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의 부인과 전문의로 여성 전문 한의원 연 문현주 원장

최초의 부인과 전문의로 여성 전문 한의원 연 문현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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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임과 습관성 유산을 자궁만의 문제로 보면 치유가 쉽지 않아요”

여성 전문 한의원의 장점은 여성이기에 대접받고, 여성이기에 행복한 공간이란 것. 움여성한의원은 불임과 습관성 유산 클리닉 등 여성만을 전문으로 진료하는 시스템으로 짜여 있다. 여기에 여성의 피부와 비만 치료를 전문으로 하는 움여성한의원 에스테틱도 이용할 수 있다. 건강을 찾고 에너지를 얻을 수 있는 특별한 한의원에 들러봤다.

여성 전문 한의원은 금남의 집

“세상사에 치이고 치여 때로는 힘들지만, 그래도 이곳만은 따뜻함을 공유하는 곳이었으면 합니다. 오실 때와 가실 때 늘 건강하시기를…”

‘대장금’ 열풍이다. 수랏간 상궁에서 의녀로 변신한 장금은 여전히 이타적이다. 천성이 그런 것이니 그녀가 어디에 있든 마찬가지일 터. 여기 장금의 품성으로 환자를 돌보는 여의가 있다. 여성들의 여성에 의한 여성을 위한 병원인 움여성한의원(www.wombclinic.com)의 문현주 원장이 그녀다. 문 원장은 제1회 한방전문의 고시에서 부인과를 선택하여 부인과 전문의가 되었다. 움여성한의원의 ‘womb’은 자궁을 뜻하는 말이다. 이름 자체에서도 여성 전문 한의원임이 드러난다. 이 곳은 금남의 집이다.

여성 질환의 전문 진료시설이라 혹여 느낄지도 모를 환자의 불편함을 걱정해서 남자들의 출입을 자제케 한 것. 이는 진료라는 것이 신체적 특성뿐만 아니라 정서적·사회적 요인까지도 고려해 전문적으로 관리되어야 한다는 원장의 철학이 엿보이는 부분이다. 이런 세심한 배려 덕분인지 수유리 탑메디컬센터 빌딩 9층에 자리잡은 한의원은 카페를 연상시킨다.

“여성의 몸과 마음은 객체로만 볼 수 없어요. 사회적 환경과 복잡하게 연결되어 있죠. 특히 우리나라 여성들은 신체적으로나 제도적으로 불이익을 많이 당해왔잖아요. 여성에 대한 편견이 사회의 건강성은 물론 여성 신체의 건강마저 안 좋게 만들고 있어요. 건강해도 상처받고 아프면 만성이 되는 것도 이 때문이죠. 우리 한의원을 찾는 여성만이라도 편안하게 진료받게 하고 싶어서 인테리어에도 좀 신경을 썼죠.”

아프면 진료를 받게 마련이다. 초경을 시작한 여성이라면 누구나 다른 사람 눈치를 살피지 않고 부담 없이 자신의 몸에 대한 상담과 진료를 받을 수 있어야 한다. 병이 죄가 아니 듯, 환자가 죄인은 아니기에. 한방병원 부인과 전문의로서 그동안의 임상경험과 노하우를 살려 부인과 진료에 적극적이지 못했던 여성들에게 좀더 열린 진료 공간을 만들어주고 싶어 여성 전문 한의원을 열었다.

특히 문 원장은 생명을 잉태하는 신성한 여성성을 지키는 일에 관심이 많다. 현대의학이 획기적으로 발달했는데, 여전히 불임 환자의 수가 늘어난다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그 수가 전체 가임연령의 10~15%에 달한다고 한다.

불임은 피임 없이 정상적인 부부관계를 했는데 1년이 지나도 아이가 생기지 않는 경우를 말한다. 한방에서는 이때 임신을 방해하는 기능적 이상이 있는 것으로 본다. 임신을 방해하는 문제를 찾아내 그것을 바로잡는 것이다. 난소와 자궁의 기능만을 돕는 국소적인 치료가 아니라, 오장육부의 허실과 전신의 한열 분포, 기혈의 순환 상태를 파악해 기능의 불균형을 바로잡는다. 결국 완벽한 건강 상태로 회복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 건강한 여성이라면 누구나 아이를 가질 수 있다는 자연의 섭리에 순응하는 치료인 것이다.

“불임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더라고요. 부부의 문제이고 나아가 가족의 문제예요. 고통스런 시험관 시술도 마다하지 않는 여성들이 적지 않잖아요. 그들 가정에는 눈물 마를 날이 없죠. 이론상으로는 100%인 시험관 아기 시술이 현실적으로는 20~30%예요. 다행히 한방 진료와 병행하면 그 확률이 높아지더라고요.”

결국 신 기능이 허약하고 기혈을 만드는 비 기능이 약해지면 임신이 잘 되지 않고, 임신이 되더라도 익지 않은 열매가 떨어지듯 유산이 되는 것이다. 그렇게 임신을 유지하게 도주는 역할을 하니 시험관 시술에도 도움이 될 밖에.

“불임 부부는 몸의 이상 이전에 마음에 많은 상처를 입고 있어요. 몸의 기능을 좋게 하는 것으로는 새로운 생명을 잉태할 힘을 가질 수 없죠. 그들의 아픔에 마음으로 다가가고, 그들의 고민을 같이 나누는 것도 의사의 도리라 생각합니다.”

인술이란 말이 괜한 것은 아닌 듯싶다. 몸도 마음도 무너진 환자에게 마음의 상처도 치유하고 새 생명의 태동을 느끼게 했을 때처럼 즐거울 때가 없다고 한다. 불임 환자와 그 질곡의 터널을 빠져나오면서 손을 맞잡고 어둠을 헤치다 보면 형제가 되고 자매가 된다고. 그런 노력 끝에 새 생명을 얻으면 이 세상 부러울 것 없는 보람에 가슴이 터질 것 같다는 말도 잊지 않는다.

불임 외에도 습관성 유산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이 많다. 이들은 아이를 갖는 것이 오히려 두려운 사람들이다. 보통 임신 20주 이전에 임신이 중단되는 경우를 유산이라 하고, 3회 이상 유산이 반복되는 경우를 습관성 유산으로 정의한다.

습관성 유산은 많은 연구와 검사법이 시행되고 있지만, 아직도 50% 이상은 그 원인을 밝혀내지 못하고 있다. 한의학에서는 습관성 유산을 활태(滑胎)라 하여 예부터 임신 중 가장 중요한 합병증의 하나로 다뤄왔다. 습관성 유산의 치료를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건강한 임신을 유지하는 것. 이를 위해서는 건강한 상태에서 계획적으로 임신해야 한다.

임신 초기 아랫배가 아프다든지 출혈이 있는 경우는 조심해야 한다. 한방에서 태기불안이라고 하여 유산의 징조로 여기는 위급 상황인 것. 이때는 안태약 투여 등의 적극적인 처방이 필요하다. 모체의 비 기능과 신 기능을 튼튼히 하여 임신 유지에 도움을 주기 위함이다. 임신 중 약물 복용에 겁이 날 수도 있지만 태아에게 전혀 해가 없다는 임상 결과가 보고 되어 있으니 안심해도 될 듯. 이렇듯 불임과 습관성 유산에 대한 한의학적 처방은 자연의 섭리에 순응하는 것이 진료의 핵심이다.

글 / 강석봉 기자  사진 / 전영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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