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진 곳을 문화공간으로 탈바꿈

버려진 곳을 문화공간으로 탈바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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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롭고 예쁜 것들이 넘쳐나는 요즘, 낡고 버려진 곳에서 세월의 깊이를 발견하고 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하는 곳들이 많아지고 있다. 잊혀져가고 있던 곳들의 새로운 터닝 포인트를 발견했다.

커피를 즐길 수 있는 2층은 지붕과 벽을 철거하지 않고 그대로 살려 빈티지한 멋을 느낄 수 있다.

커피를 즐길 수 있는 2층은 지붕과 벽을 철거하지 않고 그대로 살려 빈티지한 멋을 느낄 수 있다.

1층에 위치한 커피를 로스팅하는 공간. 왼쪽에 보이는 컨베이어 벨트를 테이블로 사용해 일종의 오픈 키친을 표방한다.

1층에 위치한 커피를 로스팅하는 공간. 왼쪽에 보이는 컨베이어 벨트를 테이블로 사용해 일종의 오픈 키친을 표방한다.

카페 앤트러사이트의 외관. 옛날 공장이던 모습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카페 앤트러사이트의 외관. 옛날 공장이던 모습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서울 합정동 앤트러사이트
앤트러사이트는 을씨년스러워 보이기까지 하는 외관에 비해 문을 열고 들어가면 진한 커피 향의 반전이 기다린다. 이곳은 폐신발공장을 개조해 만든 카페로 우후죽순 생겨나는 예쁜 카페들과는 분명 다른 분위기를 풍긴다. 앤트러사이트의 김평래 대표는 철골 구조의 육중한 무게감이 느껴지는, 넓은 공간이 주는 힘에 이끌리듯이 이곳에 자리를 잡았다. 그렇게 멈춰 있던 공간이 다시 활기를 띠었다. 최대한 원형 그대로를 보존하고 있는 앤트러사이트는 카페 내부도 직접 만든 테이블과 의자로 가득 차 있다. 철문을 상판으로 사용하고 있는 대형 테이블도 또 다른 볼거리다. 돈이 생기면 인테리어보다 커피에 쏟아 부어 카페는 계속 이 모양이라는 우스갯소리를 하지만 일부러 꾸며서는 흉내 내지 못할 압도적인 공간에 감탄이 절로 나온다.
주소 서울 마포구 합정동 357-6
문의 02-322-0009

구슬모아 당구장의 내부.

구슬모아 당구장의 내부.

기존의 구조를 바꾸지 않고 그대로 유지해 곳곳에서 전시를 열고 공간을 상징하는 당구대는 남겨두었다. 소박한 갤러리의 외관. 예전에 사용하던 간판도 그대로 남겨두었다.

기존의 구조를 바꾸지 않고 그대로 유지해 곳곳에서 전시를 열고 공간을 상징하는 당구대는 남겨두었다. 소박한 갤러리의 외관. 예전에 사용하던 간판도 그대로 남겨두었다.

서울 한남동 구슬모아 당구장
2년 정도 방치돼 있던 구슬모아 당구장은 재개발과 함께 영원히 사라질 뻔했다가 대림미술관에 의해 독특한 전시공간으로 탈바꿈했다. 구슬모아 당구장은 대림미술관이 젊은 예술가의 창작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만든 프로젝트 스페이스로 카펫을 걷어내고 가벽을 세운 것만 제외하면 옛 당구장의 원형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다. 당구 테이블도 그대로 남겨둬 실제로 당구도 칠 수 있다. 이곳의 특징은 디자인, 시각미술, 건축, 음악 등 다양한 분야의 젊은 예술가들의 실험적인 전시도 구경할 수 있고, 누구나 쉽게 즐기고 참여할 수 있도록 예술의 벽을 낮췄다는 데 있다.
주소 서울 용산구 한남동 29-4
문의 02-3785-0667

색을 입힌 진갈색 벽돌 건물과 낡은 보안여관 간판은 1930년대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색을 입힌 진갈색 벽돌 건물과 낡은 보안여관 간판은 1930년대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보안여관의 내부. 창문틀과 나무 문 등은 변형을 가하지 않아 온전히 남아 있다. 여관 곳곳에는 작품을 전시해 색다른 갤러리를 만날 수 있다. 전시된 작품은 강상훈 작가의 뱃놀이.

보안여관의 내부. 창문틀과 나무 문 등은 변형을 가하지 않아 온전히 남아 있다. 여관 곳곳에는 작품을 전시해 색다른 갤러리를 만날 수 있다. 전시된 작품은 강상훈 작가의 뱃놀이.

