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간사이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 미국인 관광객이 권총을 소지한 채 일본에 들어온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 경찰에 체포됐다. NHK 캡처
일본 간사이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 미국인 관광객이 권총을 소지한 채 일본에 들어온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 경찰에 체포됐다. 일본 경찰은 해당 관광객이 하와이에서 출국할 때부터 국내 입국 시까지 보안 검색을 통과한 것으로 보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NHK 보도에 따르면 일본 경찰이 지난 3월 23일, 고베항에서 크루즈선 탑승을 준비하던 73세 미국 국적 관광객이 자신의 짐 속에 권총이 있다는 사실을 자진 신고해 체포됐다고 밝혔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관광객의 여행용 가방을 확인한 결과, 권총 1정이 포치(작은 주머니) 안에 들어 있었다.
조사 결과, 관광객은 지난 3월 21일 하와이 호놀룰루 공항에서 출발해 다음 날인 22일 간사이국제공항으로 입국했다. 이후 공항 인근의 오사카 호텔에서 1박한 뒤 짐을 정리하던 중 실수로 권총이 가방 안에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진술했다.
관광객은 “해당 권총은 개인 호신용이며, 무심코 가방에 넣은 채 출국했다. 총알을 함께 소지하면 형량이 더 무거워질까 우려돼 고베항 터미널의 화장실 쓰레기통에 총알을 버렸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현장에서는 권총탄 3발이 발견됐다.
이후 그는 고베항에서 크루즈선에 탑승했으며, 같은 날 선내 직원에게 권총 소지를 다시 자진 신고했고, 다음 날인 24일 일본 경찰에 의해 총포도검류소지법 위반 혐의로 정식 체포됐다. 해당 크루즈선은 일본 서부와 부산 등지를 도는 일정이었다.
공항 보안 검사, 어떻게 프리패스됐나?
간사이국제공항에서는 통상적으로 입국자 전원에게 세관 신고서를 제출받은 뒤, 목적과 짐의 상태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일부 수하물에 한해 개별 검사를 시행한다. 검사는 내용물 확인을 위한 개봉 검사 외에도 엑스레이(X-ray), 금속 탐지기, 입자 검출기(TDS)를 활용한 방식 등이 있다.
하지만 이번 체포된 관광객의 수하물이 실제로 개별 검사를 받았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오사카세관은 이번 사안에 대해 “개별 검사 내용과 관련된 사항은 밝히기 어렵다”며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간사이국제공항을 비롯 나리타·하네다국제공항의 세관은 비상이 걸린 상태다. 현지 관광객에 따르면 “세관이 관광객의 짐들을 하나하나 다 열어보고 검사하면서 입국 대기 시간이 무한정 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