⑩ 멘토들의 수다

사이버 멘토링

⑩ 멘토들의 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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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얘기를 들어주는 멘토가 있으니, 필요한 건 적극적인 마음가짐!”


이번엔 멘티들 차례다. 지난달 릴레이 인터뷰를 장식한 멘토들의 멘티가 한자리에 모였다. 멘토들이 그러했듯 멘티들도 각 커플이 쌓아온 이야기를 쏟아내느라 열기가 뜨거웠다. 멘티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 동안 그녀들의 얼굴에 익숙한 멘토의 얼굴이 겹쳐지는 아주 기분 좋은 시간이었다.


멘토는 나를 온전히 드러낼 수 있는 조력자
[사이버 멘토링]⑩ 멘토들의 수다

[사이버 멘토링]⑩ 멘토들의 수다

“엄마랑 아무리 사이가 좋아도 못하는 얘기가 있잖아요. 멘토님으로부터 사회생활, 대인관계, 사생활에 관한 부분까지 전반적인 조언을 들을 수 있었어요. 다음에 만날 멘토님도 연륜이 있는 분이셨으면 좋겠어요.”

심영애(52) 멘토가 얘기하던 ‘막내 멘티’ 박예지씨(22)라는 걸 대번에 알 수 있었다. 음대 입시를 준비하다가 고등학교 때 인문계로 선회한 예지씨는 가지 않은 길에 대한 아쉬움으로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었다. 나를 객관적인 시선에서 봐줄 누군가가 절실했다.

매일 아침 중국어 회화 공부를 하고 대학원에서 학구열을 불태우는 심영애 멘토의 일상은 예지씨에게 살아 있는 교과서이자, 생생한 자극이 된다.

“멘토님께서도 한 살이라도 어릴 때 뭐든 해보라셨어요. 아직 대학에 묶여 있지 않으니까 경험을 해보고 적성을 찾아도 늦지 않는다고요. 대학졸업 후에도 적성을 몰라서 직장을 찾지 못하는 친구들을 보면 그동안의 시간이 전혀 후회되지 않아요. 멘토님 앞에서만은 제 본모습을 당당하게 드러낼 수 있었거든요.”

보이지 않는 끈으로 이끌어주는 멘토가 있었기에 예지씨는 관심 분야였던 심리학과, 자신 있는 음악을 함께할 수 있는 음악치료 쪽으로 진로의 가닥을 잡았다. 독일이나 미국에서의 자격증 취득을 목표로 삼은 그녀는 영어 공부에 주력하겠다고 멘토링 게시판에 공언했다. “우리 막내 멘티 요즘 공부 열심히 하는지 모르겠어요?”라며 엄마처럼, 선생님처럼 챙겨주는 멘토의 글을 보면 어디 나태해질 수가 없다.

요즘 친구들은 참 똑 부러진다. 갑자기 주어진 자유를 어떻게 할지 몰라서 일단 놀고 보자는 심산으로 신입생 시절을 보냈던 기자와 달리 같은 상황의 박혜린씨(21)는 사이버멘토링의 문을 두드렸다.

“학과 선택에 대해 여쭤볼 때 혹 멘토님께서는 사소한 문제로 여길 줄 알았는데 굉장히 진지하게 자신의 경험을 말씀해주셨어요. 제게 무엇이 어울리고 뭘 잘하는지 끊임없이 칭찬해주는 분이 곁에 있어서 방향 찾기가 수월했어요.”


유학을 떠나도 사이버멘토링의 끈은 놓지 않아
함께 다니면 친구로 볼 만큼 동안인 데다 미인이라며 자랑을 아끼지 않는 혜린씨의 멘토는 방송작가 이정란씨(32). 기자가 꿈인 혜린씨는 정란씨를 통해 방송계에 대한 관심도 구체화할 수 있었다. 관심 분야도 같고 대화가 잘 통하는 멘토와의 만남은 늘 돌아서는 발걸음을 머뭇거리게 하는 데이트와 같을 정도다.