서울 통의동 보안여관
1930년대에 지어진 보안여관은 당시 서정주, 김동리, 오장환 등의 문인들이 기거했던 곳으로 현대 문학사의 상징적 공간 중 한 곳이다. 지어진 당시의 벽돌 건물을 80년 이상 유지해왔던 보안여관은 2004년에 폐업한 뒤 재개발로 인해 역사 속으로 사라질 뻔했으나 2010년 복합 문화공간으로 새롭게 태어났다. 이 건물을 인수한 메타로그 아트서비스의 최성우 대표는 건물의 외양과 간판을 그대로 유지하고 오래전에도 그러했듯 예술가들에게 그 자리를 내놓았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그간 쌓여온 세월이 한눈에 들어온다. 좁은 복도와 낮은 천장, 2층으로 이어지는 나무 계단, 목조 뼈대가 노출된 천장 등 그대로 보존된 공간과 어우러진 작품의 조화가 묘한 감동을 준다.
주소 서울 종로구 통의동 2-10
문의 02-720-8409

삼탄아트센터에 위치한 삼탄역사박물관에는 실제로 예전 광부들이 사용했던 물건들을 전시해두었다.

삼탄아트센터에 위치한 삼탄역사박물관에는 실제로 예전 광부들이 사용했던 물건들을 전시해두었다.

삼탄아트센터에는 당시 생산시설 현대화 추진 사업으로 탄생된 제1수갱과 종합운전실이 남아 있으며, 광부들이 석탄을 캐고 나와 장화를 씻는 세화장 역시 그대로 보존하고 있다.

삼탄아트센터에는 당시 생산시설 현대화 추진 사업으로 탄생된 제1수갱과 종합운전실이 남아 있으며, 광부들이 석탄을 캐고 나와 장화를 씻는 세화장 역시 그대로 보존하고 있다.

버려진 곳을 문화공간으로 탈바꿈

버려진 곳을 문화공간으로 탈바꿈

강원도 정선 삼탄아트마인
1962년 설립돼 2001년 10월 폐광된 삼척탄좌 정암광업소는 약 8년간 그대로 방치돼 있다가 2009년 정선군이 문화예술 공간으로 새 생명을 불어넣었다. 삼탄아트마인은 당시 광부들의 애환을 예술로 승화시키고자 했다. 공동 샤워실과 탄광에서 나와 장화를 닦는 세화장이 있었던 종합 사무동을 삼탄아트센터로 칭하고 현대 미술관과 삼탄뮤지엄, 작가 레지던시 등으로 구성했다. 구조를 그대로 살린 삼탄아트센터는 삼척탄좌 시절 광부들이 사용하던 물건, 급여명세서, 무전기와 방독면 등 그 시절의 자료를 보전해 갤러리처럼 전시하고 있다. 세화장에는 석탄으로 까맣게 된 광부들의 옷과 대비되는 웨딩드레스가 상징적으로 걸려 있다. 삼탄아트센터 4층에는 레지던시 작가들을 위한 오픈 스튜디오도 마련돼 있다.
주소 강원 정선군 고한읍 함백산로 1445-44
문의 033-591-3001

1 갤러리로 변한 창고 내부. 현대적인 느낌이 들도록 꾸몄지만 지붕이나 구조는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1 갤러리로 변한 창고 내부. 현대적인 느낌이 들도록 꾸몄지만 지붕이나 구조는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인천 해안동 인천아트플랫폼
인천아트플랫폼의 공연장과 아트 스튜디오는 개항기 때 세워진 1백 년도 넘은 창고 건물들을 리모델링해 복합문화공간으로 조성된 곳이다. 그중 1880년대 지어진 건물은 일제강점기에 우선주식회사 건물로 쓰이다가 대한통운의 창고로 사용되기도 했다. 그러다 2009년 인천시가 예술인의 창작활동을 도모하고 다양한 문화 체험 행사를 할 수 있는 곳으로 만들었다. 역사의 숨결을 지닌 장소가 가진 특별함을 살리기 위해 외벽을 유지하고 내부 공간을 현대적으로 디자인한 점이 특징. 옛것과 새것의 공존을 느낄 수 있는 인천아트플랫폼은 전시와 공연, 작가 레지던시 등 다양한 장르의 예술 창작 발전을 위해 힘쓰고 있다.
주소 인천 중구 해안동1가 10-1
문의 032-760-1000
오래된 붉은 창고의 외관을 그대로 살린 인천아트플랫폼은 총 13개 동을 갖추고 있다. 광장에서는 젊은 예술가들의 퍼포먼스가 펼쳐지기도 하며 시민들 역시 자유로운 관람이 가능하다.

오래된 붉은 창고의 외관을 그대로 살린 인천아트플랫폼은 총 13개 동을 갖추고 있다. 광장에서는 젊은 예술가들의 퍼포먼스가 펼쳐지기도 하며 시민들 역시 자유로운 관람이 가능하다.


■진행 / 이채영(객원기자) ■사진 / 안진형(프리랜서) ■사진 제공 / 메타로그 아트서비스, 대림미술관, 삼탄아트마인, 인천아트플랫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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