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테리어 업체에서 일하는 전문가인 줄 알았다. 그렇지 않고서야 이렇게 멋스럽고 세련된 공간을 어떻게 혼자 완성해낼 수 있을까? 하지만 그들은 그저 집 꾸미는 것을 좋아하는 평범한 주부였다. 온라인상에서는 이미 스타인 셀프 인테리어의 달인 2명을 만났다.
파워 블로거 최윤정씨
“스텝 바이 스텝으로 셀프 인테리어에 도전하기”
고등학교 때부터 집 꾸미기에 관심이 많았던 소녀는 좀 더 예쁜 방이 갖고 싶어 가구를 색칠했다. 시작부터 쉽지 않은 도전에 쓴맛을 본 뒤 소소하게 집을 꾸미며 사는 평범한 여자가 될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현재 누적 방문자 수 3천만 명을 자랑하는 파워 블로거이자 라이프스타일 디자이너로 거듭났다. 셀프 인테리어 관련 서적 2권을 집필하고, 블로그 ‘희나네집’으로 유명한 최윤정씨(42) 이야기다.
![[나 혼자 꾸민다]① 셀프 인테리어의 달인을 만나다](http://img.khan.co.kr/lady/201411/20141106150233_1_lady11_242.jpg)
[나 혼자 꾸민다]① 셀프 인테리어의 달인을 만나다
“이왕이면 예쁘게 꾸미면서 살자는 주의예요. 언젠가 TV 장식장 색을 바꿨는데 주변 분위기까지 달라져서 뿌듯한 마음에 블로그에 올렸어요. 그 후 직접 리폼하고 만든 인테리어 관련 포스팅을 하나둘씩 올리면서 지금에 이르게 됐죠.”
인테리어 관련 공부를 전혀 한 적이 없는데 숙련된 전문가처럼 가구를 뚝딱 리폼해내고, 집 안 곳곳을 셀프 인테리어한 포스팅을 보면 그저 신통방통할 따름. 인터넷이나 책을 통해 많이 보고 응용해서 시도했을 뿐이라는데 타고난 감각은 무시할 수 없는 듯했다.
내 집 마련의 꿈을 이뤄 7년째 살고 있는 지금의 105㎡(32평) 아파트 또한 셀프 인테리어를 통해 계속 진화하는 중이다. 거실의 밋밋했던 아트월은 파벽돌을 붙여 한층 세련돼졌고, 마주보는 벽면엔 콘크리트 느낌의 모노톤 벽지를 붙여 깔끔함을 살렸다. 전체적으로 화이트와 그레이 등을 기본으로 심플한 분위기를 주고, 컬러풀한 조명과 식탁, 소품 등으로 주방에 활기를 입혔다. 하지만 집에 들어섰을 때 가장 눈길을 사로잡은 곳은 거실과 주방 사이에 있는 가벽이었다. 가벽 크기를 재고 전문 업체에서 재단해온 나무 패널을 부착하니 카페와 같은 아늑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공간을 단숨에 변화시킨 마법 같은 한 수였다.
“처음부터 무리하게 욕심내지 말고 하나씩 바꿔보세요. 가족사진으로 거실 한쪽 벽면을 꾸미거나 사이즈가 작은 오래된 가구를 페인팅하는 식으로요. 나무가 아닌 숲을 보라는 말과 반대로 나무를 먼저 본다고나 할까요.”
초보자가 무리한 도전부터 시작하면 금세 지쳐서 포기하게 마련. 작은 것부터 시도해나가면 저절로 재미가 생기고 아이디어가 더해져 어느새 나만의 멋스러운 공간이 만들어진다. 그러다 보면 당신도 최윤정씨처럼 셀프 인테리어로 유명해질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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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 꾸민다]① 셀프 인테리어의 달인을 만나다
1 밋밋했던 거실의 아트월에 파벽돌을 붙여 세련된 공간으로 탈바꿈시켰다. 투톤 컬러의 커튼으로 단조로움을 덜어낸 감각도 돋보인다.
