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아미가 말했다. 세상에 사연 없는 아미는 없다고. 방탄소년단(BTS)의 팬덤, ‘아미’는 늘 ‘BTS는 내 인생의 큰 의미’라고 말한다. 지난 11월27일부터 이달 2일까지 미국 로스앤젤레스 소파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BTS 퍼미션 투 댄스 온 스테이지 - LA’에는 총 20만명의 아미가 운집했다. 2년 만에 열린 ‘오프라인 콘서트’는 전 세계의 아미를 들뜨게 했다. 이 현장에서 또 하나의 특별한 의미를 새긴 아미가 있다. 바로 에마와 노랄라 커플이다.
멕시코 출신 노랄라는 아미인 연인 에마에게 콘서트가 끝난 직후 깜짝 프러포즈를 했다. 주변 아미들은 아낌없이 축복을 전했고 이들의 현장을 담은 로맨틱한 영상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퍼지며 큰 화제가 됐다. 지금 이 순간 가장 행복한 아미, 에마 패트리샤 폰세(33)를 인터뷰했다.
멕시코 후아레스에서 나고 자란 에마는 교사로 재직 중이다. 지난 2018년 사회 생활에 번아웃을 겪으며 지친 나날을 보내다가 친구의 소개로 우연히 듣게 된 BTS의 노래에 빠졌고 이내 삶의 활력을 되찾기 시작했다.
“너무 힘들고 우울해서 회사를 그만두려고 했어요. 내 삶은 아무 것도 되지 않는 것 같이 느껴졌죠. 그러다 BTS의 ‘JUST ONE DAY(하루만)’를 듣고 그들의 팬이 됐어요. 그들의 노래, 미소, 세상을 향해 뻗어나가는 활약을 보면서 내 마음이 힐링되기 시작했죠.”
고등학교 동창이었던 약혼자 노랄라와 재회한 것도 BTS 덕분이다. 지역 아미 모임을 만들기 위해 또 다른 아미였던 노랄라의 친구와 연락을 하게 됐고 2019년 고등학교 졸업 후 처음으로 그와 다시 만났다. 그렇게 두 사람은 데이트를 시작했다. 컴퓨터 엔지니어이자 Webmex Technology의 CEO인 노랄라는 BTS를 좋아하는 에마를 늘 지지해준 남자친구다.
“그는 BTS와 관련된 것이라면 어떤 것이든 저를 지지해주시고, 그들이 제 일부라는 것을 알고 또 제 결정을 존중해줘요. 그 역시도 BTS의 노래를 좋아하고 그들의 메시지를 이해하고, 왜 수많은 사람들이 BTS를 사랑하는지 잘 알고 있어요. 그는 동료들 앞에서도 BTS의 성과를 자랑해요. 그런 사람과 함께라는 건 정말 놀라운 일이에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에마는 약혼자가 콘서트장에서 프러포즈를 할 거라는 건 꿈에도 상상하지 못했다. 프러포즈는 ‘센스 넘치게도’ 콘서트가 모두 끝나 멤버들이 무대를 떠난 직후 시작됐다.
“멤버들이 무대를 떠나고 ‘Permission to dance’의 반주 버전이 배경으로 연주될 때 그는 나에게 포러포즈를 했어요. 노랄라가 폰을 옆에 있는 여자애들에게 건네는 것을 보고 우리 사진을 찍어달라고 하는 줄 알았어요. 갑자기 그가 반지를 손에 쥐고 무릎을 꿇고 다정하게 웃으며 ‘결혼해달라’고 했죠. 정신이 없었어요.”
주변 관객들은 환호성을 질렀고 에마는 울면서 약혼자와 포옹하며 프러포즈를 받아들였다. 이 로맨틱한 영상은 주변 아미들에 의해 SNS에 퍼지기 시작했다. 두 사람은 아미들의 큰 축복을 받았다고 말한다.
“정말 많은 사람들에게 축복을 받았어요. 태어나서 처음 느껴보는 행복이었죠. 내가 세상에서 가장 좋아하는 장소인 BTS 콘서트장에서 프러포즈를 받을 줄은 몰랐어요. 평생 잊지 못할 것 같아요.”
두 사람은 아직 결혼식 날짜를 정하지 않았지만 멕시코의 고향과 좋아하는 해변에서 두 번의 결혼식을 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에마는 “우리 해변 결혼식에 BTS도 공개 초대합니다!”라며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에마의 ‘최애’ 멤버는 V(뷔)다. 프러포즈 당시에도 에마는 뷔의 응원 부채를 들고 있었다.
“태태(뷔의 본명 태형에서 따온 애칭), 당신의 목소리와 미소, 귀여운 얼굴은 내 영혼에 큰 기쁨을 가져다줬어요. 존재만으로 내 인생에 큰 영향을 줬지요. 당신과 멤버들의 인생에 바라는 것을 모두 이루고 행복과 사랑이 넘치는 삶을 살기를 기도할게요. 한국에서 BTS를 볼 수 있는 날이 오길 바라요.”
그는 자신에게 BTS는 기쁨, 행복, 사랑이라고 말한다. 에너지 그 자체며 성장의 원동력이 됐다고도 했다. 이를 부인할 아미가 이 세상에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