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기즈칸이 어느 날 사냥을 나갔다. 하지만 그날따라 사냥감이 눈에 띄지 않았고, 숲속 깊이 들어갔다가 땅에 떨어져 있는 어린 매 한 마리를 주웠다. 그는 수년 동안 매를 훈련시켰고, 그 매는 둘도 없는 친구이자 훌륭한 부하가 됐다
이후 칭기즈칸이 또다시 사냥을 나갔는데, 사냥감은 없고 목이 몹시 말랐다. 물을 찾던 칭기즈칸 눈에 바위절벽에서 떨어지는 물방울이 보였다. 그가 물잔을 꺼내 물을 받아 마시려 하자 ‘친구 매’가 날아와 물잔을 낚아채 떨어뜨렸다. 칭기즈칸은 화가 났지만, 물잔을 주워 다시 물을 받았다. 하지만 이번에도 매가 날아와 물잔을 엎었다. 더 화가 난 칭기즈칸은 칼을 꺼내 들고 “한 번만 더 물잔을 엎으면 죽여 버리겠다”고 호통을 친 뒤 다시 물을 받아 마시려 했다. 그러나 이번에도 매가 날아와 물잔을 낚아챘고, 칭기즈칸은 들고 있던 칼로 매를 베어 버렸다.
매를 죽인 칭기즈칸은 더 많은 물을 얻기 위해 절벽을 타고 올라갔다. 그런데 그곳에는 독성이 강한 독사가 죽어 있었다. 칭기즈칸은 매가 아니었다면 독이 든 물을 마셨을 것을 생각하니 아찔했다. 그래서 칭기즈칸은 죽은 매를 들고 막사로 돌아와 금으로 칠한 후 좌우 날개에 문구를 새겼다. ‘분노로 판단하면 반드시 실패하리라’와 ‘조금 잘못한 것이 있어도 벗은 벗이다’였다. 이후 칭기즈칸은 리더로서 다르게 변화된 삶을 살았다고 한다.
‘화가 났을 때는 결코 아무것도 결정하지 말아야 하고 성급히 행동해서도 안 된다’는 덕목을 마음에 새기고 산 칭기즈칸은 지도자 중에서도 큰 지도자가 됐다. 그 사건 이후 아무리 화가 날 때도 냉철함을 잃지 않고 성급하게 행동하지 않은 덕이다. 그가 역사상 가장 넓은 영토를 정복할 수 있던 원동력은 자신이 죽인 매에서 얻은 교훈이었다.
얼마 전 30대 초반의 청년 사업가가 필자를 찾아왔다. 그는 사업을 시작한 지 2년이 됐는데 앞으로 자신이 사장으로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궁금하다고 했다. 그는 큰 사업가가 되기 위해 성공한 사장들을 찾아다니면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필자에게 사업가로서 누구를 존경하고 어떤 생각으로 사는지를 물었다. 이에 필자는 큰 지도자가 된 칭기즈칸의 매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필자의 집무실 출입문에는 ‘나는 사장이다. 사장은 절제, 겸손, 건강, 배움이 필요하다’는 문구가 적혀 있다. 필자는 30대 초반에 사업을 시작할 때부터 위의 네 가지 덕목을 사업가의 기준으로 삼고 살아왔다. 물론 사업가로서 성공하는 덕목의 정의는 없다. 사업가마다 중요하게 생각하는 덕목은 다 다르다.
큰 경영자로 성장하기 위해 선배 사업가들을 찾아다니는 청년을 보고 필자는 그가 반드시 사업가로 성공할 것이라는 믿음이 들었다. 사업의 길로 나서는 창업자에게 필자가 당부하고 싶은 것은 그 청년처럼 어떻게 살아갈지를 깊이 생각하고 자신만의 덕목을 만든 뒤 덕목을 실천하라는 것이다. 사장의 덕목을 세워놓으면 궤도에서 이탈하는 자신을 점검하고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게 하는 구심점을 가질 수 있다.
■임영서 대표는 누구?
임영서 대표는 중학교 때부터 장사와 학업을 병행하면서 성장했다. 대학을 마치고 체계적인 장사를 배우고 싶어서 일본유학을 경험했다. 한국에 돌아와서 지난 25년간 1세대 창업 컨설턴트로 활동했다. 서경대학교 프랜차이즈학과 겸임교수, 연세대 상남경영대학원 프랜차이즈 과정에서 강사로 활동했다. 지금까지 100개 이상의 프랜차이즈 기업과 500명 이상의 자영업자 창업 컨설팅, 1000회 이상 창업 강의, TV·라디오방송과 신문·잡지 등의 창업 칼럼니스트 활동 외에 다수의 창업 저서를 출간했다. 현재 프랜차이즈 전문기업 ㈜죽이야기와 식품제조기업 ㈜대호가 대표이사로 일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