“말씀 들으셨겠지만, 의학 프로그램을 담당했던 멘토님 덕분에 어머니 치료에도 큰 도움을 받았어요. 다른 멘티들로부터 받은 격려도 잊을 수 없고요. 누군가 응원해주는 사람이 있는 것만으로도 정말 기뻐요. 처음엔 막무가내로 신청했는데 막상 사이버멘토링을 직접 해보니 내게 이런 행운이 또 있을까 싶어요.”

정란씨는 혜린씨의 어머니로부터 감사 인사를 받고 오히려 가슴이 뜨거워졌다고 했더랬다. 진심과 진심이 전해지는 이야기는 다시 들어도 역시나 코끝이 찡해진다.

[사이버 멘토링]⑩ 멘토들의 수다

[사이버 멘토링]⑩ 멘토들의 수다

말 한마디에도 열정이 느껴지는 이예나씨(24)는 지난달 박예경(28) 멘토가 얘기한 그대로였다. 애초 매칭된 파트너가 감감 무소식이어서 의욕 상실 상태에 빠졌던 두 사람은 재매칭을 통해 드디어 만났고, 금세 뜨거워(?)졌다.

“학교에서 배운 것과 현장의 괴리가 커서 힘든 시기가 있었어요. 제 전공을 탐탁지 않게 여기시는 부모님께 말도 못하고 속앓이를 하다가, 결국 멘토님께 모두 털어놓았죠. 분야가 다르다 보니 제 사정에 대해 잘 모르실 텐데도 어떻게든 알아보고 답을 주신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얼굴도 모르는 누군가를 위해 노력한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니잖아요. 촉촉한 멘토님의 글 덕분에 여러 번 감동받았어요.”

자주 전화 통화를 나누면서 예나씨는 마치 오랫동안 떨어져 있던 언니를 만난 듯 했단다. 호칭도 어느새 ‘예경 언니’로 바뀌었다. 예경씨로부터 받는 애정과 관심은 자신의 상황 돌아보기에 급급했던 예나씨로 하여금 학과 후배들을 돌아볼 수 있게 만드는 여유를 이끌어냈다.

“위태로운 졸업반을 보내던 제게 언니는 ‘네가 가면 길이다. 세상에 공짜란 없다’고 했어요. 상투적인 말일 수 있지만, 제게는 정말 와 닿았죠. 독서라고는 전공서가 전부였던 제게 삶을 돌아볼 수 있는 계기를 주셨고요. 뜻하지 않은 책 선물을 받고는 마치 산타할아버지로부터 선물을 받은 것처럼 뭉클했어요.”

유학원보다 눈부신 활약상을 보여준 예경씨 덕분에 예나씨는 오는 7월 예정된 유학길에 오른다. 사이버가 있으니 멘토링의 끈은 놓지 않을 거라고 힘주어 말했다.

초반 1분을 머뭇거렸을까. 멘토 자랑에 여념이 없던 멘티들은 이어 보다 나은 사이버멘토링을 위한 제안을 쏟아냈다. 관심 분야 외에 가까운 지역에 사는 멘티와 멘토를 매칭한다거나, 커플끼리 넉넉한 정을 나눌 수 있는 일일카페나 1박 2일 일정의 워크숍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아이디어는 담당자들이 꼭 들었으면 좋겠다 싶었다.

오는 5월 말 2007 사이버멘토링의 연중 최대 행사인 자매결연식이 열린다. 혼자서 감당하기 힘든 고민이 있거나, 누군가에게 나의 귀중한 경험을 나누고 싶은 열린 마음만 있다면 누구나 함께할 수 있다. 참가 신청과 문의는 위민넷(www.women-net.net) 홈페이지에서 가능하다.


●사이버멘토링이란
온라인상에서 여성들이 삶의 지혜와 용기를 나눌 수 있는 새로운 만남의 시스템을 지칭한다.
●멘토란 멘토링 관계에서 역할 모델, 상담자, 교사, 후원자 역할을 하는 선배.
●멘티란 멘토로부터 다양한 조언을 듣고 그들의 경험으로부터 지식과 지혜를 배우는 대화자.
●참여방법 위민넷(www.women-net.
net) 홈페이지를 방문해 사이버멘토링 회원 가입 신청서를 작성하면 내용을 기준으로 멘토와 멘티를 선정해 매칭해준다.
글 / 장회정 기자 사진 / 원상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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