⑪정미경 멘토·안지희 멘티의 ‘사이버멘토링의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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⑪정미경 멘토·안지희 멘티의 ‘사이버멘토링의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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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3일, ‘2006년 멘토링’이 5월 7일부로 매칭이 종료된다는 공지가 떴다. 현재 활동 중인 멘토와 멘티는 멘토링의 장에서 작별 인사를 하는 시간을 가져보라는 운영자의 글은 여러 멘토와 멘티의 가슴에 잔잔한 울림을 불러일으켰다. 정미경 멘토, 안지희 멘티와 함께 지난 한 해 따뜻했고, 행복했고, 즐거웠고, 아름다웠던 사이버멘토링의 추억을 되짚어봤다.


“친자매처럼 편안히 대해주시는 멘토님을 보면서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마음을 배웠어요”


정신의 성장기를 함께한 동반자로 기억되길
[사이버 멘토링]⑪정미경 멘토·안지희 멘티의 ‘사이버멘토링의 추억’

[사이버 멘토링]⑪정미경 멘토·안지희 멘티의 ‘사이버멘토링의 추억’

“이제 마지막이라는 사이버멘토링 홈페이지의 공지를 본 뒤 ‘우리의 공식적인 멘토링은 여기서 끝나지만 앞으로 힘든 일이 있으면 연락하고 지내자’고 멘티에게 메일을 보냈어요. 사이버멘토링이라는 끈이 아니면 만날 일이 없을 인연이었겠죠. 생각해보니 오늘이 공식 멘토, 멘티로서는 마지막 만남일 텐데 이렇게 인터뷰를 통해서 좋은 추억을 만들 수 있게 되어 기쁘네요.”

멘토 정미경씨(31)의 이야기에 순간 분위기가 숙연해졌다. 지난 1년간 사이버멘토링 릴레이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가장 많이 사용한 단어는 ‘인연’이었다. 다음 달에는 좀 더 참신한 단어를 쓰겠다고 다짐했지만 인연이라는 표현만큼 멘토와 멘티 사이를 담아낼 수 있는 말은 떠오르지 않았더랬다.

지난 봄 설렘과 어색함, 그리고 기대 속에 두 손을 맞잡았던 정미경씨와 멘티 안지희씨(21)는 정덕희 교수의 알토란 같은 가르침이 담긴 강연을 들으며 고개를 끄덕였고, 위민넷 주최 여성의 날 콘서트에서 인순이의 열정적인 공연에 넋을 잃기도 했고, 대표 멘토 허정옥 제구국제컨벤션센터 사장의 조언에 힘을 얻었고, 베스트 후기상 공모에서 입상해 기쁨을 함께 나눴다.

그러는 동안 미경씨는 절반의 후배와 절반의 선배 사이에 놓인 7년 차 프로 공무원으로, 지희씨는 새로운 인생 목표로 각오를 다잡은 대학 졸업반으로 우뚝 섰다. 미경씨 말마따나 사이버멘토링이라는 끈이 없었더라면 마주할 일이 없었을 두 사람은 이제 정신적 성장기를 함께한 각별한 동반자로 서로를 기억하리라.

교육학을 전공한 미경씨는 대학교 4학년 교생실습을 경험하고서야 교사가 자신의 이상과 맞지 않는다는 것을 절감했다. 남보다 늦은 출발이라는 심적 부담감을 안고 있었기에 2년간의 수험 생활은 쉬운 노릇이 아니었다. 서울시 건설안전본부에 근무하는 미경씨가 사이버멘토링을 시작한 건 여느 멘토들의 마음이 그러하듯 ‘후배는 시행착오를 겪지 않았으면’해서였다.

매칭 당시 공무원 분야를 지원했던 지희씨는 미경씨로 인해 공무원이라는 직업에 대해 구체적인 그림을 그릴 수 있었다. ‘칼퇴근’이 가능하며 시간적 여유가 있어 자유롭게 취미 생활을 즐길 수 있을 거라는 막연한 기대가 100% 실현될 수 없을 거라는 현실적인 충고까지 포함해서 말이다.

