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늦지 않았다” 스타 강사 김미경의 마흔 수업 ②

“아직 늦지 않았다” 스타 강사 김미경의 마흔 수업 ②

댓글 공유하기

▶ “당신은 잘못 살지 않았다” 스타 강사 김미경의 마흔 수업 ① 에 이어

김미경 대표는 “40대부터 버킷리스트를 쓰며 세컨라이프를 준비하라”고 조언했다.  MKYU 제공

김미경 대표는 “40대부터 버킷리스트를 쓰며 세컨라이프를 준비하라”고 조언했다. MKYU 제공

40대에 이건 꼭 해라, 하는 것이 있을까요?

40대는 오늘 하루를 사느라 내일을 위해 쓸 시간이 별로 없어요. 그런데 오늘만 계속 살다 보면 내일의 문제를 풀기 어려워지더라고요. 40대부터 버킷리스트를 쓰면서 스스로 변화를 만드는 연습을 했으면 해요. 꿈이라는 단어가 부담스럽다면 50대에 하고 싶은 일들을 가볍게 적어보는 것도 좋아요. 그리고 40대부터는 나를 위해 당당하게 돈과 시간을 쓰는 연습을 했으면 해요. 그동안 열심히 살아왔으니 이 정도는 쓸 자격이 충분한 사람으로 나를 포지셔닝 하길 바라요. 나를 위해 꿈을 꾸고 꿈을 위해 당당히 돈을 쓰는 행위가 나와 내 가족에게 자연스러워지도록 연습해야 익숙해지거든요.

자녀의 사교육비에 투자하지 말고, 나에게 투자하라고 강조한 것도 같은 이유일까요?

맞아요. 나이가 들수록 삶이 존엄해지기 위해서는 돈과 철학이 필요해요. 돈이 없으면 자기 결정권을 행사할 수 없어요. 고귀한 철학도 지켜낼 수가 없어요. 그런데 요즘 부모들은 자녀에게 너무 많은 돈을 쓰고 있어요. 부부 즉 대주주들은 재무 상황을 냉철하게 평가해야 해요. 만약 가계 예산의 30% 이상 자녀교육에 쓰고 있다면 장기적인 경영전략부터 다시 짜야 해요. 특히 옆집 아이와 비교에서 오는 불안감 혹은 죄책감 때문에 새어나가는 교육비를 대폭 줄여야 해요. 아이들에게만 투자할 것이 아니라 40대인 나에게도 투자해 세컨드 라이프에도 ‘매달 돈이 나오는’ 구조를 만들어 둬야 해요.

세 자녀에게도 그렇게 하셨을까요?

일단 아이들의 삶을 제 욕심으로 채우지 않았어요. 엄마가 김미경이니까, 유명한 사람이니까 부끄럽지 않게 공부를 잘해야 한다, 이런 부담을 주지 않았어요. 우리 모두는 각자 존중받아야 할 개인이라는 점을 강조했어요.

구체적으로 작가님을 위해서는 어떤 투자를 했나요?

저는 예전부터 나만의 공간과 책상에 유난히 집착했어요. 일종의 결핍이랄까요(웃음). 아무리 열심히 돈을 벌어도 내 공간이 없는 게 억울했어요. 아이가 셋이니 서재를 마련할 수도 없고 안방에 들어가면 남편은 코를 골고, 결국 베란다에 작은 책상 하나 두고 그곳에서 공부했죠. 내 공간에 책이 100권 있다면 그만큼 생각이 커지고 1000권이 있다면 그만큼의 세상이 내 것이 돼요. 생각이 크고 세상이 넓어져야 비로소 새로운 자극을 받을 수 있어요.

불황을 기회로


앞서 언급했던 세컨드 라이프를 위한 첫 번째 스텝으로 무엇부터 하면 좋을까요.

저마다 살아가는 모습이 천차만별이라 누구의 답도 정답이라 할 수 없어요. 결국 물어볼 사람은 나뿐이에요. 다만 첫 스텝을 꼽으라면 나를 가장 잘 알고 있는 내 안의 나, ‘리얼 미’를 찾는 것입니다. ‘리얼 미’를 만나는 가장 쉬운 방법은 다이어리나 감사 일기를 쓰는 것이에요. 처음에는 한 줄 쓰는 것도 힘들 거에요. 그래도 꾸준히 쓰다 보면 어느 순간 생생하게 튀어나오는 걸 경험하게 될 겁니다. 생각보다 많은 사람이 하루 24시간 중 진짜 나를 만나는 시간을 두지 않더라고요. 아무리 바빠도 하루 30분은 나를 만나는 시간을 갖길 바라요. 위로받길 원한다면서 정작 내가, 자신을 토닥이는 시간이 없다는 게 말이 되나요.

이렇게 강조해도 ‘그럴 여력이 없다’ 하는 사람들이 있을 텐데요(웃음).

여력이 없다, 시간이 없다, 그건 핑계죠. 아침에 1시간 일찍 일어나면, 배우려는 의지만 있으면 무료로도 배울 수 있는 콘텐츠가 얼마나 많은데요. 아는 분들도 있지만 제가 지난 1월부터 14일간 새벽 5시에 일어나는 ‘514 챌린지’를 진행했어요. 혼자 하면 작심삼일이 될까 함께 할 참가자들을 모았는데 그게 붐처럼 번져 몇 달이나 했어요. 나중에는 수천 명의 참가자가 접속했죠.

