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 출몰’ 골치 아파진 일본 “먹어서 응원하자?”

‘곰 출몰’ 골치 아파진 일본 “먹어서 응원하자?”

아오모리현 ‘곰고기 꼬치’, 2개 800엔

“냄새 없고 부드러워, 양고기 같아”

한 일본인이 아오모리현 도로휴게소에서 먹은 곰 꼬치를 온라인상에 게재해 큰 화제를 모았다. @manunusan 사진 크게보기

한 일본인이 아오모리현 도로휴게소에서 먹은 곰 꼬치를 온라인상에 게재해 큰 화제를 모았다. @manunusan

최근 일본 각지에서 잇따른 곰 출몰과 인명 피해가 이어지는 가운데, 포획된 곰을 식용 자원으로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실제 SNS상에서는 곰고기를 맛본 여행객의 후기가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29일, 아오모리현 요코하마(横浜)의 도로휴게소 ‘미치노에키 요코하마(道の駅よこはま)’를 찾은 30대 여행객 야기(@manunusan)는 ‘#아오모리맛집’ 해시태그와 함께 곰고기 꼬치 사진을 게시했다.

사진 속에는 ‘곰꼬치 2개 800엔’이라는 손글씨 안내문과 함께 큼지막한 쓰키노와곰(일본 흑곰) 고기가 꼬치에 꽂혀 구워진 모습이 담겨 있다. 야기는 “쓰키노와곰을 먹었다. 손질이 완벽했는지 전혀 냄새가 없고, 살결이 부드럽고 맛있었다. 양념은 불고기 양념 비슷했고, 향신료를 넣은 구이도 잘 어울릴 것 같다. 마치 양고기 맛과 비슷한 느낌이었다”는 ‘시식평’을 전했다.

앞서 그는 곰 꼬치를 현지 ‘아오모리현 도로휴게소 페어’ 행사장에서 구입해 맛보았다고 밝혔다. 이 게시물은 8,000회 이상 리포스트, ‘좋아요’ 4만 3천여 개를 기록하며 큰 관심을 모았다.

예상 밖의 큰 반응에 얻은 야기는 “이렇게 많은 분이 관심을 가져 주셔서 놀랐다”며 “최근 곰 피해로 어려움을 겪는 산간 지역 주민들을 위해, 먹는 방식으로 응원할 수 있다면 좋겠다”는 마음이 들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일본에서는 ‘지비에(야생고기)’ 문화의 일환으로, 포획된 곰을 식용으로 유통하는 것이 일정 조건 아래 합법적이다. 포획된 곰은 지방정부의 위생 검사를 통과한 뒤, 지역 특산품이나 행사장에서 곰고기 꼬치·전골 등으로 판매할 수있다.

반면 한국은 야생곰이 보호종으로 지정되어 있어 사냥과 도축, 식용 유통이 모두 금지되어 있다. 지리산 반달곰 복원사업 등 보호정책이 강화되면서, 곰고기를 식재료로 사용하는 일은 사실상 사라졌다.

일본 정부에 따르면 올해 곰의 공격으로 인한 사망자만 12명에 이른다. 최근에는 한 학교 운동장에 곰이 출몰하는 아찔한 사건도 발생했다. 잇따른 인명 피해에 일본 정부는 곰 출몰 지역에 한해 경찰의 실탄 사용을 허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현재 일본에는 홋카이도에 약 1만 2천 마리의 불곰, 혼슈와 시코쿠 지역에 약 4만 2천 마리의 흑곰이 서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전문가들은 먹이 부족과 서식지 파괴로 인해 곰의 인간 거주지 침입이 점차 늘고 있다고 분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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