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통신원 김민정의 인생이 즐거워지는 집]패밀리 맞춤형 원목 주택
나무로 된 집이지만 외부는 스틸 소재로 디자인했다. 나무와 스틸이라는 소재가 주는 느낌의 반전 효과 덕분에 오히려 내부가 더욱 따뜻해 보인다. 스틸 디자인 역시 일본 젊은 층의 사랑을 받고 있다.
벽도, 문도 없는 오픈 하우스
우리에겐 심플 모던한 잡화로 알려진 무인양품이 일본에선 주택 브랜드로 다시 태어났다. 7천 점 이상의 생활용품을 제공해온 이 회사는 일상과 생활이란 측면에서 주택을 디자인하고 싶었다고 한다. 일본 주택의 수명은 평균 약 30년. 미국이나 유럽의 집과 비교하면 20년이나 짧다. 그래서 무인양품은 더 오래 쓸 수 있는 집을 제안하는데, 편리함을 위해 집 안 내부 구조를 언제든 바꿀 수 있도록 설계했다. 아이가 어릴 때는 부모와 같은 방에서 지낼 수 있고, 아이가 크면 가벽을 세워 아이 방을 독립시킬 수 있는 형태로, 가족 변화에 따라 유연하게 대처하는 집을 만든다.
1 나무 마감재와 화이트 컬러가 조화로운 실내. 커다란 창문과 2층까지 뚫린 높은 천장 덕분에 공간이 넓어 보인다. 2 아이가 잠투정을 부리면 언제든 달려갈 수 있는 거리다. 혼자 자기 시작한 아이를 다른 방에 따로 재우기보다 같은 방 안의 떨어진 공간에 배치해 아이도 안정감을 느낀다. 아이가 자라면 부모 방과 아이 방 사이에 벽을 설치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3 전체 인테리어가 나무로 마감됐는데, 유독 주방만큼은 스틸 소재로 만들었다. 원목 소재와도 깔끔하게 조화를 이루며, 무엇보다 스크래치에 강하고 오염물을 닦기 편해서라고 한다. 부엌의 수납공간에는 문을 달았는데, 문을 닫으면 냉장고며 전자레인지도 보이지 않는다. 요즘 일본에서 유행하는 자질구레한 생활용품을 모두 안 보이게 하는 형태의 수납이다.
이 집의 가장 큰 특징은 2층에 벽과 문을 배제했다는 점. 벽 대신 스틸 프레임 난간을 설치했다. 손님 방문을 꺼리는 일본 문화에선 미리 약속하지 않은 손님은 현관에서 얘기하다가 돌아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2층에 벽과 문이 없다고 해서 그다지 불편함을 느끼지 않는다고 한다. 벽 대신 난간을 사용해 넓은 공간과 깔끔한 이미지를 확보했다.
일본 전통 다다미방이 있는 집
느릅나무의 나뭇결이 느껴지는 마룻바닥과 나무로 된 가구들을 조화롭게 배치했다.
넓은 현관. 옛집의 현관처럼 거실의 한 면 전체를 현관으로 쓸 수 있도록 디자인했다. 비 오는 날엔 자전거를 들여놓을 수 있을 정도로 넓다.
이 집의 1층엔 거실과 부엌, 욕실과 세면장이 있다. 느릅나무 원목 바닥은 나뭇결이 느껴질 정도로 섬세하다. 거실에서 주방까지는 탁 트인 일자 형태로 설계해 1층 전체의 채광을 확보했다. 집 전체가 넓어 보임과 동시에 가족이 어디에 있든 대화를 나눌 수 있도록 배려한 형태다. 부엌에 있는 엄마가 아이의 일거수일투족을 쉽게 살필 수도 있다. 인테리어 요소는 나무와 화이트. 주방 테이블과 의자는 나무로 된 것을 마련했고, 거실에는 화이트 소파를 배치했다. 반짝이는 햇빛도 인테리어 역할을 톡톡히 하는데, 집 전체에서 화이트톤이 주는 깔끔함을 느낄 수 있다.
1 세면 장소도 모두 화이트로 통일해 깔끔함을 추구했다. 2 일본인들에겐 할머니 품처럼 따뜻하고 정겹다는 다다미방. 3 2층 한쪽엔 가족이 모일 수 있는 특별한 공간이 있다. 테이블과 의자를 놓아 자녀와 부모가 같이 숙제를 하고 책을 읽고 차 한 잔 마시며 담소를 나눌 수 있다. 나중에 자녀가 늘어날 경우 문을 달면 방으로 사용할 수도 있다.
무인양품의 집은 지금까지의 고정관념을 탈피했다. 오래 쓸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 생활의 변화, 가족의 변화에 따라 방의 수를 자유자재로 늘였다 줄였다 할 수 있다. 벽으로 공간을 나누지 않고, 난간이나 투명한 문을 설치해 채광과 쾌적함을 확보했다. 집의 자재인 나무는 강도 측정을 마친 단단한 것만 사용해 지진 등의 흔들림에 무너지지 않도록 설계했고, 보온병처럼 단열재가 집 전체를 둘러싸고 있어 전기세도 줄일 수 있다고 한다.
모던한 느낌의 외관 역시 요즘 젊은층이 좋아하는 스타일이다.
1 거실에서 부엌까지 일자 설계. 부엌까지 햇볕이 들며, 부모가 부엌에서 일하면서 아이의 모습을 지켜볼 수 있는 구조다. 2 투명한 유리문 공간을 완벽히 단절하지 않은 아이 방의 형태가 인상적이다.
*일본 통신원 김민정의 인생이 즐거워지는 집은 이달을 끝으로 연재를 마칩니다.
■기획 / 김민정 기자 ■글 / 김민정「레이디경향」 일본 통신원 ■취재 협조&사진 제공 / 무인양품의 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