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충남 군수
다사다난하던 2020년이 지나고 새해를 맞았다. 지구촌 전체가 코로나19로 최악의 한 해를 보낸 가운데 대한민국도 극심한 몸살을 앓았다. 많은 소상공인과 자영업자가 심각한 경영난에 휘청거렸고, 적잖은 노동자가 일터를 잃었다. 바늘구멍 같던 일자리는 더욱 좁아졌다. 하지만 그런 가운데서도 희망의 빛은 보인다.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지금도 밤을 낮 삼아 일하는 사람들 덕분이다. 공무원도 그들 중 일부다. 특히 지역방역체제를 빈틈없이 유지하면서 소외되고 힘겨운 이들을 살뜰히 돌보는 시·군 공무원들의 노력에 힘입어 대한민국은 여전히 ‘사회적 건강함’을 지키고 있다. 이에 지방자치단체 행정을 이끄는 시장·군수들에게서 2021년의 희망을 들어본다. 그 여섯 번째 순서는 장충남 남해군수다.
경상남도 남해군은 지난해 수차례 대한민국 뉴스의 중심이 됐다. 코로나19가 극성을 부리는 가운데서도 신진서 9단과 박정환 9단의 간의 바둑 슈퍼매치를 성공적으로 치러낸 결과다. 특히 주요 관광지를 대국장으로 활용해 야외 대국을 진행함으로써 ‘아름다운 보물섬’ 남해군을 전국의 바둑 동호인은 물론 세계 바둑팬들에게 알렸다. 그에 따른 경제적 효과는 ‘37억+α’인 것으로 분석됐다. 대회예산 대비 10배 이상 남기는 ‘장사’였다. 이 대회를 기획한 사람은 장충남 남해군수다. 신진서 9단의 아버지가 남해군 출신이라는 점에 착안한 대회로, 세계 바둑 1인자인 신9단을 ‘남해의 아들’로 거듭나게 했다.
이렇듯 새로운 발상으로 남해군의 백년대계를 반석 위에 올려 놓기 위해 뚜벅뚜벅 걸어온 장 군수는 2021년 군정 방향과 관련, “민선 7기도 이제 후반기에 접어들었다. 앞으로 남은 시간은 ‘적극 행정’을 통해 조직 내부를 다지며, 경상남도를 넘어 대한민국을 선도하는 남해군을 만들어 나가는 데 집중할 계획”이라며 “참신한 아이디어와 열정을 바탕으로 혁신을 꾀하고, 변화와 발전을 통해 효율적인 행정을 정착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새해 꼭 이루겠다는 역점사업으로는 우선 ‘남해읍 시가지의 명품 도시화’를 꼽았다. 주민들에게는 편안한 정주 여건을, 관광객들에게는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해 상권을 활성화하는 것이 주요 골자다. 세부적으로는 관광중심형 도시재생 뉴딜사업을 통해 읍 시장을 ‘상가’와 ‘청년’이 공존하는 공간으로 변모시키고, 주요 도로는 ‘관광특화가로’ 사업을 통해 남해읍만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안전한 보행로로 재탄생시킨다. 거리 자체가 행정·산업·교통의 중심지로 남해읍을 대표하는 관광거점으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창생플랫폼과 관광창업아카데미가 들어서고, 통합적인 경관 관리를 위한 종합계획도 마련된다.
장 군수는 이 밖에도 △남해어린이집 신축 등 아이 키우기 좋은 도시 만들기 △남산공원 일원에 야간 테마공원 ‘빛의 정원’ 조성 △남해~여수 해저터널 사업과 국도3호선 확장 등을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특히 내년은 ‘보물섬 남해 방문의 해’다. 남해 방문의 해가 관광남해의 패러다임을 새롭게 하고 한 단계 도약하는 발판이자 전환점이 되도록 하기 위해 남해군은 올해 많은 것을 준비한다. 이에 대해 장 군수는 “남해 방문의 해를 통해 관광산업 재도약의 전기를 마련하고 해양관광거점 도시 브랜드를 구축하는 일에 곧 출범할 관광문화재단이 큰 역할을 하리라 기대한다”며 “빈집을 활용한 가족친화형 감성 여행 등 ‘남해스러운’ 관광 아이템들을 개발하고, 코로나19 이후의 변화된 관광 트렌드에 능동적으로 대응해 남해안권 관광 1번지로서의 명성을 확고히 하겠다”고 밝혔다.

장충남 군수
이를 위해 ‘서비스 마인드 미흡’ ‘높은 물가’ ‘대표 먹거리 부족’ 등 남해군 관광의 약점으로 지적돼 온 관광수용태세를 개선하는 데도 심혈을 기울인다. 장 군수는 관광수용태세 개선은 하향식 행정지도만으로는 소기의 성과를 거두기 힘든다고 본다. 이에 따라 행정주도의 친절교육과 캠페인을 벌이는 동시에 민·관추진위원회를 발족해 군민주도의 관광환경개선 운동을 벌이고 군민홍보단 등을 운영할 계획이다. 아울러 시장·음식점·숙박업소 등 관광객과 직접 대면하는 위생업소의 시설환경을 개선하고, 종사자의 의식 개선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과 친절·위생교육 등을 시행한다.
이러한 일들을 차질없이 이뤄내기 위해 장 군수가 무엇보다 강조하는 것은 ‘소통’이다. 소통 없이는 적극적인 행정을 펼칠 수 없다는 것이 장 군수의 군정 철학이다. 이에 따라 올해 새로 출범하는 제2기 군민 소통위원회에 많은 관심이 쏠린다. 장 군수는 “지난 2년간의 제1기 군민소통위원회는 민·관 소통의 가교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다. 토론과 공론화를 거치는 숙의민주주의에 대한 실험기간이자 정착기간이었다”며 “1기 활동을 발판 삼아 2기에서는 위원회별로 토론·회의 진행방법 등 운영 능력 향상을 위한 교육도 병행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군민소통위 활동은 자칫 ‘옥상옥’으로 비칠 수 있다. 업무 추진의 속도 또한 떨어뜨릴 수 있다. 그러나 장 군수는 토론과 공론화를 통해 사전에 갈등을 조정하고 해결하는 것이 진짜 일을 빨리 처리하는 방법이라고 확신한다. 流水之爲物也 不盈科不行(유수지위물야 불영과불행), 즉 ‘흐르는 물은 웅덩이를 채우지 않고서는 앞으로 나아가지 못한다’는 것이 장 군수의 신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