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유성을 웃기는 대학교수 김무곤의 세상 사는 법

전유성을 웃기는 대학교수 김무곤의 세상 사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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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는 선수를 알아본다

김무곤 교수(43·동국대학교 신문방송학과)의 자랑거리는 폭넓은 인간관계다. 김 교수의 주위에는 학계, 언론계, 문화예술계, 종교계 사람들로 항상 북적인다. 많은 사람들이 김 교수의 넓은 네트워크를 부러워한다. 김 교수와 인터뷰를 할 때에도 강연, 기고 등의 부탁을 하는 전화가 수도 없이 걸려왔다. 김 교수는 ‘NQ’(Network Quotient, 공존지수)라는 노하우로 사람들을 사귀고 있다.



“「NQ로 살아라」 출판 기념회에 많은 사람들이 왔거든요. 유명인들이 오니까 동료 교수가 ‘이 사람들을 어떻게 알아요?’라고 물어봤어요. 비슷한 질문을 많이 받는데요, 사람 사귀는 데에 특별한 방법이 있나요? 사람들이 저에게 원하는 것이 있거나, 배울 것이 있으니까 찾아오는 거겠죠. 마찬가지로 제가 사람들을 만나는 이유도 똑같아요. 뭔가를 얻을 것이 있으니까 만나는 거죠.(웃음)”

김 교수는 ‘선수는 선수를 알아본다’라고 설명한다. 지금은 유명인이 된 김명곤 국립극장장이나 한젬마씨의 경우에도 처음 만날 때는 유명하지 않았다. 다만, 자신들의 분야에서 열심히 활동하는 모습이 좋아서 술잔을 기울이면서 만났을 뿐이다.

김 교수는 사람을 만날 때 의도된 목적이나 계획 등이 전혀 없다. 김 교수는 유명인이기 때문에 사람들을 만나는 것이 아니라, 사귀다 보니까 유명해졌다며 웃는다. 독특한 개성을 뽐내는 개그맨 전유성과는 8년 전 독특한 모임을 만들면서 더욱 돈독해졌다.

“8년 전 ‘세월모임’(세번째 월요일에 만나는 모임)을 만들었어요. 저랑, 스포츠투데이 이두엽 전무, 전유성씨가 모여서 좋은 일을 해보자고 모였죠. 그 후에 한젬마씨랑, 김명곤 국립극장장이랑 알게 됐어요. 음악가, 건축가, 교수, 디자이너 등 15명이 지금 활동하고 있어요. 공부도 하고, 와인도 마시고, 친목도 다지는 모임이에요.”

‘전유성을 웃기는 교수’라는 별명은 김 교수의 위트가 어느 정도인지를 대변한다. 김 교수가 ‘쇼 비즈니스’라고 말할 정도로 학부 수업은 항상 웃음과 재미가 넘친다. 재미있는 강의로 소문이 나서 김 교수의 강의실에는 항상 80~1백여 명 정도가 빼곡히 앉아 있다. 학생들과는 격의 없이 지낼 정도. 그는 교훈적인 이야기를 하기 시작하면 늙기 시작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김 교수가 얼마 전 펴낸 「NQ로 살아라」는 인간관계의 경험에서 나온 내용으로 채워졌다. 지금까지 우리 사회는 IQ를 중심으로 흘러왔다. 머리가 좋아서 좋은 대학에 들어가고, 좋은 기업에 취직해 돈을 많이 버는 것을 성공이라고 생각해왔다. ‘행복’보다는 ‘성공’이 중요한 덕목으로 여겨졌다. 김 교수는 NQ를 통해 이런 사회적 분위기를 바꿔야 한다고 주장한다.

“제가 NQ를 통해 말하고 싶은 것은 ‘감정적이 아닌 합리성’ ‘이기심이 아닌 이타심’ ‘한국적 인간관계가 아닌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글로벌 스탠더드’ ‘성공보다는 행복’이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이런 이야기는 기독교와 불교 등을 통해 벌써 다 나온 이야기죠. 하지만, NQ라는 현대적인 목소리를 통해서 지금 바로 실천할 수 있도록 이야기하고 싶었어요.”

