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기에 공연 떠나는 오륜동 주부풍물패 ‘다울’

벨기에 공연 떠나는 오륜동 주부풍물패 ‘다울’

“쏟아내고픈 무언가를 신명나는 우리 가락으로 풀어요”


여자는 약하지만 어머니는 강하다고 했던가. 평범한 주부동호회로 시작한 어느 주부 풍물패의 활약이 눈부시다. 국내 굵직굵직한 행사에 참여하는가 하면 해외로 나가 우리 가락의 아름다움을 전파하기도 했다. 6월 벨기에에서 공연을 가질 오륜동 주부풍물패 ‘다울’을 소개한다.


벨기에 공연 떠나는 오륜동 주부풍물패 ‘다울’

벨기에 공연 떠나는 오륜동 주부풍물패 ‘다울’

지금으로부터 9년 전, 송파구 오륜동에 우리 가락을 좋아하는 주부 24명이 모여 풍물패를 조직했다. ‘오륜 단비’라는 이름으로 모인 이들은 우리 가락이 좋아서 모인 사람들부터 막연히 친구를 따라온 사람들까지 다양했다. 어떤 모임이든 어려움이 있듯 이들에게도 회원수가 반으로 줄어드는 아픔을 겪었다. 그러나 그 과정을 거치면서 정말 우리 가락을 좋아하는 정예회원들만 남아 하나의 뜻을 가진 가족이 되었다.

그저 우리 가락이 좋아서 모이고 공연을 했던 이들은 곧 입소문을 타고 유명해졌다. 연세대학교에서 열린 세계 여성의 날 행사에 참여하는가 하면, 환경부 주최 지구의 날 행사에서 큰 판을 벌이기도 했다. 여성 장애인 모성권 보호를 위한 행사, 통일 기원 굿 등을 마련했고, 카드가 판치는 세상을 풍자한 이야기 굿 ‘살림’을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서 공연했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2002년에는 세계농초교육협의회의 초청으로 인도로 초청공연을 다녀오기도 했다. 인도 방문에서는 다라푸람대학, 방가라페트 명상센터 공연 등 여섯 차례의 공연을 하고, 현대자동차 인도 공장에서는 3천 명의 직원들과 신명나는 놀이판을 벌이기도 했다. 또 오륜동 주민의 도움을 받아 인도 농민단체에 악기를 기증하기도 하는 뜻 깊은 일도 추진했다. 회원인 정선주씨가 말한다.

“외국에서 공연하면 한국보다 호응이 조금 더 좋은 것 같아요. 우선 한국 음악이라는 데에서 호기심을 갖고 보시죠. 그런데 공연하다 보면 타악기의 호흡이라는 것이 세계 어느 나라든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들어요. 같은 호흡이라는 사실을 느끼게 되죠.”

외국 관객들과 풍물단 모두 하나가 되는 순간은 이들에게 잊지 못할 경험이었다.

“한국에서 공연하면 쑥스러워서 몇 명만이 공연에 참여했는데 외국에서 공연할 때는 관객 전체가 다 일어나서 공연에 참여해요. 관객들과 다 같이 강강술래를 할 때도 있었어요. 타악기에 대한 매력이 굉장한 것 같아요. 인도를 방문했을 때는 인도 현지 공연단과 함께 공연을 했어요. 처음에는 각자 다른 리듬을 쳤는데, 조금 있다 보니 같은 박자를 치고 있더군요. 가슴이 벅찼어요. 결국 우리는 하나라는 생각이 들었죠. 언어는 통하지 않지만 우리 모두 숨을 쉬고 있으니까요.”

현재 정회원 11명, 준회원 15명, 강습회원 20명으로 모두 46명이 활동하고 있는 이 단체는 올해 4월 오륜동 주부풍물패 ‘다울’로 이름을 바꾸고 더 적극적인 활동을 모색하고 있다. 오는 6월 22~23일에는 벨기에로 가서 ‘걸어서 더불어 굿 - Walking Together GOOD’이라는 제목으로 뜻 깊은 행사를 마련한다. 브뤼셀 시내 시가행진을 포함해 세 번의 공연을 갖는다.

“이번 초청은 벨기에 ‘메종 드 라 크레에이션 문화센터’의 초청으로 이루어졌어요. 그곳 무대 감독으로 계시는 분이 한국에서 저희 공연을 보신 적이 있거든요. 그분이 우리에게 한국 음악을 발표할 수 있는 시간을 내주셨어요.”

벨기에 공연 떠나는 오륜동 주부풍물패 ‘다울’

벨기에 공연 떠나는 오륜동 주부풍물패 ‘다울’

이렇듯 국내외로 알려진 활동도 많지만 이들이 주력하는 부분은 요양원이나 장애 시설에서의 봉사 활동이다. 2000년 정신 지체 장애우나 다운증후군 환우를 찾아다니면서 우리 가락의 아름다움을 교육했고, 지금은 매주 수요일 잠실종합복지관에서 장애우를 위한 풍물 교육을 열고 있다. 또 송파구 자원봉사센터의 일원으로 공연 봉사 활동에 나서고 있다. 역시 이들은 넉넉한 마음을 가진 주부들이다.

벨기에 공연 떠나는 오륜동 주부풍물패 ‘다울’

벨기에 공연 떠나는 오륜동 주부풍물패 ‘다울’

“우리는 주부다. 우리는 아줌마다. 우리 안에는 쏟아내고픈 무엇이 있다. 그것이 우리 가락과 만났다. 우리는 함께 숨을 쉬며 하나 됨을 느낀다. 그리하여 한 호흡 속에서 춤추고 노래하며 모두를 사랑하게 된다.”
우리 가락을 통해 자신을 찾은 정선주씨, 그리고 다울 회원 모두의 고백이다.


글 / 두경아 기자 사진 / 원상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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