⑨멘토들의 수다

사이버 멘토링

⑨멘토들의 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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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려와 조언으로 가슴 따뜻한 세상,
사이버멘토링! 우린 멘토라서 행복해요”


그동안 사이버멘토링 릴레이 인터뷰의 주인공은 멘토와 멘티 커플이었다. 멘토와 멘티가 빚어내는 화학작용에 포커스를 맞춰왔다면, 이번엔 특별히 위민넷에서 엄선한 ‘우수 멘토’를 초대해 멘토의 속내를 들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이어진 공감대 100% 멘토들의 즐거운 수다를 듣다 보면 당장에 위민넷을 찾고 싶은 마음이 생길 것이다.


[사이버 멘토링]⑨멘토들의 수다

[사이버 멘토링]⑨멘토들의 수다

●사이버멘토링이란 온라인상에서 여성들이 삶의 지혜와 용기를 나눌 수 있는 새로운 만남의 시스템을 지칭한다.
●멘토란 멘토링 관계에서 역할 모델, 상담자, 교사, 후원자 역할을 하는 선배.
●멘티란 멘토로부터 다양한 조언을 듣고 그들의 경험으로부터 지식과 지혜를 배우는 대화자.
●참여방법 위민넷(www.women-net.net) 홈페이지를 방문해 사이버멘토링 회원 가입 신청서를 작성하면 내용을 기준으로 멘토와 멘티를 선정해 매칭해준다.


직업도 연령도 다른 그녀들은 어떻게 만났나
마치 어느 커플의 사이가 좋은지 겨루는 경합장 같았다. 처음 멘토링을 시작하게 된 계기, 멘티와 가까워지기 위한 노력에 대해 털어놓을 때까지만 해도 네 명의 멘토가 걸어온 길은 엇비슷해 보였다. 그러나 이내 사이버멘토링을 통해 체험한 멘티와의 화학작용에 대한 대목에 이르자 멘토들의 얼굴에는 웃음이 번졌고 대화에는 가속도가 붙었다. 심사위원(?)의 입장에서 총평을 하자면, 우열을 가릴 수 없었다는 것!

위민넷 담당자가 강력 추천한 우수 멘토 4인방 심영애(52), 문정숙(39), 이정란(32), 박예경(28) 멘토. 이미 몇 차례 오프라인 모임에서 낯을 익힌 이들은 반갑게 인사를 주고받았다. 사이버멘토링은 직업도 다르고 연령대도 다른 이들을 한자리에 모일 수 있게 했다. 멘토링의 효용에 대한 본격적인 ‘칭찬’은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대학 졸업반 시절의 불안함, 사회 초년생 시절에 갈팡질팡하던 기억을 돌이켜보면서 멘티와 대화를 나눴는데 대단한 내용이 아니었음에도 마치 제가 중요한 사람처럼 느껴지곤 했어요. 사회생활 10년 차쯤 되면 매너리즘에 빠지기 쉬운데 멘티를 통해 신선한 자극을 받고 있어요.”(이정란)

이 자리에 모인 우수 멘토들도 하나같이 멘토 초년생 시절 ‘실패’를 겪었다. 그만큼 생면부지의 멘티와 사이버상에서 마음을 터놓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동안 살아온 제 삶을 수기로 써서 사진과 함께 게시판에 올렸어요. 그랬더니 저와 비슷한 시련을 겪었다는 멘티의 글이 이어지더군요. 나만 뭔가 부족하다는 느낌을 갖고 사는데 누구에게나 문제와 아픔이 있어요. 마음을 열고 다가가는 것이 쉽지 않을 뿐이죠. 기다리기보다는 먼저 마음을 여는 마음의 자세가 필요해요.”(문정숙)

박예경 멘토는 사이버멘토링 게시판에 글을 올리는 과정을 “한 송이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애쓰는 마음”이었다고 전했다. 독서광인 그녀가 해답을 찾은 곳은 역시나 심리 관련 서적이었다. 상대방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고민의 80%는 해결된다는 글을 읽은 뒤 일단 멘티를 향해 귀를 활짝 열었다.