개중엔 일찍 일어난다고 뭐가 달라지겠냐, 하고 삐딱하게 보는 분들도 있었어요. 그런데 그건 해보지 않은 사람들의 변명이에요. 하루하루 나와의 약속을 지키면서 자신에 대한 믿음을 쌓아가는 과정이 얼마나 의미 있는데요. 주로 40대 여성분들이 많았는데 ‘이것도 해냈는데 다른 것도 해낼 수 있을 것 같다’라는 자신감이 생겼다 하시더라고요. 거창하게 해내겠다, 그런 계획? 필요 없어요. 준비가 10%만 완성되면 시작하세요. 나머지는 하면서 채워가면 돼요.

세컨드 라이프에선 결혼도 큰 인생의 변수잖아요.

배우자는 결혼에서 세 번 다른 사람이 된다고 해요. 첫 번째는 내가 알던 사람, 좋아서 결혼한 바로 그 사람이죠. 두 번째는 40대가 된 사람, 아이를 낳고 크고 작은 시련을 겪으며 알다가도 모르게 된 사람이고요(웃음). 그리고 60대엔 원래 내가 알던 그 모습이 아닌 사람이라고요.

부부라는 관계가 참 복잡해. 가장 가까이에서 응원해줘야 할 사람이 때로는 나를 제일 질투하고 끌어내리는 사람이 되기도 하죠. 마흔이 넘은 부부는 서로에게 솔직하게 묻고 답해야 해요. 내가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 그러기 위해 무엇을 도와주길 바라는지, 진심을 터놓고 ‘어른의 대화’를 해야 해요. 쉽지 않을 거예요. 그럼에도 부부의 파트너십만 잘 조율하면 또 한 걸음 나아가게 돼 있어요.

요즘엔 미혼의 마흔도 참 많아요. 능력 있고 당당하게 자신들의 삶을 꾸려가는 이 여성들에게도 조언해주신다면?

미혼 마흔의 여성들에게 물어봤는데, 돈이나 커리어 보다 의외로 결혼에 대한 많은 고민을 하더라고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불안함이 드는 건 마찬가지일 겁니다. 결혼한 사람들을 보면서 스스로 비교하는 마음이 들 수도 있을 거고요. 그런데 착각해서는 안 될 것이 있어요. 결혼하면 덜 불안할 것이라는 착각이요. 결혼은 내 문제를 대실 해결해 줄 사람을 찾는 것이 아니라 함께 겪을 사람을 맞이하는 일이거든요. 저는 40대의 싱글들에게 늘 이야기해요. 열심히 돈 벌어서 남편 같은 집부터 사라고요. 꼬박꼬박 돈 벌어다 주는 남편 말고 꼬박꼬박 돈이 나오는 연금과 보험부터 챙기라고. 혼자일 때 당당한 사람이 둘이 있을 때도 행복하다는 사실을 명심했으면 좋겠어요.

최근 한 은행에선 40대 희망퇴직 신청을 받기도 했어요. 인생의 선배로, 불경기를 이겨내는 노하우가 있다면요.

시대를 막론하고 경제 불황의 최대 피해자는 언제나 마흔이었어요. 가장 왕성하게 경제 활동을 해야 할 때니까요. 불황일 때는 돈만 위축되는 것이 아니라 마음도 위축돼요. 숫자에 겁먹지 말아요. 오른 만큼 더 벌어서 금리를 따라잡겠다, 이런 마음으로 더 용감해지고 자신감을 가져야 해요. 인생을 살면서 위기는 언제나 찾아와요. 좌절감으로 평정심을 내려놓으면 문제가 해결될까요?

세상은 돈이 풀릴 때도 바뀌지만 돈이 고갈될 때도 바뀌어요. 시장이 죽은 것 같을 때 늘 판이 바뀌고 새로운 비즈니스가 등장하죠. 불황을 이겨내는 사람들은 불황에 좌절하지 않고 경험을 쌓고 공부를 하며 바쁘게 살아요. 이런 사람들이 결국 끝까지 버티고요. 위기가 기회라는 말이 있죠. 따라잡고, 버티고 채우면서 위기가 끝나기를 기다려 보도록 하세요.

결론은 공부네요(웃음).

팬데믹 이후 지난 3년간 깨달은 것 중 하나가 학습 능력이 없으면 살기 힘들겠다 였어요. 무엇을 배우든 늘 ‘학생’의 신분으로 사는 건 필요한 것 같아요. 저는 영어를 잘하는 사람이 그렇게 부러웠어요. 대학 졸업하고 유학 가고 싶었는데 아이 셋을 키우느라 그러질 못했거든요. 여전히 저는 혼자 미국으로 유학 가서 공부하겠다는 목표가 있어요. 그래서 영어를 잘하는 사람을 부러워하면서 50대 후반 영어 공부를 시작했죠. 덕분에 저 올해엔 미국에서 강연해요. 처음부터 끝까지 다 영어로요(웃음).

끝으로 앞으로의 계획이 있다면요?

언젠가부터 10년 후 계획을 못 세우겠더라고요. 세상이 하도 빨리 바뀌어서(웃음). 일단 기술을 좀 배워볼까 해요. 챗GPT 시대에 살아남을 수 있는 기술이요.

◆ 오는 15일 오후 3시 서울 연세대 신촌캠퍼스 대강당에서는 김미경의 북콘서트 ‘마흔, 괜찮아 잘될 거야’가 열린다. MKYU에 따르면 이번 북콘서트는 <김미경의 마흔 수업> 10만 부 판매 달성을 기념한 자리다. 강연회는 추후 전국 각지에서 이어질 예정이다.

화제의 추천 정보

    오늘의 인기 정보

      Ladies' Exclusive

      Ladies' Exclusive
      TOP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