김무곤 교수의 가정교육도 이 범위 안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김무곤 교수의 아내 역시 학자다. 학교 폭력 예방 프로그램 연구원으로 ‘왕따시키는 아이들’을 연구하고 있다. 따라서 김 교수는 자주 가정교육에 대한 질문을 많이 받는다. 김 교수는 ‘DNA 교육법’을 시킨다고 대답한다.

“쉽게 말하면 방임주의예요. 큰딸이 고등학교, 둘째딸이 초등학교를 다니거든요. 저는 아이들에게 ‘책 읽어라’ ‘공부해라’라는 말을 절대 안 해요. 제가 먼저 공부하고 책 읽는 모습을 보여줘요. 월급의 1%도 기부하고, 봉사활동도 제가 먼저 솔선수범해요. 부모의 DNA를 아이들이 따라서 하는 것이지, 강요로 되는 것은 하나도 없거든요.”

김무곤 교수는 학대받는 아이들을 신속하게 구호하기 위한 단체인 ‘고통받는 아이들을 위한 긴급행동’ 대표 간사직을 맡고 있다.(회원이 1만 명 이상이 되면 구호활동이 활성화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한다. 문의 soschildren@hanamil.net) 이런 솔선적인 행동이 아이들에게 전해지는 것은 당연.

심지어 큰딸에게는 “넌 일류가 되지 말고, 이류가 돼라”라는 생뚱맞은(?) 말까지 했다. 일류 예술가들이 흔히 겪는 비탄과 비극을 경험하지 말고, 삼류가 아닌 좋은 예술가가 되라는 이야기였다. 하지만, 큰딸에게는 충격 그 자체였는지 “아빠가 딸에게 할 말이야?”라는 잔소리를 했다며 웃는다.

아버지가 늦게 오면 아이들이 공부하는 날

김 교수에게 가정은 교육 공동체가 아닌 ‘건강 공동체’ ‘오락 공동체’다. 그래서 항상 집에서는 아이들과 어떻게 놀 것인가를 함께 고민하는 독특한(?) 아버지다. 김 교수가 집에 늦게 들어오는 날은 아이들이 ‘공부하는 날’이라며 좋아할 정도. 일반 가정에서는 보기 힘든 모습들이다.

“아이들에게 쏟는 아내의 사랑은 무한대예요. 그 모습을 보고 있으면 제가 지칠 정도입니다. 가정에서 제 역할은 아내와 아이들의 활동에 ‘쉼표’를 찍어주는 거죠. 계속 놀자고만 하니까, 나중에는 아이들이 공부한다고 할 정도입니다.(웃음)”



김 교수는 요즘 아버지의 역할이 가정에서 줄어들고 있다고 말한다. 예전에는 아버지들이 문풍지도 바르고, 토끼를 잡으면 털 뽑는 것도 보여줬다. 아버지의 행동 하나하나가 정보였고, 교육이었지만 지금은 아니다. 가정은 밥먹고 잠자는 곳으로 변했다. 아이들의 놀이 대상은 TV나 컴퓨터 같은 매스미디어와 친구뿐이다. 김 교수는 이런 가정의 변화에 대처하는 방법은 ‘부부 중심의 생활’을 만드는 것이라고 조언한다. TV 채널권을 아이들에게 주지 않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김무곤 교수와 이야기를 나누면 자연스럽게 마음이 행복해지고 즐거워진다. 마치 개그맨과 이야기를 나누는 것처럼 웃음이 끊이지 않게 이야기할 줄 알고, 상대방을 편안하게 하는 재주를 지녔다. 주위에 사람이 북적이는 것은 김 교수의 이런 능력 때문이다.

김무곤 교수가 제안하는 NQ를 높이는 방법

* You First, 네가 먼저 양보해라 * Under Stand, 이해하려면 숙여라 * Win-Win, 남이 잘되어야 나도 잘된다 * No Give No Take, 이 세상에 공짜는 없다 * 평소에 잘하라 * 네가 먼저 연락하라 * 다른 사람의 이야기에 귀기울여라 * 앞에서 욕하고 뒤에서 칭찬하라.

글 / 최영진 기자  사진 / 지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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