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통 일본라면집 ‘라멘만땅’ 론칭한 박윤상·민영숙 부부

정통 일본라면집 ‘라멘만땅’ 론칭한 박윤상·민영숙 부부

“맛있는 음식은 사람들에겐 기쁨을, 저희에겐 보람을 주죠”


미식가들 사이에서 ‘라멘만땅’이 화제다. ‘라멘만땅’은 일본 각 지역의 라면을 두루 맛볼 수 있는 라면집. 이곳은 어릴 적부터 맛있는 음식에 관심이 많았다는 박윤상씨와 부인 민영숙씨의 합작품이다. 한곳을 바라보며 함께 걸어가는 부부의 모습이 아름답다.


정통 일본라면집 ‘라멘만땅’ 론칭한 박윤상·민영숙 부부

정통 일본라면집 ‘라멘만땅’ 론칭한 박윤상·민영숙 부부

브랜드 론칭은 아이 생기는 것과 같은 기쁨
‘라멘만땅’은 일본식 주점 프랜차이즈 ‘쇼부’로 화제를 모았던 JS프로페셔날(주)이 새롭게 내놓은 야심작이다. 지난 3월 ‘한 곳에서 맛보는 일본 라멘 도시 기행’이라는 컨셉트로 출발한 ‘라멘만땅’은 박윤상(45)·민영숙(43) 부부의 합작품이라 할 만하다. 남편 박윤상씨는 입지 선정과 마케팅 등 경영 전반을 담당했고, 부인 민영숙씨는 매장 인테리어를 맡았기 때문이다.

“막내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한 뒤인 3년 전부터 일을 하기 시작했어요. 주로 매장 인테리어와 관련한 일을 했죠. 물론 지금도 제 역할은 어디까지나 남편을 보조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남편이 소홀할 수 있는 부분을 챙기는 정도라고 할 수 있죠.”

부인 민영숙씨의 말이다. 민영숙씨는 대학에서 의상 디자인을 전공했다. 후에 산업 디자인을 공부할 생각이었지만 결혼과 동시에 꿈을 접을 수밖에 없었다. 남편 내조하고, 아이 셋 키우기에도 버거웠기 때문. 이제야 그녀의 오랜 꿈이 이뤄진 셈이다.

“저는 외식하는 걸 무척 좋아해요. 아니 사랑하죠. 맛있는 음식은 사람들에게 큰 기쁨을 안겨줍니다. 제 일에 보람을 느끼는 이유이기도 하죠. 브랜드를 론칭하는 건 아이가 하나 생기는 것과 같은 기쁨을 줘요. 회사는 제 분신이나 마찬가지거든요.”

잘하는 건 없지만 일하는 게 무척 재미있다는 민영숙씨. 어떤 일을 함에 있어 ‘재미’보다 더한 일등공신이 있을까 싶다.

부인이 내조뿐 아니라 바깥일까지 돕는 것에 대해 남편 박윤상씨의 생각은 어떨까? 박윤상씨는 “훌륭한 참모를 둔 것 같다”며 흐뭇해했다. ‘남편을 보조한다’던 민영숙씨의 말은 혼자만의 겸손한 생각이었다.

“아내가 조금 도와주는 정도가 아니에요. 제가 훌륭한 참모를 둔 셈이죠. 부부가 서로 다른 분야의 일을 하면 대화도 잘 통하지 않고, 상대방을 깊게 이해할 수도 없잖아요? 저는 모든 걸 아내와 이야기합니다. 서로의 고초를 알고, 모든 부분을 상의할 수 있다는 건 큰 장점이에요.”


정통 일본라면집 ‘라멘만땅’ 론칭한 박윤상·민영숙 부부

정통 일본라면집 ‘라멘만땅’ 론칭한 박윤상·민영숙 부부

손님이 만족해할 때 가장 행복해
이 부부의 인연은 198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둘은 대학교 1학년 때 처음 만났다. 둘 다 남들보다 성격이 드센 편이라 만날 싸웠다. 그렇기에 결혼할 줄은 꿈에도 상상하지 못했다며 부부는 웃음을 터트렸다. 둘이 한창 연애하던 대학교 2학년 시절, 박윤상씨는 창업을 감행했다.

“저는 원래부터 먹는 걸 좋아해서 자연스레 외식업에 관심이 많았죠. 대학교 2학년 때 4천만원을 들여 조선시대 주점을 냈어요. 그게 외식 사업의 시작이었죠. 워낙 일본 음식에 대한 관심이 많아서 일본 여행을 많이 다녔습니다. 그러던 중 이렇게 일본식 선술집, 일본식 라면집을 열게 된 거죠.”

