뚝 떼어 우리 집 앞에 가져다 놓고 싶은 곳이 생겼다. 그러면 길에 서서 어디로 갈까 한참 고민하지 않아도 될 텐데…. 모처럼 따사로운 햇살을 즐기는 혼자만의 주말 브런치, 평일 저녁 퇴근길에는 지인과 가볍게 와인 한 잔 마시는 것도 좋겠다.
따뜻한 채광이 들어오는 자리.
처음 브런치가 유행했을 때는 거리에 상관없이 멀리까지 달려가는 부지런한 모습을 보였는데, 요즘은 미용실도 가까운 곳으로 가고 옷도 동네에서 사게 된다. 나이가 드니 활동 범위는 모두 집 주변이다. 자주 가는 홍대 근처에는 간단히 커피를 마실 수 있는 곳은 많지만 마땅한 브런치 카페는 찾기 힘들다. 그러던 중 브런치를 먹기 좋은 카페인 핫 플레이스를 발견했다. 바로 피크닉 카페를 표방하는 ‘어 그로브(a grove)’다.
일단 주차가 힘들기로 소문난 홍대에서 주차가 가능하다는 큰 장점을 지닌 이 카페는 조용한 합정동 주택가 골목에 자리 잡고 있다. 올해 문을 연 ‘어 그로브’는 ‘작은 숲’이라는 뜻이다. 카페 이름답게 작은 식물원처럼 카페 앞의 여러 가지 화초가 먼저 손님들을 반긴다.
1 혼자 와 음식을 먹어도 민망하지 않은 바 형태의 테이블과 오래된 피아노. 2·3 이국적인 느낌이 드는 외관. 4 그림에 관심이 많다는 이곳 주인이 그림 접시로 한쪽 벽을 장식했다. 5 숟가락 손잡이로 키치한 느낌을 더한 서랍. 6 창틀 위에 걸어놓은 새장 밖으로 산책 나온 노란 새가 인상적이다.
파란 대문에 빨간 라인으로 포인트를 넣은 것이 인상적인데 내부는 원목 바닥과 화이트 테이블로 꾸며 전체적으로 깔끔하고 따뜻한 느낌을 살렸다. 카페 왼편은 인조 잔디로 되어 있어 마치 풀밭 위에서 브런치를 즐기는 느낌도 든다. 피크닉 가듯 편한 운동화라도 신고 나올 걸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곳의 주 메뉴는 싱싱한 채소가 얹어 나오는 오픈 샌드위치와 피자처럼 생긴 플람스다. 처음 접해보는 플람스는 프랑스의 작은 시골마을 알자스 지방의 전통 음식으로 나폴레옹이 좋아했던 음식이다. 과자처럼 얇은 도우에 토핑을 얹어 바삭하게 구워 피자보다 깔끔한 맛을 낸다. 와인이나 맥주와 곁들일 술안주로도 괜찮을 듯하다.
바람과 햇살을 만끽할 수 있는 명당자리. 심플한 디자인의 와인 랙과 조명이 구조적인 느낌을 준다. 겨울을 준비하는 대문 앞 화분들.
피크닉 카페를 표방하는지라 전체적으로 야외 느낌을 낸 이곳은 모든 공간이 흡연석으로 애연가들에겐 더없이 좋은 곳이다. 손님들 중 몇몇은 구석 창가에서 담배를 피우는 예의 바른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저녁에 간단히 와인 한 잔 생각 날 때 들러도 좋을 ‘올 데이 카페’를 발견한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
내 집처럼 편안한 느낌을 주는 카운터 디자인.
가을을 다 누리기도 전에 성큼 다가와버린 고요한 초겨울이다. 낮에는 초겨울의 상큼한 공기를 마시며 여유를 부려보고, 쌀쌀한 밤에는 하루 일과를 정리하며 몸과 마음을 놓아 쉴 수 있는 공간으로 365일, 24시간 언제나 작은 숲 속처럼 조용히 날 반겨줄 어 그로브를 소개한다.
구석구석 자리 잡은 화분과 작은 소품들이 내추럴한 인테리어를 완성한다. 어울릴 것 같지 않은 기타와 축구공이 구석에 함께 놓여 있는데 그럴싸하게 어울린다. 와인과 먹으면 좋을 플람스. 브런치 타임에 어울리는 상큼한 오픈 샌드위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