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라의 ‘공부 습관’(솔베이코리아 과장, 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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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라의 ‘공부 습관’(솔베이코리아 과장, 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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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기 있는 눈빛, 상냥한 목소리로 인사를 건네는 그녀의 첫인상은 밝고 경쾌하다. 짧은 대화를 나누는 것만으로도 기분 좋은 에너지가 느껴지는 사람, 벨기에 화학 회사인 솔베이코리아의 김정라 과장이 바로 그런 사람이다. 대학생과 중학생 아들을 둔 그녀는 얼마 전 대학원에 입학해 다시 학생이 됐다. 지천명이 넘은 나이에 학교라니, 자연스럽게 ‘만학도’라는 단어가 떠오르지만 그녀에게 공부는 새삼스러울 것 없는 일상이다.

[우아하게 나이 들기]김정라의 ‘공부 습관’(솔베이코리아 과장, 51)

[우아하게 나이 들기]김정라의 ‘공부 습관’(솔베이코리아 과장, 51)

“대학에서 스페인어를 전공했어요. 1987년에 졸업해서 10년 정도 회사 생활을 하다가 남편이 해외 주재원으로 발령이 나며 따라 프랑스로 떠났죠. 한국으로 돌아와 아이들 키우느라 바쁘게 살다가 운이 좋게 다니던 회사에 재입사를 하게 됐어요. 13년 만이었죠.”

40대 후반에 취업, 그것도 13년 만에 재입사라니. 대한민국의 모든 경력 단절 여성들에게는 꿈같은 이야기다. 하지만 그녀의 말마따나 단순히 운이 좋아서만은 아니었다. 김 과장은 일을 그만두고 프랑스로 떠난 30대부터 지금까지 한시도 공부를 손에서 놓아본 적이 없다.

“처음 프랑스에 갔을 때 아이가 8개월이었어요. 어린이집에도 보낼 수 없어 하루 종일 집에서 아이와 지내다 보니 불안해지더라고요. 뭐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에 영어와 프랑스어 공부를 시작했어요. 마침 언어 공부를 하기에 좋은 환경이기도 했고요.”

막연한 불안감에 시작한 공부는 생각보다 그녀의 삶에 다양하게 영향을 미쳤다. 단순히 지식의 총량을 늘리는 것을 넘어 생활적 기능을 향상시키고 사고의 범위도 확장시켰다. 무엇보다 새로운 것을 수용하는 데 열린 마음을 갖게 된 것이 공부하는 습관을 통해 얻은 귀중한 자산이다. 그녀는 요즘도 매일 아침 출근길 스마트폰을 이용해 CNN 방송을 듣는다. 언어 감각을 놓치지 않기 위해서다.

“나이가 들수록 무언가를 학습하는 일이 줄어들게 되잖아요. 공부가 스스로에게 자신감을 심어준 것 같아요. 그게 아니었으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은퇴를 생각하는 50대 초반에 다시 학생이 되기 힘들었을 거예요.”

“좋게 말하면 도전, 나쁘게 말하면 욕심”이라며 웃는 그녀가 새롭게 시작한 공부는 언론 분야다. 또 다른 도약을 생각하고 있는 그녀에게 아들과 같은 학교를 다니며 함께 공부하는 재미는 덤이다.

“앞으로 10년 정도 열심히 공부하면 지난 13년 동안 일하지 못한 걸 펼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때까지 매일 조금씩 성장해 가야죠.”

■글 / 노정연 기자 ■사진 / 김동연(프리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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