‘쇼부’의 창업자 박윤상씨. ‘쇼부’는 2001년 7월 문을 연 국내 최초의 일본식 선술집으로 현재 전국에 1백70여 개의 가맹점을 운영하고 있다. 올 3월 중국 베이징에 진출했으며, 머지않아 중국 상하이와 미국 LA에도 지점을 낼 예정이다. 그 외 존슨부대찌개, 스칼렛 아메리칸 펍, 조선시대 화로구이 전문점이 모두 박윤상씨의 작품이다.

민영숙씨는 남편 박윤상씨의 남다른 감각을 칭찬했다. 그녀가 “남편은 외식업의 트렌드를 읽는 감각이 무척 뛰어나다”고 하자 아내의 칭찬에 수줍은 듯 박윤상씨가 말을 이었다.

“5년 전쯤, 우리나라에 일본 라면집이 많이 생겼지만 큰 성공을 거두지는 못했어요. ‘지금쯤이면 일본 라면집을 해도 될 것 같다’는 판단에 오픈한 거예요. 한국인의 입맛에 맞추기 위해 느끼한 맛을 조금 뺐습니다. 생면을 사용해서 열량도 낮췄구요.”

한국인의 입맛을 제대로 잡아낸 걸까? 서초동에 ‘라멘만땅’1호점을 오픈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음에도 벌써 ‘맛있다’는 입소문이 자자하다. 오후 4시가 넘었는데도 식당은 손님들로 북적댔다. 혼자서 라면을 먹는 손님도 심심찮게 볼 수 있었다. 5월 안에 청담동을 시작으로 한남동, 압구정동뿐 아니라 숙대입구에도 ‘라멘만땅’을 오픈할 예정이라고 한다.

“많이 보고, 많이 먹고, 많이 느낍니다. 내 몸으로 체험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맛있는 음식을 맛보면 주방장과 함께 또 찾아가고, 그게 여의치 않으면 어떤 맛이었는지 주방장에게 이야기해줘요. 어떤 분야든지 자기 혼자 힘으로는 다 해낼 수 없습니다. 동반자가 필요하죠. 그런 면에서 저는 운이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그렇다고 박윤상씨가 성공가도만 달린 건 아니다. 실패한 경험도 있다. 아들이 유학 생활을 하던 아일랜드 지방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오픈한 아이리시 펍 ‘머피스’가 그것. 펍을 찾는 손님은 많았지만 매상으로까지 연결되지는 않았다. 박윤상씨는 ‘머피스’가 망한 그 자리에서 ‘쇼부’의 성공을 맛봤다며 웃어 보였다.

박윤상씨는 최근 또 하나의 야심찬 계획을 진행시켰다. 지난 4월, 브랜드 창업 컨설팅과 운영 노하우를 전수하는 JS F&B Academy를 설립한 것이다.

“요즘 무작정 창업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그런데 창업이 쉬운 일이 아니거든요. 창업하려는 이들의 길잡이가 되고픈 마음에서 아카데미를 만들었어요. 외식경영학과 교수의 지도 아래 외식산업의 기초를 배우고, 창업이나 취업을 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겁니다. 한편, 프랜차이즈 외식 기업이 포화 상태인 국내에서 해외로 눈을 돌렸습니다. 외국으로 이민 가는 사람들에게 ‘쇼부’ 등의 해외 프랜차이즈는 좋은 선택이 될 수 있어요. 온 가족이 함께 가서 생활할 수 있으니 더 이상 기러기 아빠도 없게 되겠죠.”

맛있는 음식을 즐겁게 먹을 수 있는 식당을 만들 거라는 박윤상·민영숙 부부. 두 사람은 손님이 만족해할 때가 가장 행복하다고 입을 모았다. 앞으로의 바람에 대해 묻자 박윤상씨는 “한국인의 입맛에 맞는 소바 전문점을 내고 싶다”는 속내를 비쳤다. 민영숙씨는 “다이어트식이나 당뇨식, 이유식과 같은 특수한 식단을 배달해주는 전문점을 차리고 싶다”고 조심스레 말했다.

이 부부, 참 많이 닮았다. 맛있는 음식을 좋아하고, 자신의 일을 즐길 줄 알며, 더 큰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모습까지도 말이다. 오래지 않아 더 큰 목표가 생겼다고 말할 부부의 모습을 기대한다.

글 / 김민정 기자 사진 / 박형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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