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히잡 거부’ 여성, 정신병원 수감시킨다

이란 ‘히잡 거부’ 여성, 정신병원 수감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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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잡 강요에 항의하기 위해 속옷까지 벗은 이란 학생을 응원하기 위해 ‘자유의 무대(Stage of Freedom)’ 시위대가 이번 달 런던에서 침묵 공연을 열었다. 게티이미지 사진 크게보기

히잡 강요에 항의하기 위해 속옷까지 벗은 이란 학생을 응원하기 위해 ‘자유의 무대(Stage of Freedom)’ 시위대가 이번 달 런던에서 침묵 공연을 열었다. 게티이미지


미국 매체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이란이 히잡 착용을 거부하는 여성을 테헤란에 설립된 ‘히잡 착용 거부 치료 클리닉’에 보내 강제 정신 치료를 실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클리닉은 2022년 ‘여성, 생명, 자유’ 운동 이후 이어진 여성 인권 운동 움직임을 억누르려는 이란 정부의 시도로 풀이된다.

클리닉 운영을 맡은 메흐리 탈레비 다레스타니는 “히잡 착용 거부 현상에 대한 과학적이고 심리적인 치료를 제공할 예정”이라며, 주로 10대, 청년층, 사회적·이슬람적 정체성을 찾는 여성들을 대상으로 한다고 말했다.

이 클리닉은 이란 정부 출원 기관인 ‘선행 장려 및 악행 억제 본부’의 감독하에 운영된다. 이 본부는 여성들의 히잡 미착용에 대해 가혹한 처벌을 가해온 바 있으며, 영국과 여러 국가에서 인권 침해 혐의로 제재를 받고 있다.

대학생 아후 다리에이는 속옷 차림으로 테헤란 대학 캠퍼스를 걸으며 히잡 착용에 항의했다. 그녀는 체포되어 정신 병원으로 보내졌다. 소셜미디어 캡처 사진 크게보기

대학생 아후 다리에이는 속옷 차림으로 테헤란 대학 캠퍼스를 걸으며 히잡 착용에 항의했다. 그녀는 체포되어 정신 병원으로 보내졌다. 소셜미디어 캡처

이달 초, 테헤란 이슬람 아자드 대학교의 한 여학생이 히잡 착용 강요에 항의하기 위해 속옷 차림으로 캠퍼스를 걸어 논란이 일었다. 현재 해당 학생은 정신질환자로 낙인찍혀 정신병원에 갇힌 상황이다.

이런 ‘반 히잡 운동’은 2022년 ‘히잡 미착용’으로 체포된 테헤란의 한 여성이 경찰 구금 중 사망하면서 점점 확산되고 있다. 이후 이란 정부는 감시를 강화하고, 경찰의 활동을 대폭 늘려 쇼핑몰, 공원 등 공공장소에서 히잡 미착용 여성의 출입을 금지하는 등 억압적 처벌을 이행하고 있다. 유엔은 이란의 이러한 조치를 성별에 따른 ‘아파르트헤이트(인종 차별)’이라며 규탄에 나섰다.

이런 규제는 연예인 등 여성 유명인들도 피할 수 없다. 히잡을 쓰지 않은 사진을 소셜미디어에 게시한 여배우 아프사네 바예간, 아자데 사마디, 레일라 볼루캇 등은 매주 정신 건강 센터를 방문하라는 법원 명령을 받았고 일부는 계좌 동결과 여행 금지 등의 처벌을 받았다.

이란의 정신과학회 4곳은 히잡을 쓰지 않는 여성들에게 정신질환 딱지를 씌우는 정부의 행태를 규탄하는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 정신과 전문의들은 이란의 골람호세인 모세니 에제이 대법원장에게 보낸 서한에서 “정신질환 진단은 판사가 아닌 정신과 의사의 소관”이라 지적하며 비판했다.

국제앰네스티의 디아나 엘타하위 중동·북아프리카 디렉터는 이란 정부가 강제 히잡 규제에 반대하는 여성들에게 불법 구금과 채찍형을 선고하는 등 여성과 소녀들을 괴롭히고 있다며 항의의 목소리를 내는 데 동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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