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이후 유난히 스캔들이 많이 따랐던 월드컵 스타 송종국이 수많은 여성 팬들을 뒤로한 채 드디어 한 여자의 남편이 됐다. 스무 살 앳된 신부를 맞아 행복한 제 2의 인생을 출발한 ‘쿠키’ 송종국의 웨딩 세레모니.

네덜란드 페예노르트에 진출, 명실상부한 팀의 에이스로 태극전사로서의 자존심을 지키고 있는 ‘쿠키’ 송종국(24)이 지난 6월 15일 멋진 웨딩 세레모니를 펼쳤다. 서울 김포공항 스카이시티컨벤션센터에서 신부 김정아씨(20)와 백년가약을 맺은 것.
이날 결혼식에는 양가의 친지들과 팬클럽 회원들을 비롯해 공항 근처에 있던 사람들까지 몰려들어 7백여 명의 하객으로 북적댄 가운데 수십 대에 이르는 카메라들의 취재 경쟁도 치열했다. 신랑 송종국은 예식에 앞서 “기분이 매우 좋고, 나만을 사랑해주고 바라봐 주는 신부가 너무 고맙다”며 떨리는 결혼 소감을 밝혔다. 시종 차분한 모습을 보여준 신부 김정아씨는 수줍은 듯 말을 아끼는 모습이었다.
하객들 가운데 단연 눈에 띄었던 것은 국가대표 이영표(26)와 설기현(24). 두 사람이 식장에 들어서자 식장을 찾은 많은 하객들이 두 사람을 향해 싸인 공세를 퍼부었다. 평소 운동복이나 캐주얼 차림의 간편한 모습만 보여주던 두 사람은, 특별히 결혼 예식에 걸맞는 정장 차림으로 깔끔한 옷맵시를 자랑했다.
이날은 프로축구 경기가 있던 날이라 선수들은 많이 참석하지 못했지만 전날 경기를 마치고 식장을 찾은 수원삼성의 최성용과 조병국이 눈에 띄었다. 올림픽대표팀 김호곤 감독과 허정무 전 대표팀 감독 등 많은 축구 관계자들도 예식에 참석했다. 포르투갈로 휴가를 떠난 코엘류 대표팀 감독은 대한축구협회 정재훈 과장을 통해 축의금을 보냈다. 정확한 액수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이영표 결혼식 때와 같은 액수의 금일봉인 것으로 전해졌다. 코엘류 감독은 또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를 통해 “든든한 내조자를 얻었으니 축구와 가정 모두에 잘 신경 쓰기 바란다”는 축하 메시지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스카이시티컨벤션센터측은 송종국의 결혼식 장면을 중앙 로비 대형 멀티 큐브로 생중계해 식장 안으로 들어가지 못한 팬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식장 밖의 멀티비전을 통해 결혼식을 지켜보던 이들은 송종국의 모습이 비칠 때마다 환호하며 축하 분위기를 돋웠다.
양가 모친의 촛불 점화로 시작된 예식은 시종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송종국의 팬클럽 회원들이 무대에 올라, ‘당신은 사랑 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을 합창하며 축가를 선물하기도 했다.
신부는 큰 키에 고전적인 얼굴의 미인
이날의 주인공인 신부 김정아씨는 큰 키가 돋보이는 미인으로 초년병 시절의 백지연 앵커를 연상시키는 시원한 눈매가 매력적이었다. 얼굴에 통통한 젖살이 채 빠지지 않은 앳된 모습이었지만 나이답지 않게 의젓한 분위기를 풍기며 시종 미소를 띤 채 차분하게 예식을 치르는 모습이었다.
대구출신인 김정아씨는 1983년 1월생으로 지난 2001년 2월 대구남산여고(현 대구남산고를 졸업했다. 친구의 소개로 두 사람이 처음 만난 건 지난 2001년 3월게. 성악을 전공한 그녀는 피아노 연주 실력 또한 뛰어나, 집에서 송종국 선수와 함께 음악을 연주하며 데이트하기도 했다고. 성악을 공부하기 위해 미국으로 유학을 떠났던 그녀는 송종국 선수와의 사랑이 깊어짐에 따라 공부 계획을 접고 귀국해 대구 집에서 그동안 신부수업을 받아 왔다. 또한 송종국 선수가 네덜란드에 진출한 뒤에는 종종 네덜란드로 건너가 남몰래 송종국의 뒷바라지를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뉴스를 통해 김정아씨의 결혼 소식을 접한 그녀의 중고교 동창들은 인터넷 게시판을 통해 “정아는 실제 모습이 훨씬 예쁘고 착한 친구”라며 좋은 평을 올리고 있다. 송종국 선수의 어머니 김성자씨(52) 역시 “며느리가 순하고 귀여워서 너무 예쁘고 맘에 든다”라며 밝게 웃었다.

결혼식이 끝나고 오후 8시 비행기로 제주도로 떠난 송종국은, 지난 우루과이전과 아르헨티나전 때문에 신혼여행을 미뤄왔던 이영표 부부, 오랜만에 아들을 떼어놓고 오붓한 부부 여행을 계획한 설기현 커플과 같이 합동(?)신혼여행을 즐겼다.
송종국은 다음달 초 팀 훈련을 위해 두 달간 네덜란드로 떠날 계획이고, 그 동안 신부 김정아씨는 경기도 성남시의 시댁에 들어가 신부수업을 받을 예정이다.
제주도에서 뭉친 태극전사 3인방 커플!
송종국-김정아, 이영표-장보윤, 설기현-윤미, 태극전사 3총사 커플이 제주도에서 다시 뭉쳤다. 송종국과 이영표의 신혼여행지인 제주도에 설기현 부부가 동행하면서 자연스럽게 트리플 데이트가 된 것.
송종국의 결혼식이 끝난 6월 15일 밤 제주도에 도착한 이들 세 커플은 제주 공항에서부터 많은 취재진과 제주도 팬들의 열렬한 환영(?)을 받았다. 조용하게 신혼의 단꿈을 꾸기에는 이들의 인기가 너무 뜨거운 듯 했다. 이들의 신혼여행을 주관하고 있는 여행사 관계자들은 취재진의 관심을 따돌리기 위해 작전 회의까지 동원했을 정도였다고.
세 커플은 도착한 다음 날 아침 각자가 렌트한 자가용을 타고 한라산, 성산 일출봉 등지를 둘러보기 위해 출발했다. 전날 있었던 결혼식의 피곤이 채 풀리지 않았는지 송종국 커플은 2시간 정도 관광한 뒤 점심 무렵, 숙소인 파라다이스호텔로 돌아와 저녁식사 전까지 내내 휴식을 취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영표 커플 역시 한라산 고지로 향하다 뜻밖의 승용차 고장으로 아쉽게 호텔로 발길을 돌렸다고. 설기현의 아내 윤미씨는 두고 온 아들 인웅이가 보고싶어 전날 밤잠을 잘 이루지 못했다고 말하기도 했지만, 이들 부부는 성산 일출봉과 우도 등지에서 제대로 관광을 즐겼다.
이들이 제주도에 머무르는 동안 제주도민들은 물론 지역 언론들까지 이들의 일거수 일투족에 엄청나게 큰 관심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글 / 박연정 기자 사진 / 이용기·경향신문포토뱅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