적 만족이 중요하다는 거고, 또 하나는 삶과 죽음은 아침과 저녁이 무시로 오고 가듯 자연스러운 것이라는 거죠.”

삶과 죽음은 순환의 이치, 즉 자연이다. 나이 들어가는 것을, 죽음을 앞둔 것을 안타깝게 발만 동동 구르기보다 정신적인 건강함을 높이는 것이 행복해지는 지름길이다.

“중년 이후에 더욱 소중한 것은 정신적인 강건함입니다. 새로운 언어를 배우는 것도 도전적인 시도이고, 눈앞에 서탑을 쌓아두고 다양한 분야의 책을 느긋하게 읽는 것도 나이에 맞는 일입니다. 책 100권을 읽고 95권의 내용을 다 잊어도 상관없습니다. 중년의 독서는 하나도 바쁠 것 없이 읽는 것 그 자체로 재미있습니다.”

끌리는 책, 손에 잡히는 책, 젊었을 때 읽었지만 다시 보고 싶은 책을 느긋하게 한 문장씩 음미하며 읽는 것. 읽고 생각하고, 생각하고 읽는 것. 그가 말하는 공자의 정신적 건강 실천법이다.

여용기의 ‘패션 감각’ (재단사, 63)
뉴욕에 스타일 좋은 미중년 닉 우스터가 있다면 부산에는 여용기가 있다. 편집매장 ‘매료’의 마스터 테일러(재단사)인 그는 노년임에도 스타일리시한 패션 감각을 선보인다. 오죽하면 ‘남포동 닉 우스터’라는 별명이 붙었을까. 19세 때 재단을 배우기 시작한 그는 24세부터 재단사로 일하기 시작했고, 스물아홉 젊은 나이에 양복점 사장이 됐다. 가게는 한동안 문전성시를 이뤘지만 맞춤 양복에 대한 수요가 줄면서 사람들의 발길이 뚝 끊겼다. 가게 문을 닫을 수밖에 없었고, 한동안 푸념만 늘어놓았다. 해법을 찾기 위해 향한 곳은 ‘거리’였다.

[우아하게 나이 들기]조광수의 ‘독서’ (고전학자, 59)

[우아하게 나이 들기]조광수의 ‘독서’ (고전학자, 59)

요즘 젊은이들이 즐겨 입는 스타일을 유심히 지켜봤다. 예전과 확실히 달라졌음을 깨달은 그는 자신의 스타일을 최신 감각에 맞게 바꿔나갔다. 짧은 기장에 통 좁은 바지가 이렇게 잘 어울리는 노신사가 있을 줄이야. 우연한 기회에 ‘매료’에서 다시 재단 일을 시작하게 된 그는 그 누구보다 젊은 감각의 옷을 짓는다. 인스타그램 계정도 활발히 운영하며 1만 명이 넘는 팔로워들에게 좋은 귀감이 되고 있다. 한 방송 프로그램에서 “나이가 많은 사람들도 지금 트렌드를 따라가면 더 젊어 보이고 좋을 것 같아요”라고 조언하기도 했다. 옷 잘 입는 사람은 많지만, 그 감각을 오래 유지하기란 쉽지 않다. 과거를 고집하기보다 젊은 감각을 받아들이는 것. 지금 그가 40여 년 양복 인생에서 최고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 이유다.

■글 / 이유진·노도현 기자 ■사진 제공 / 여용기 인스타그램, 조광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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