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 쏘아올린 보고서
타이레놀(아세트아미노펜)과 자폐증 논란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가 이끄는 미국 보건복지부가 임신부에게 허락된 유일한 진통제 성분을 두고 자폐 스펙트럼 장애의 원인이란 보고서를 이달 중 발표한다. 학계, 전문의 의견은? 픽셀즈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가 이끄는 미국 보건복지부가 이달 중 발표할 보고서를 두고 논란이 커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번 보고서는 임신 중 아세트아미노펜(해열·진통제 성분) 사용과 특정 비타민 결핍을 자폐 스펙트럼 장애(ASD)의 원인으로 지목할 예정이라 파장이 커지고 있다. 아세트아미노펜은 임신부가 먹을 수 있는 몇 안 되는, 태아 안전이 보장된 진통제 성분으로 알려져있다.
보고서를 둔 논란에 대해 미국 보건복지부 대변인은 “우리는 자폐증 발병률의 전례 없는 증가 원인을 ‘골드 스탠더드’ 연구 방법으로 추적하고 있다”며 “최종 보고서가 발표되기 전까지 구체적 내용을 단정하는 것은 추측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자폐증은 뇌 발달 과정에서 나타나는 신경 발달 장애로, 사회적 의사소통의 어려움, 반복적 행동, 제한된 관심사 등을 특징으로 한다. 통계에 따르면 31명 중 1명꼴로 어린이가 자폐증 진단을 받고 있으며, 2011년부터 2022년 사이 진단율은 175% 증가했다. 연구자들은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의 상호작용이 자폐 발병의 핵심 배경이라고 본다.
아세트아미노펜과 자폐증, 연구 결과는 엇갈려
아세트아미노펜은 전 세계적으로 널리 쓰이는 해열·진통제로, 임신부의 발열과 통증 완화에 흔히 사용된다. 그러나 태아 발달에 미치는 영향은 오래전부터 논란거리였다. 스웨덴 대규모 연구(2024)에서는 약 250만 명의 아동을 추적한 결과, 임신 중 아세트아미노펜 사용과 자폐증이나 ADHD 같은 신경 발달 장애 사이에 인과관계는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단, 마운트시나이 의대 연구팀(2025)은 다른 의견을 냈다. 연구진은 기존 46개 연구를 종합 분석한 결과, 자폐와 ADHD 위험 증가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연구진은 아세트아미노펜이 산화 스트레스를 유발하거나 호르몬 작용을 방해해 태아 뇌 발달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하면서도, “명확한 인과관계를 입증하려면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연구팀은 “광범위한 제한보다는 최소 용량·최단 기간 원칙을 지키고, 반드시 의료진의 지시에 따라 개별적 위험-편익을 따져 사용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 게티이미지
이번 보고서에 대해 미국 산부인과 전문의들은?
미국 뉴욕포스 보도에 따르면 이번 보고서를 두고 산부인과학회(ACOG)는 “아세트아미노펜은 임신부가 사용할 수 있는 안전한 약물”이라는 기존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모든 임신부는 어떤 약물이든 복용 전 반드시 의사와 상의해야 한다고 권고한다.
타이레놀 제조사인 켄뷰(Kenvue) 측은 “임신 중 아세트아미노펜 사용과 자폐증 사이에는 인과관계가 없다”는 입장을 재차 밝혔다. 그러나 WSJ 보도 직후 회사 주가는 14% 넘게 하락했다. 최근 미국 내에서 제기된 다수의 타이레놀-자폐증 관련 소송도 과학적 근거 부족으로 기각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