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패션 브랜드 발렌시아가가 아동 학대를 연상시키는 이미지를 공개해 대중의 비난을 사고 있다. SNS
패션 브랜드 발렌시아가가 연말연시 광고 캠페인으로 아동 학대를 연상시키는 이미지를 사용해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감자칩 봉지, 쓰레기봉투를 연상시키는 가방 등 늘 파격적인 디자인으로 이슈를 몰고 다니는 발렌시아가가 이번에는 진짜 선을 넘은 듯한 행보라는 평이다.
지난주 발렌시아가는 연말연시 광고 캠페인 이미지를 공개했다. 이미지 속 어린이들이 들고 있는 것은 발렌시아가의 신상 테디베어 모양 가방이다. 이 곰 인형 가방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자물쇠와 하네스, 가죽 제품 등으로 속박되어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발렌시아가가 2023년 봄 시즌을 겨냥해 공개한 캠페인 속 테디베어 모양의 가방.
더 가까이에서 촬영한 이미지를 보면 곰 인형의 모습이 어딘가 기괴해보인다. 앞서 비둘기 모양 가방을 제작했던 발렌시아가인 만큼 가방만 보면 ‘발렌시아가가 발렌시아가 했다’라고 표현할 수 있다. 반면 제품과 어린이와 함께 등장했다면 더 이상 위트라고 만은 볼 수 없는 문제다. 해당 광고 이미지가 공개되자 일부 인플루언서들이 ‘어린이를 성적 대상화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고 이어 비난 여론이 일었다. 특히 자녀가 있는 사람들은 ‘소름끼치고 불편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발렌시아가가 공식 SNS에 게재한 사과문
이번 광고는 발렌시아가 가방과 함께 재사용 가능한 커피잔과 반려견 하네스를 포함한 다양한 선물 품목을 홍보하기 위한 이미지로 ‘내셔널 지오그래픽의 사진작가 가브리엘 갈림베르티가 작업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어린이 사진과 토이스토리 프로젝트 및 포트폴리오로 유명한 작가다.
발렌시아가는 22일(현지시간) 해당 사진을 삭제 조치하고 즉각 사과했다. 또한 캠페인 제작자가 ‘승인되지 않은 항목’을 추가해 촬영했다고 주장하며 제작자에 대해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전했다. 발렌시아가 측은 “연말 캠페인으로 인해 느끼신 불쾌감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테디베어 곰 가방은 어린이들과 함께 등장해서는 안 되는 것이었다. 즉시 모든 플랫폼에서 캠페인을 내리겠다”고 밝혔다. 이어 “저희는 이 문제를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으며 세트를 제작하고 사진 촬영에 승인되지 않은 물품을 포함시킨 당사자에 대해 법적 조치를 취하고 있다. 우리는 어떤 형태로든 아동 학대를 강력하게 규탄한다. 우리는 어린이의 안전과 건강한 삶을 지지한다”며 성난 민심 달래기에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