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없는 이웃위해 집짓기 선행하는 백균현

집없는 이웃위해 집짓기 선행하는 백균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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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이면 이웃들과 바비큐 파티를 여는 마을이 있다면 이사오실래요?”

백균현씨는 가진 것이 많다. 서른두 살의 나이에 기업의 수장이고 두 딸의 아버지이며 한 여자의 남편이다. 그리고 그는 나누며 사는 삶에 대한 넉넉한 마음도 있다. 집 짓는 일이 천직이고 세상 최고의 직업이라고 생각하는 백균현씨는 이웃이 함께 행복해지는 ‘펜션 마을’을 만드는 게 꿈이라고 한다.



“집 짓는 건 새 생명을 만드는 것과 같아요”

1972년생. 한 기업의 수장이 되기에 충분한 나이는 아니다. 그러나 백균현씨의 리더십과 책임감은 어느 기업인과 겨뤄서도 지지 않을 만큼 든든하다. 거기에 한 가지 더, 그는 베풀 줄 아는 마음도 가졌다.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사람들은 베풀기보다 챙기기에 급급하다. 하지만 그는 다르다. ‘집을 짓는 게 천직이라고 생각한다’는 백균현씨는 자신이 지은 집에서 행복한 가정이 이루어지는 건 새 생명을 탄생시키는 것만큼이나 의미 있는 일이라고 한다. 사실 그는 지난 2000년 ‘사랑의 집짓기’를 통해 선행을 베푼 경험이 있다.

“그때 처음 무료로 집짓는 일을 했어요. 정말 감동적이었어요. 완성된 집을 보고 행복해하는 가족들을 보면서 제 마음은 그보다 몇 갑절 더 행복했어요. 그때 제 직업이 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직업이라고 생각했어요. 선행은 받는 사람보다 베푸는 사람이 더 크게 감동하는 것 같아요.”

백균현씨는 대학에서 성악을 전공했다. 어쩐지 첫 대면한 자리에서 그의 목소리는 방송국 성우가 울고 갈 만했다. 그리고 또박또박한 말투와 사람 좋아 보이는 미소까지… 그가 집 짓는 현장에서 방금 뛰어왔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였다. 성악이라고 한대도 의심할 사람이 없을 것 같았다. 하지만 그는 집 짓는 일에 푹 빠져 사는 남자다. 그는 지난 99년 처음으로 집 짓기에 나섰다. 여행을 다니다 보면 그림같이 예쁜 펜션들이 눈에 들어온다. 특히 나무로 만들어진 펜션들은 푸른 초원과 어울려 한 폭의 풍경화를 만들곤 한다. 이렇게 아름다운 집을 짓는 사람이 바로 (주)평창 하우징의 백균현씨. 그는 강원도 지역을 시작으로 펜션 건설사업을 시작했고 미래에는 전국 각지로 그 영역을 넓힐 계획이다.

“제가 젊은 나이에 기업을 운영하니까 많은 분이 ‘대단하다’고 하는데 천만의 말씀이에요. 사실 저희 아버지가 대단한 분이시죠. 아버지는 평생 농사만 지으셨어요. 강원도에서 감자 농사를 주로 지었는데 저희 집은 남들보다 늘 수확이 많았어요. 아버지께서는 뭐든지 앞서가는 분이셨거든요. 감자 농사를 지어도 새로운 품종과 농작법을 연구하셨어요. 그러다 보니 남들보다 수확이 풍성했죠. 아버지는 강원도에서 처음으로 전자동화 유리 온실을 만드셨어요. 덕분에 저희 집은 1년 내내 날씨, 바람, 눈 걱정 없이 농사를 지었죠.”

백균현씨의 아버지는 50살에 유럽 배낭여행을 다녀왔다. 평생 농사만 짓다 보니 넓은 세상이 보고 싶었던 것. 한 달 동안 머문 유럽에서 아버지의 관심을 끈 것은 바로 통나무집이었다. 저 푸른 초원 위의 그림 같은 집. 아버지는 배낭여행 동안 통나무집만 눈에 띄면 찾아가 만져보고 둘러보고 두드려보더니 급기야는 많은 분량의 사진 자료를 갖고 귀국했다. 그후 아버지는 통나무집을 직접 지었다. 그 첫 호는 바로 자신의 집이었다. 덕분에 백균현씨는 멋진 통나무집에서 사는 특혜를 누렸다.

“아버지는 강원도에서 처음으로 관광농원을 했을 만큼 모든 것에서 앞서가셨어요. 때문에 동네 분들은 아버지의 행보를 늘 예의주시했죠. 그러던 어느 날 통나무로 만든 우리 집을 보고 동네 사람들이 너도나도 집을 지어달라고 했어요. 그후 아버지는 강원도에서 통나무 집 짓기로 유명세를 탔죠.”

그런데 통나무집은 하자가 많았다. 봄, 여름, 가을, 겨울을 지나면서 나무들이 조금씩 수축되고 이완되어 집을 지은 지 3년쯤 되면 마룻바닥이 기울어질 만큼 나무의 평형이 깨졌다. 그런 하자를 줄이기 위해 요즘에는 미국에서 수입하는 100% 건조 나무를 사용해 집을 짓는다고 한다. 아무튼 백균현씨는 몸소 실천하고 경험하는 아버지 덕분에 통나무집에 대해 많은 공부를 했다. 그러나 아버지가 가르쳐준 것이 실전이었다면 그에겐 이론이 필요했다. 그래서 그는 캐나다로 떠났다.

“캐나다는 미국 못지않은 나무 수출국이에요. 때문에 목조 주택도 많이 발전돼 있죠. 캐나다에는 벌써 서너 번 다녀왔어요. 목조주택 전문학교도 대니고 공사 현장에서 일을 하기도 했죠. 우리나라에서 목조주택을 가장 잘 아는 사람, 가장 잘 만드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백균현씨는 펜션에 관한 한 국내 1인자가 되겠다고 한다. 그래서 누구나 살고 싶어 하는 집을 짓고 싶다고. 또 개인주의가 만연한 우리 사회에서 이웃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도록 ‘펜션 마을’을 만들 것이라고 했다.

“주말이면 이웃끼리 바비큐 파티를 열고 스파를 함께 하며 정을 나눌 수 있는 공간을 가진 펜션 마을, 너무 멋지죠. 이런 마을을 만드는 게 제 꿈인데 이 꿈이 곧 실현될 것 같아서 행복합니다.”

백균현씨는 현재 천사운동본부에서 짓고 있는 ‘누구나 집’을 무료로 시공하고 있다. 아름다운 펜션 주택으로 완성될 ‘누구나 집’은 무의탁 노인, 부모 없는 아이, 장애인이 모여 사는 사랑의 집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천사의 마음으로 아름다운 나무 집을 짓는 백균현씨. 가까운 미래에 그가 만들어낼 펜션 마을이 벌써부터 기대된다.

글 / 경영오 기자  사진 / 지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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