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태평염전, 증도 염전에서 소금을 수확하고 있는 인부가 눈에 들어온다. 2 가을 수확, 충남 보령 작년 11월 늦깎이 벼 수확이 한창이다. 3 현대중공업 울산 조선소 드라이독에서 건조 중인 선박. 4 화성 우음도 한국의 사바나라 불리는 우음도의 습지. 5 부산신항만 컨테이너 터미널 알록달록한 컬러 패턴의 부산신항만 BNCT 터미널 풍경.
최근 서울시는 드론 5대를 구입했다. 경기도 경찰청은 실종자 수색에 드론 촬영을 이용하기 위해 드론 동호회의 도움을 받기도 했다. 이처럼 우리나라에서도 드론의 쓰임새가 다방면으로 확대 중이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인기몰이 중인 드론을 적극 활용하기 시작한 것이다. 미국 가전협회는 올해 드론 시장은 지난해보다 55% 성장한 1억3,000만 달러 규모라고 발표한 바 있다. 인명 구조와 의약품 배달, 택배, 산림 감시 등의 역할을 해내고 있는 드론. 그중 사진기를 탑재한 드론 촬영은 전문 사진가뿐만 아니라 아마추어들에게도 핫한 취미이다. 드론 촬영에 대한 알기 쉬운 Q&A.
드론은 무엇인가? 드론은 사람이 타지 않고 무선으로 원격 조종하는 소형 무인비행기를 말한다. 윙윙거리는 소리를 뜻하는 의성어에서 이름을 따왔다. 미국을 비롯한 영어권 국가에서는 무인항공기를 뜻하는 UAV라는 단어도 많이 사용한다. 우리나라에서는 헬기와 카메라의 합성어인 헬리캠이라는 용어로 처음 알려졌는데, 이는 잘못된 표현이다.
드론 촬영은 어떤 절차를 거치나? 드론 기체 및 날개의 나사를 확인(육안으로 나사가 풀렸는지, 기타 이상이 없는지 확인해야 한다)→조종기기 전원 켜고 기체 확인→기체 전원 켜고 시스템 불빛 확인→배터리 전압 확인→GPS 확인→짐벌(회전 허용 지지 틀)과 카메라 확인→시동 걸고 날개 및 시스템 불빛 확인→재시동 걸고 부드러운 이륙 및 촬영으로 이뤄진다.
드론 촬영을 할 때 비행시간은 어느 정도 걸리나? 촬영용 드론의 비행시간은 길면 15분으로 다소 짧은 편이다. 때문에 미리 머릿속에 프레임을 그린 다음 비행을 시작하면 수월하게 촬영할 수 있다.

알록달록 단풍으로 물든 장성 백암산 백양사의 풍경.
드론 촬영을 하기에 좋은 날은 언제인가? 바람이 불지 않는 날, 비가 오지 않는 날이다.
우리나라에서 드론 촬영을 할 수 있는 곳은 어디인가? 서울은 촬영 가능한 곳이 없다. 그러나 광나루비행장과 가양비행장에 일정의 회비를 내면 비행할 수 있다. 현재 규정상 국가 보안시설이 있는 지역에서 드론 비행은 금지다. 금지 구역만 아니라면 전국 어디든 지상으로부터 150m 이하에서 드론 비행을 할 수 있다. 단 비행 금지 구역이 아니더라도 도심 촬영은 피하는 것이 좋다. 만약 문제가 발생했을 때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안전한 드론 촬영을 위해 지켜야 할 사항은 무엇인가? 드론이 조종사의 시야에 있어야 한다. 간혹 드론을 시야에서 벗어나도록 비행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는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또 도심 등 사람이 많은 곳에서의 비행은 삼가는 것이 좋다. 하늘을 나는 것은 떨어지게 마련이다. 미리 보험에도 가입해야 한다.
Mini Interview
“아무도 본 적 없는 모습을 담습니다. 드론의 매력이자 자부심이죠” 조성준 작가
서울 신사동의 캐논갤러리에서 10월 11일까지 열리는 ‘하늘의 시선, 드론으로 바라본 세상’ 전시장을 찾아 조성준 작가를 만났다. 수더분한 차림새에 동네 아저씨 같은 인상이지만, 그의 눈은 그 누구보다 정교하고 예리하다. 그의 드론이 담아낸 사진이 이를 증명한다.

몽골 테를지 국립공원에서 드론 비행 중인 조성준 작가.
