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는 오전에만?”… 스타벅스에 오후 손님 몰리는 이유

“커피는 오전에만?”… 스타벅스에 오후 손님 몰리는 이유

스타벅스는 미국 전역의 매장에서 오후와 저녁 시간대에 고객 수가 증가하고 있으며, 특히 오후 2시 이후 방문객 수가 늘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스타벅스닷컴

스타벅스는 미국 전역의 매장에서 오후와 저녁 시간대에 고객 수가 증가하고 있으며, 특히 오후 2시 이후 방문객 수가 늘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스타벅스닷컴

스타벅스 하면 출근길 커피 한 잔을 떠올리기 쉽지만, 최근 미국에서는 오후 시간대 스타벅스 이용객이 눈에 띄게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커피보다 가벼운 음료와 간식, 그리고 ‘잠깐 쉬어가는 공간’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난 영향으로 분석된다.

스타벅스는 최근 글로벌 마케팅 및 채널 개발 담당 에린 실보이 수석 부사장이 작성한 리포트를 통해 “스타벅스가 아침 출근 시간대를 넘어 오후에도 붐비는 장소로 변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특히 오후 3시부터 5시 사이 방문객 증가세가 두드러진다고 전했다.

오후 3~5시, 새로운 ‘스타벅스 타임’

스타벅스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미국 매장 방문객 수는 오후 2시 이후부터 증가하기 시작하며, 특히 오후 3~5시 시간대의 성장률이 가장 높았다. 최근에는 이 흐름이 초저녁까지 이어지고 있다.

과거 스타벅스는 아침 커피 수요에 크게 의존했다. 실제로 미국 매출의 절반 이상이 오전 11시 이전에 발생할 정도였다. 하지만 최근에는 ‘오후의 재충전(afternoon reset)’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고 있다.

변화의 중심에는 음료 트렌드가 있다. 스타벅스에 따르면 과일향과 청량감을 강조한 ‘리프레셔(Refreshers)’ 음료는 현재 에스프레소 다음으로 많이 판매되는 음료 카테고리로 성장했다. 특히 올봄 출시된 ‘에너지 리프레셔(Energy Refreshers)’는 커피보다 가볍게 카페인을 섭취하고 싶어 하는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5월 출시된 ‘트로피컬 버터플라이 리프레셔’는 화려한 색감과 열대 과일 풍미를 앞세워 젊은 고객층을 끌어들이고 있다.

커피보다 아이스티, 말차, 차이(Chai) 음료를 선택하는 소비자도 늘고 있다. 스타벅스는 미국 내 차 판매가 2021년 이후 70%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다.

카페인보다 휴식이 필요해

전문가들은 이 현상을 단순한 음료 소비 변화로만 보지 않는다. 코로나19 이후 재택근무와 하이브리드 근무가 확산되면서 카페가 사무실과 집 사이의 ‘제3의 공간’ 역할을 다시 하게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스타벅스는 최근 소파와 공동 테이블, 식물 등을 배치한 ‘머물고 싶은 매장’ 확대에 힘을 쏟고 있다.

스타벅스가 소개한 사례를 보면 오후 시간대 매장에는 시험공부를 하는 대학생, 원격근무 중인 직장인, 방과 후 모임을 가진 고등학생, 취미 활동을 즐기는 시니어 등이 다양하게 찾고 있었다.

국내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과거 카페 이용 목적이 ‘커피 구매’에 가까웠다면 최근에는 업무, 공부, 독서, 휴식 등 복합적인 공간 이용으로 확대되고 있다. 특히 오후 2~5시는 직장인의 ‘당 충전 시간’, 프리랜서와 재택근무자의 ‘제2 업무 시간’, 학생들의 ‘하교 후 모임 시간’이 겹치는 시간대다.

실제로 SNS에서는 “점심 먹고 바로 집에 가기 아쉬워 카페에 들른다”, “오후 4시쯤 아이스티 한 잔 마시며 업무를 정리한다”, “커피보다 리프레셔나 에이드류를 더 자주 마신다”는 반응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는 거창한 소비 대신 하루 중 잠깐의 여유를 즐기고, 값비싼 취미보다 익숙한 공간에서 휴식을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스타벅스로 대표되는 커피숍이 ‘출근 전 필수 코스’였다면, 이제는 ‘오후의 작은 리셋 버튼’ 역할까지 맡게 된 셈이다.

업계에서는 앞으로 카페 시장 경쟁이 커피 자체보다도 ‘얼마나 편안한 오후를 제공할 수 있는가’로 옮겨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커피 한 잔보다 잠시 숨 돌릴 공간이 더 필요한 시대가 오고 있다는 의미로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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