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연방대법원이 임신중단권을 폐기하자 여성 유명인사와 팝스타들이 한 목소리를 내며 이를 비판하고 나섰다. 연합뉴스
미국 연방대법원의 임신중단권(낙태권) 폐기 판결을 내리면서 여성 유명인사와 팝스타들이 한 목소리로 이를 비난하는 입장 표명에 나섰다.
24일(현지 시간) 미국 연방대법원은 임신 후 약 24주까지 낙태를 헌법상 권리로 인정한 1973년 ‘로 대 웨이드 판례’를 파기했다. 이로써 미국의 26개주가 향후 임신중단권을 폐기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26일 열린 영국 음악 축제 글래스턴베리 페스티벌은 미국 연방대법원의 임신중단권 폐지를 성토하는 자리가 됐다. 무대에 오른 팝스타들은 무대에 올라 보수 성향의 연방 대법관들을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10대 팝스타 올리비아 로드리고는 “큰 충격을 받았고 두렵다. 임신중단권 폐지 때문에 많은 여성과 소녀들이 죽게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그는 대법관 판사들의 이름을 일일이 나열한 후 욕설로 된 노래를 원곡자 릴리 알렌과 함께 부르는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같은 날 팝스타 아일리시도 “미국 여성들에게 정말 어두운 날”이라는 입장을 전했다. 대법원 판결 이전부터 임신중단이 불법이었던 텍사스 출신 래퍼 메건 디 스탤리언도 “내 고향은 정말 나를 당황스럽게 했다. 내 몸에 대해서는 내가 선택할 것”이라고 동조했다.

임신중단권을 보장하는 “로 대 웨이드 판결을 유지하라”며 시위하는 여성 시민들. 연합뉴스
몸 긍정주의와 자기애(self-love)를 주창해왔던 팝스타 리조는 1백만 달러(약 12억 9천만원)을 임신중단권 관련 단체에 기부하기로 약속했다. 리조는 “가장 중요한 것은 행동과 큰 목소리”라며 “그들(보수 성향 판사) 조직으로 인해 가장 피해를 입은 사람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자금이 필요할 것”이라며 기부 취지를 밝혔다.
미셸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 부인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우리 국민이 자신의 몸에 대한 결정을 내릴 수 있는 근원적인 권리를 잃게 된 것에 가슴이 아프다”며 임신중단권을 옹호하는 단체들에 힘을 실어줄 것을 촉구했다.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도 오바마의 글을 리트윗하며 “수십 년 동안 여성의 권리를 위해 싸웠던 사람들의 뜻이 수십 년 후 오늘 박탈됐다”고 했고 머라이어 캐리 역시 “여성의 권리가 눈앞에서 무너지는 세상에 왜 살고 있는지를 11살 딸에게 설명해야 한다. 정말 이해할 수 없고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핑크(P!nk)는 “얼마나 많은 보수 성향의 사람들이 자신의 아내, 내연녀에게 낙태를 권고했는지 매우 궁금하다. 이런 상황이 정말 괜찮다고 믿는다면 내 음악을 듣지 말라”고 강도높게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