약 2년 전 조성준(34) 작가는 드론 촬영을 전문으로 하는 드론이미지를 창립했다. 1인 기업이지만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설립된 드론 촬영 전문 회사로, 현재 다수의 프로젝트를 맡아 성장 중이다. 중앙대에서 사진을 전공하고 현재까지 세 차례의 개인전과 다수의 그룹전에 참여해온 그의 본업은 외신 사진기자다. 블룸버그통신 서울 주재 사진기자로, 또 월스트리트 저널, 워싱턴 포스트, 타임, 포춘 등 세계적 언론사에 사진을 기고한다. 캐나다의 에너지 기업인 스코시아 워터러스가 한 해 한 명의 사진작가를 선정해 사진집 발간 및 전시 개최를 후원하는 사업에 선정돼 2011년 캐나다에서 사진집 「마음의 여정」을 발간하고 전시회도 개최했다. 지난 7월에는 국내 최초 드론 사진집인 「드론-공중에서 본 세상」을 발간했고, 현재 캐논 포토 아카데미 전임강사로 출강 중이다.
“7년 전 얀 아르튀스 베르트랑의 ‘하늘에서 본 한국’을 보고 항공 사진에 매료됐습니다. 하늘에서 내려다본 뷰는 지금까지 본 적이 없던 매력적인 모습이었죠. 이후 항공 촬영에 대한 호기심을 갖고 헬기에 탑승해 몇 번 촬영할 기회가 있었지만, 정기적으로는 불가능했어요. 그런 제게 드론이 해답이었습니다.”
드론을 구입한 그는 1년 먼저 드론을 시작한 선배 작가를 찾아가 2개월 동안 강습을 받았다. 현재는 드론 비행 금지 구역이 된 일산의 킨텍스 부근 잔디에서 매일같이 드론을 조종하며 연습에 연습을 거듭했다. 사진가의 기본기 덕분에 드론 촬영에 금방 능숙해졌고, 여러 외신에 드론으로 촬영한 사진을 기고하기 시작했다.
“드론 촬영은 80% 이상 사전 시각화에 의해 이뤄집니다. 머릿속에 앵글과 구도를 그린 상태로 드론을 하늘로 띄웁니다. 때문에 촬영을 하기 전 구글 등 스카이뷰를 제공하는 사이트를 살펴보는 것은 필수고요. 또 높이에 따라 어떤 뷰가 나올지에 대해 미리 계산을 해보기도 하죠. 그러나 종종 현장에서 전혀 생각지 못했던 멋진 사진이 탄생하기도 해요.”
그가 드론 촬영을 할 때 가장 선호하는 방식은 수직으로 내려다본 뷰다. 기존의 사진과 차별을 주기 위해 다양한 앵글을 시도할 때 그의 눈에 가장 멋진 모습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드론 촬영을 시작하는 아마추어들이 급증하고 있다고 한다. 조 작가는 가장 주의해야 할 점으로 안전을 꼽았다. 그 역시 드론 촬영 중 위험한 순간을 겪었다. 다행히 드론의 프로펠러가 나무의 나뭇가지에 걸려 큰 사고로 이어지지 않았다.
“필름을 사용해 촬영하던 시절의 사진가들은 깜박하고 필름을 넣지 않은 텅 빈 카메라로 촬영을 하는 일이 종종 있었어요. 요즘은 메모리 카드가 없으면 아예 촬영이 되지 않아요. 어느 날 드론으로 동영상을 촬영하던 중 녹화 버튼을 누르지 않은 사실을 안 적도 있어요.”
이야기를 나누며 그의 드론이 촬영한 전시장의 작품들을 둘러봤다. 어떤 작품이 가장 마음에 드냐고 묻자 망설임 없이 “태평 염전”이라 답했다. 그곳은 기존에 촬영한 무수한 사진과 항공 사진도 많지만, 자신이 찍은 태평 염전의 모습만큼은 세계 최초라고 생각한다고. 마치 추상화를 떠올리는 앵글이라고 설명했다. 새하얀 소금을 중심으로 펼쳐진 잿빛 작업장의 모습…. 그의 말처럼 멋졌다. 그다음으로 그가 언급한 사진은 현대조선소에서 촬영한 컷들로, 촬영이 성사된 것 자체에 큰 자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드론의 시선은 이제까지 본 적 없던 새로운 모습을 보여줍니다. 사람들이 보지 못한 모습을 담아내는 거죠. 지난 2년간 드론을 이용해 우리가 그동안 볼 수 없었던 우리나라의 곳곳을 사각의 프레임 안에 차곡차곡 정리해왔습니다. 앞으로 30년 이상 변화하는 대한민국 전역을 한국인의 시선에서 기록하는 것이 포부이자 큰 바람입니다.”
국내 드론 촬영의 선구자로 그가 기록해갈 모습들, 언젠가 미래에서 과거를 추억하는 뜻깊은 자료로 남길 바란다. 그의 사진은 학창 시절부터 운영 중인 홈페이지(www.sjcho.com)에서 감상할 수 있다.
■기획 / 장회정 기자 ■글 / 정은주(객원기자) ■사진 제공 / 조성준(드론이미지 대표) ■참고 서적 /「드론-공중에서 본 세상」(조성준 저, 눈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