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젠지들이 생수에 열광한다고? ‘리퀴드 데스’의 성공비결

미국 젠지들이 생수에 열광한다고? ‘리퀴드 데스’의 성공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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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quid Death

ⓒLiquid Death

무시무시한 해골 그림에 제품 이름에도 ‘죽음’이라는 단어가 쓰여있다. 겉모습만 봐서는 영락없는 독주. 맥주나 보드카, 또는 에너지 음료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이 캔음료의 정체는 생수다.

‘리퀴드 데스’(Liquid Death)라는 이름을 가진 생수가 최근 미국 젠지(Z세대·1990년대 중반에서 2000년대 초반 태어난 세대)들 사이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스포츠 이벤트나 콘서트장, 페스티벌 현장에서 이 해골 그림이 그려진 캔을 든 젊은이들을 쉽게 볼 수 있다.

2017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시작된 리퀴드 데스는 생수를 알루미늄캔에 담아 판매하는 음료 회사다. 지난해 매출은 2억6300만달러(약 3500억원). 시장조사기관 스핀스에 따르면 리퀴드 데스는 최근 3년 연속 세 자릿수 성장을 기록하며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생수 및 아이스티 브랜드가 됐다.

해골이 그려진 리퀴드 데스의 캔 디자인. 겉모습만 봐서는 생수라고 생각하기 어렵다. ⓒLiquid Death

해골이 그려진 리퀴드 데스의 캔 디자인. 겉모습만 봐서는 생수라고 생각하기 어렵다. ⓒLiquid Death

단지 캔에 담긴 생수일 뿐인데 이처럼 큰 인기를 얻게 된 비결은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리퀴드 데스의 급속한 성장 배경으로 파격적이면서도 영리한 마케팅을 꼽는다.

리퀴드 데스는 겉모습만 봐서는 생수라고 생각하기 어렵다. 깨끗함과 청량함을 강조하는 일반 생수 브랜드들과 달리 마치 맥주나 탄산음료처럼 강렬한 디자인에 악마와 좀비, 마녀 등의 이미지를 마케팅 전면에 내세웠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통념 깬 반전적인 마케팅이 소비자들의 뇌리에 강한 인상을 남기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다.

그래픽 디자이너 출신인 창립자 겸 CEO 마이크 세사리오는 미 NBC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건강에 좋은 음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지만 마케팅에서는 건강에 해로운 브랜드를 마케팅하는 것과 똑같은 방식을 취했다”고 말했다. 그는 “무대 위에서 물을 마시고 싶어하는 뮤지션들이 에너지 음료 캔에 물을 붓는 것을 보고 영감을 얻었다”고 밝힌 바 있다.

리퀴드 데스의 성공은 전 세계적으로 웰빙 트렌드가 급부상하며 논알코올 음료가 유행하는 상황과도 맞아 떨어졌다. 코로나 이후 ‘소버 큐리어스’(Sober Curious·건강을 위해 음주를 의도적으로 멀리하는 것)가 늘어나는 가운데 술 없이도 파티를 즐기고 싶어 하는 젊은 세대들의 니즈를 정확하게 충족시킨 것이다.

NBC는 <캔에 담긴 생수는 어떻게 수십억 달러의 사업으로 성장했는가>라는 기사에서 “리퀴드 데스는소비자들에게 무알코올 음료를 즐기는 재미있는 방법을 제시한다”고 분석했다.

리퀴드 데스의 용기가 플라스틱이 아닌 알루미늄 캔이라는 점도 기후 위기에 관심이 많은 젠지들에게 어필했다. 설립 때부터 친환경을 표방한 리퀴드 데스는 플라스틱보다 재활용하기 쉬운 알루미늄으로 포장된다. ‘리퀴드 데스’라는 이름은 ‘갈증을 죽인다’라는 의미인 동시에 ‘플라스틱에 대한 죽음’을 이라는 뜻.

마케팅 전문가인 레이첼 이건은 “알루미늄캔이 무한히 재활용할 수 있다고 강조하는 리퀴드 데스의 마케팅이 기후 위기를 우려하는 Z세대에 적중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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