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비 무지크슐레(Baby Musikschule)는 베이비 뮤직 스쿨(Baby Music School)을 뜻하는 독일어다. 바비 무지크슐레 임애진 소장은 독일에서 유아들에게 유익한 음악 프로그램을 국내로 들여와 청각 발달에 효과적인 결과를 얻고 있다. 그녀가 강의를 통해 경험한 유아들의 발달 상황을 직접 들어보았다.
“아빠! 아빠! 짹짹! 짹짹!”

옆 친구가 두드리는 소리를 들으며 또 하나의 인간관계를 형성하는 것이다. 열 명의 아가에게 똑같은 학습법을 택한다. 아가들은 직접 우드로폰을 치며 움직임이 없던 팔 근육을 사용한다. 모든 악기는 제대로 쳐야 소리가 난다. 정확성이 떨어지는 아가들은 우드로폰을 맞추기 위해 집중력을 기르게 된다.
“처음부터 모든 아이들이 적극적이진 않아요. 내성적인 아이들도 있거든요. 이런 아이들은 낯선 사람을 만나면 손으로 눈 주변을 가립니다. 부모들이 참고 기다려야 해요.”
그녀를 처음 만난 아가들은 쉽게 다가서지 않는다. 우드로폰을 두드릴 기회가 와도 울기만 한다. 이때 엄마가 억지로 달래서 적응하게 만드는 것이 가장 나쁜 방법이다. 이런 상황이 오면 임애진 소장은 두 눈을 감고 조용히 아가에게 속삭인다.
“선생님이 눈을 꼭 감고 있을테니까 한번 두드려봐요. 절대로 쳐다보지 않을게요.”
두 눈을 감은 소장을 한참 동안 뚫어지게 바라보던 아가는 조금씩 악기를 만지기 시작한다. 이때 살짝 실눈을 뜨고 쳐다보는 건 금물이다. 신뢰와 믿음은 교육에 있어서 중요한 바탕이기 때문이다. 청각의 발달은 뇌의 발달에 영향을 준다. 꾸준히 교육을 받은 아가는 혼자서 흥얼거리며 음을 만들어낸다. 또다른 의미의 작곡인 셈이다. 세상에 태어나서 제일 먼저 하는 단어는 ‘아빠’와 ‘엄마’다. 이 두 단어를 이용해 노래를 부른다. 그것은 작사인 셈이다.

하지만 그 교육의 적극성은 자녀가 태어나는 순간 적극성이 떨어지고 만다. 게다가 집중력이 부족한 아이들에게 클래식 음악을 들려주는 것이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 알 수 없었다. 대부분의 부모들은 아가가 걸음마를 시작하는 순간만을 기다린다. 이때 유심히 관찰해야 할 것은 걸음마 이전 동작이다. 아가들은 걸음마 이전에 수많은 팔 동작을 한다. 팔의 움직임을 통해 소근육을 기르는 것이다. 하지만 걸음마를 시작하고 나면 팔 동작엔 거의 관심을 두지 않는다. 이때 악기를 들고 두드리는 연습을 하면 점진적으로 근육을 발달시킬 수 있다. 아가들에게 노래를 불러주는 것도 책 읽어주는 것 못지않게 중요하다. 장단에 맞추면 아가들의 집중력을 좀더 오래 지속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아가들은 단순한 소리에 깔깔대고 웃는다. 웃음은 곧 재미를 뜻한다.
“뿡뿡뿡뿡! 방귀 소리에 맞춰 리듬을 배우는 것도 아가들에겐 유익한 학습법입니다. 전래동요를 따라 부르면 단어에서 나오는 장단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어린 시절 부르던 ‘우리집에 왜 왔니 왜 왔니 왜 왔니’, ‘또옥똑 누구십니까’ 등도 아이들에겐 좋은 놀이 방법입니다.”
아이들의 청음 발달엔 테이프나 CD로 들려주는 노래보다 엄마가 직접 불러주는 것이 더욱 효과적이다. 개월 수에 따라 우드로폰, 메탈로폰 등 선호하는 악기가 달라진다. 하지만 부모가 들려주는 노랫소리는 개월수에 상관없이 아이들의 청음 발달에 도움을 준다.
임 소장의 수업은 처음과 끝이 구분되어 있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교육 개월 수와는 상관없이 한데 모아 수업을 진행한다.

수업이 끝나면 둘러앉은 아이들은 한 명씩 그녀엑 다가온다. 인사를 하기 위해서다. 스킨십이 중요한 아이들에게 포옹과 뽀뽀는 필수다. 그녀도 그런 방법을 택하고 있다. 그녀는 12명의 연구원과 함께 상황에 따라 즉흥적으로 벌어지는 아가들의 변화에 관한 세미나를 계속하고 있다. 더 많은 인원이 연구원으로 활동하면서 좀더 많은 아이들에게 음악 교육을 해야 한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
“2년제 이상 음악 관련 전공자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어요. 물론 최우선으로 여기는 건 아이들을 사랑하는 마음이겠죠. 아이들이 조금씩 변해가는 모습을 볼 때마다 행복합니다. 내 아이를 보는 시선으로 한 번 더 참고 1초 더 기다리면 아이들의 변화를 볼 수 있을 겁니다.”
글 / 강수정(객원기자) 사진 / 유형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