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즈넉한 분위기의 창덕궁 뒷골목을 걷다 보면 15평 남짓한 공간에 아기자기한 소품이 가득 찬 공방 고마운 하루(www.chokomi.com)를 만날 수 있다. 이곳은 바로 문구 디자이너 양해연씨(29)의 작업실이다. ‘고마운 하루’라는 이름은 예쁜 풍경이나 글귀 하나에도 행복해지는 하루에 고마운 마음을 갖자는 의미다.
“작가명을 ‘조금’에서 따온 ‘초코미’라고 지을 만큼 어린 시절부터 미니어처를 좋아했어요. 보는 것만으로도 즐거웠죠. 예쁜 소품이 보일 때마다 하나, 둘 사다 보니 제 방이 포화 상태가 되면서 물건들도 디스플레이하고 작업도 할 수 있는 공간이 하나 있었으면 했는데, 최근에 그 꿈을 이뤘어요.”
직접 발품을 팔아 공간을 마련하고 도색부터 인테리어까지 그녀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이 없다.
“이곳에 오래 머물고 싶어 가구는 자연스러운 분위기의 나무 소재를 선택하고 제가 좋아하는 핑크 컬러로 포인트를 줬지요. 작은 부자재를 늘어놓고 작업하는 편이라 테이블은 큰 것으로 골랐죠.”
공방 곳곳에는 그녀가 모아놓은 빈티지 소품들과 직접 만든 액세서리도 진열해두었다. 오가며 들르는 손님들을 위해 제품을 판매하기도 한다.
“현재는 제 작품보다 그동안 수집해놓은 독특한 소품들을 더 많이 진열해두었어요. 하지만 앞으로는 제 색깔이 묻어나는 작품만으로 이곳을 채워나가고 싶어요.”
마음을 편안하게 하는 힐링 오피스
단독 주택들이 즐비하고 드넓은 공원이 있는 경기도 판교의 한 골목 어귀에 더 디자인 스토리(blog.naver.com/lhjoo2000)의 인테리어 디자이너 이현주(43) 실장의 사무실이 자리하고 있다. 바쁘게 움직이는 도심과 달리 차분한 분위기의 주택가에 위치한 그녀의 사무실은 입구 계단부터 층층이 화분을 놓아 꽃향기가 가득하다.
숨 가쁜 도시 생활에 염증을 느껴 한적한 곳으로 이사를 하고 ‘힐링’이라는 컨셉트로 편안하게 쉴 수 있는 사무실을 꾸몄다. 잔잔한 음악이 흐르고 커피 향이 가득하며 곳곳에 예쁜 그림을 걸어 카페 같은 분위기를 연출했다.
“간혹 지나가다가 문을 빠끔히 열고는 카페냐고 묻는 분들도 계세요. 그럴 땐 속으로 ‘성공했다’라고 외치곤 하죠. 제가 원하던 느낌을 잘 표현했다는 거잖아요.”
사무적인 느낌 대신 편안한 분위기를 더하니 여유가 생겨서인지 새로운 아이디어가 새록새록 떠올라 만족스럽다는 그녀는 모두가 행복한 공간을 만들고 싶다고 한다.
“저는 좋아하는 일을 하며 행복을 느끼고, 의뢰인은 제가 시공한 집이 마음에 들어 행복을 느낀다면 그 뿌듯함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좋을 거예요.”
이렇게 매일 새로운 공간을 만들어내는 그녀는 오늘도 안락한 사무실에서 누군가를 위한 집을 설계한다.
■헤어&메이크업 / 오은, 희선(제니하우스 올리브점, 02-512-15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