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Z세대, 식당·카페·택시에서 팁 안 주는 비율 가장 높아
“불친절하면 10%도 아깝다”

“팁? 안 줘요” 미국 Z세대, 팁 문화에 선 긋다. 픽셀즈
글로벌 팁 문화의 본고장 미국에서 젊은 세대들이 ‘팁 주기’를 거부하고 있다. 소득 수준과 상관없이 팁을 덜 주거나 아예 주지 않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으며, 특히 Z세대(18~28세)와 밀레니얼 세대(29~44세)가 대표적이다.
미국의 금융 정보기관 뱅크레이트(Bankrate)가 최근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미국 성인 중 Z세대는 다양한 서비스 업종에서 가장 낮은 빈도로 팁을 주는 세대로 나타났다. Z세대 응답자의 57%는 ‘레스토랑에서 항상 팁을 주지 않는다’고 답했다. 이는 전 세대를 통틀어 가장 낮은 수치다.
“10%도 많아”…불친절한 서비스에 냉정해진 Z세대
매체 인디펜던스에 따르면 마케터로 일하고 있는 직장인 클로이(27)는 고액연봉자지만 식당에서 팁을 18% 이상 주는 법이 없다. 서비스가 느리거나 불친절하면 12% 또는 10%로 낮춘다. 때로는 ‘야박한 팁 기준’에 종업원의 눈총은 물론, 친구들 사이에서도 뒷말이 오가게 만든다고 하지만 ‘후해질’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미국인 4명 중 1명은 식당에서 20% 이상 팁을 주는 문화에 익숙하다.
클로이처럼 팁을 아끼는 Z세대는 점점 늘고 있다. 실제 Z세대 인터뷰이들은 “식사 서비스가 느리거나 무례한 응대, 음식의 품질이 기대 이하일 경우 팁을 줄 이유가 없다”고 말한다.
콜로라도 출신 사라 해너웨이(23)는 “20% 미만으로 팁을 줄 때는 세 가지가 겹쳐야 한다. 느리고, 불친절하고, 음식이 별로일 때”라며 “노동이 거의 없는 상황, 예컨대 물 한 병만 받는 경우엔 팁을 안 주기도 한다”고 말했다.
LA 출신 베카 플리스닉(25)은 매체에 자신만의 팁 노하우를 전한다. “정말 서비스가 엉망임에도 팁을 줘야 할 때는 3~5% 정도만 주고, 그 옆에 ‘서비스 감사합니다!’ 같은 약간 빈정거리는 메모를 남겨요. 적은 팁도 아깝기 때문이죠.”
팁 문화에 대한 생각, 세대 간 확연한 온도차
이번 조사에서는 팁 문화에 대한 세대 간 인식 차이도 도드라졌다. 베이비붐 세대(61~79세)는 팁에 가장 후한 세대였지만, 68%는 팁 문화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Z세대 중 57%도 팁을 ‘어쩔 수 없는 악습’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뱅크레이트의 수석 애널리스트 테드 로스먼은 인디펜던스와의 인터뷰에서 “높은 생활비와 더불어 팁 요구가 확산되면서 소비자들의 반감도 커지고 있다”며 “서비스가 없거나 미미한 상황에서도 팁을 요구하는 문화 자체에 피로감이 쌓이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