“안정적이고 직장 생활 외에 다른 활동을 할 수 있는 여유 있는 직종을 찾다 보니 공무원이 됐다는 후배들이 있어요. 공무원 하면 6시 ‘땡’울리면 퇴근하는 줄로 아는데 그건 정말 아니거든요. 서소문 시청별관만 해도 밤 10시까지 불을 밝힌 사무실이 부지기수예요. 업무에 쫓기면서 사는 건 공무원도 마찬가지예요.”


열린 마음만 있다면 누구나 멘토와 멘티가 될 수 있어
[사이버 멘토링]⑪정미경 멘토·안지희 멘티의 ‘사이버멘토링의 추억’

[사이버 멘토링]⑪정미경 멘토·안지희 멘티의 ‘사이버멘토링의 추억’

과거 행정직은 다양한 부서를 두루두루 돌며 업무를 익혔다면, 요즘은 공무원도 그 분야의 전문가로 양성시키는 추세라고 한다. 일련의 적응 기간을 거친 뒤에 적성 분야를 파고들어 한 분야의 스페셜리스트가 되라는 선배의 조언을 들은 미경씨는 3학기째 미술심리치료 강좌를 듣고 있다. 상담심리에 관심이 많았던 그녀는 전공인 교육학을 이렇게 활용할 수 있게 됐다. 이 같은 미경씨의 경험은 지희씨에게 어떠한 노하우나 수험 정보보다 강력한 힘을 발휘하고 있다.

“진로에 대한 심각한 고민을 하느라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려는 계획을 미뤘는데, 멘토님의 얘기를 들으면서 더욱 관심을 갖게 됐어요. 구체적으로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려주신 덕분에 큰 자극을 받았거든요.”

미경씨는 멘토링이란 하면 할수록 어렵다고 했다. 초심과는 달리 멘티에게 도움을 주지 못하는 것 같아 미안한 점도 있지만, 자신의 기대치만큼 멘티가 따라와주지 못할 때의 실망감도 감당하기 어려운 탓이다. 어떻게 하면 내가 기대하는 만큼 멘티의 노력을 이끌어낼 수 있을까. 1년의 멘토 활동을 마감하는 이 순간, 멘토 미경씨의 가장 큰 고민이다.

“단기간에 원하는 바를 이룰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것이 멘토라고 생각해요. 제가 굉장히 힘들게 공부를 했기 때문에 멘티에게 많은 걸 주고 싶었는데, 결국 공부는 멘티가 하는 것이잖아요. 웬만해서는 연락조차 않는 멘티들로 인해 답답해하던 한 멘토는 적극적인 멘티 지희씨를 둔 저를 엄청 부러워했어요. 지희씨 덕에 지난 1년을 슬럼프 없이 활발하게 멘토링 활동을 할 수 있었어요.”

평소 사이버멘토링 게시판에 속 깊은 글을 올린다는 멘티 지희씨는 인터뷰를 마친 지 3일 후 기자에게 이메일을 보내왔다. 수줍은 그녀의 미소를 떠올리게 하는 이 글은 2백40여 명 멘티의 마음이 아닐까 싶어서 고스란히 공개하기로 했다.

“좀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어주시고 좋은 정보를 알려주시려고 애쓰시는 멘토님께 감동을 받았고 감사드립니다. 그에 부응할 만큼 열심히 활동하지 못한 것이 조금 아쉽습니다. 사이버멘토링을 통해 역할 모델을 찾게 되고 제가 일하고 싶은 분야에서 활동하시는 멘토님을 뵙게 되어 동기부여를 받고 좀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을 것만 같아 좋았습니다. 저도 열심히 노력해 사회적으로 영향력이 있는 사람이 되고 싶고 무엇보다도 여러 사람에게 감동을 주고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오는 6월 7일 2007 사이버멘토링의 연중 최대 행사인 자매결연식이 열린다. 혼자서 감당하기 힘든 고민이 있거나, 누군가와 나의 귀중한 경험을 나누고 싶은 열린 마음만 있다면 누구나 함께할 수 있다.

●참가 신청·문의 02-2100-6848, www.women-net.net

글 / 장회정 기자 사진 / 이성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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