멘티가 건네는 감사의 인사야말로 가장 큰 선물
[사이버 멘토링]⑨멘토들의 수다

[사이버 멘토링]⑨멘토들의 수다

심영애 멘토는 멘토링 시스템을 실제 업무에 적용해 성공을 거둔 뒤 스스로 사이버멘토링에 참여한 케이스다. 학교 급식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그녀는 3분의 2에 달하는 비정규직 사원의 능력 향상과 편의를 위해 정규직 1인당 2명의 비정규직 사원을 매칭시켰다. 이후 업무의 능률이 높아진 것은 물론이고 선배와 후배의 정이 돈독해지는 효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

“어느 생태학자가 그랬대요. 아무것도 없는 땅에 처음 심은 나무보다 갈아엎은 땅에 심은 나무가 잘 자란다고요. 땅 속에 남아 있는 다른 나무의 뿌리를 따라가 살아갈 방도를 찾기 때문이래요. 인생도 마찬가지예요. 선배가 간 길을 보고 따라가는 것이 훨씬 수월하지 않겠어요?”(심영애)

2년 전 충청남도에 자리한 리조트에 취직하면서 서울을 떠난 뒤 마치 세상과 단절된 듯한 느낌을 받았다는 박예경 멘토는 열심히 사는 멘티 덕분에 자기계발의 고삐를 늦추지 않게 됐다. 유학 준비를 하는 멘티의 영어 학업 계획서 감수를 위해 남자친구까지 동원(?)했을 정도.

“시골은 고요하고 평안하기만 한데, 대학 재학 시절부터 대기업 인턴십에 참여하고 직장을 다니며 유학 준비하는 멘티의 생활 자체가 저에게 큰 자극이 됐어요. 이번에 멘티가 영국에 있는 디자인학교에 합격했는데 제가 일조한 거 같아서 정말 기뻤어요.”(박예경)

멘티가 건네는 감사의 말은 멘토에게 수백 배의 감동으로 와 닿는다. 의학 프로그램을 4년간 진행했던 방송작가 이정란 멘토는 어머니의 몸이 좋지 않아 고심했던 멘티에게 의학 자문을 해주고 잊지 못할 선물을 받았다.

“우연히 멘티 어머니와 통화가 됐는데, 대뜸 너무 고맙다고 하셨어요. 딸에게 제 얘기를 많이 들었다며 놀러 오라시는데 지난 1년간 누군가에게 의미 있었다는 생각에 보람되고 무엇과 바꿀 수 없을 만큼 흐뭇했어요.”(이정란)

여성 노동 관련법에 대해 익히 알고 있는 문정숙 멘토는 사이버멘토링 오프라인 모임에서 회사에서 부당한 처우를 받아 속을 끓이고 있는 여성에게 조언을 주고 비슷한 감동을 받았다.

“제 말을 듣고 근로감독관을 통해 회사에 항의해 밀렸던 수당을 받았다면서 ‘직장 생활 10년 만에 사람 대우 받은 건 처음’이라고 하더군요. 제가 누군가에게 쓸모 있는 사람이라는 사실이 대견스럽고 뿌듯했어요. 멘토라서 일방적으로 도움을 준다기보다는 오히려 나를 한 단계 발전시키는 기회가 됐어요.”(문정숙)

다수의 멘티와 멘토링을 하고 있는 심영애 멘토는 막내 멘티의 어머니보다 나이가 많다. 하지만 친구처럼, 큰이모처럼 얘기를 나누다 보면 세대차이 따위는 저만큼 사라진다.

“막내 멘티가 ‘이런 얘기는 엄마랑은 하지 못해요’라며 속내를 털어놓곤 해요. 가족에게도 할 수 없는 얘기가 있잖아요? 사이버멘토링에서는 오히려 선입견 없이 객관적인 조언을 들을 수 있으니 얼마나 좋아요.”(심영애)

사이버멘토링이 삶에 동기부여가 됐다는 심영애 멘토는 작년 가을 대학원에 진학해 평생교육에 관한 공부를 하고 있다. 지천명의 나이를 넘어선 선배의 이 같은 행보를 보고 자극받지 않을 후배가 어디 있을까 싶다.

글 / 장회정 기자 사진 / 원상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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