2 콘크리트 벽을 시공한 듯 보이지만 사실은 벽지다. 평소 깔끔하고 모던한 스타일을 좋아해 모노톤의 콘크리트무늬 벽지로 거실 한쪽 벽면을 꾸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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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 꾸민다]① 셀프 인테리어의 달인을 만나다
3 사랑스러운 두 딸의 침실. 벽면 가운데에 입체적인 타일을 붙여 아이들 사진을 장식했다. 천장은 야광 벽지로 꾸며 밤이면 신비로운 공간으로 변신한다.
4 인터폰이 있는 곳에 우드 프레임을 장식하고 가리개를 덮어 깔끔하게 연출했다. 여닫이문 대신 패브릭을 붙이니 사용할 때도 한결 편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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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 꾸민다]① 셀프 인테리어의 달인을 만나다
5 전문 업체에 재단만 맡긴 나무 패널을 거실과 주방 사이의 가벽에 일정한 간격으로 붙였다. 덕분에 공간이 한층 아늑해지고 카페같은 분위기가 완성됐다.
6 지루했던 현관문이 블랙 컬러를 입고 훨씬 멋스러워졌다. 벽면에는 우드 패널을 붙이고 선반을 설치해 다양한 소품을 장식했다.
파워 블로거 이은숙씨
“취향을 찾아 내가 좋아하는 공간을 만들다”
“결혼한 지 10년 만에 처음으로 내 집을 장만하면서 인테리어 비용은 최대한 줄이고 싶었어요. 스스로 공간을 꾸미고 가구를 만들면서 집이 점점 멋있어지기 시작했죠.”
특별한 이유는 없었다. 단지 조금이라도 알뜰하게 집을 꾸미려는 여느 주부들의 마음과 다름없었다. 유행이 한참 지난 가구를 버리자니 아까워 리폼을 하기 시작했고 욕심이 생겼다. 필요한 사이즈의 수납장이 없어 직접 만들면서부터 테이블, 책상, 침대까지 만드는 수준에 이르렀다. 그때마다 만드는 과정을 놓치지 않고 하나하나 블로그에 올렸다. 이은숙씨(39)의 블로그 ‘하마미의 러블리 하우스’에는 하루 평균 1만여 명의 방문자가 들러 그녀의 감각을 엿보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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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 꾸민다]① 셀프 인테리어의 달인을 만나다
올해 2월에는 152㎡(46평)의 아파트로 이사하면서 여전히 인테리어에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공간이 더욱 넓어져 큼직한 소품으로 꾸민다든지 구석구석 포인트를 줘 디테일한 멋을 살린다든지 하는 식이다. 각 공간은 포인트가 되는 컬러를 입혀 생동감과 아기자기한 멋을 더했다. 거실에는 오래된 에어컨을 가릴 수 있는 프로방스풍 수납장과 이 집의 또 다른 식구인 애완견 ‘직구’를 위한 집을 만들었다. 파스텔 블루와 아이보리 투톤 컬러로 따스하고 사랑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한 아이 방 벽도 이은숙씨의 솜씨다. 아이를 위해 합판을 페인팅해 칠판을 만들어준 엄마의 마음도 엿보인다. 짙은 베이지 컬러였던 기존 주방의 하부장과 냉장고 옆 벽면은 그린 컬러로 칠해 색다른 멋을 살렸다. 어두운 컬러라 자칫 칙칙해 보일 수 있는데 페인트 조색으로 한층 밝은 그린 컬러를 더해 변화를 준 감각이 놀랍다.
“요즘에는 셀프 인테리어가 워낙 활성화돼 있어서 동네 페인트 가게만 가도 다양한 페인트와 조색된 제품을 구입할 수 있어요. 셀프 인테리어로 페인팅을 시도할 때는 가구용, 방문용, 벽지용 등 용도별로 구입해서 쓰는 게 좋고요. 방문을 칠한다면 측면은 문이 닫혀야 하므로 최대한 얇게 칠하거나 손대지 않아야 하는데, 셀프 인테리시 이러한 기능적인 부분도 반드시 고려해야 돼요.”
초보자의 경우 직접 가구를 만들어보고 싶다면 인테리어 DIY 숍에서 반완성품을 구입하는 것이 좋다고 말하는 이은숙씨. 집에 있는 기존의 가구를 살펴보면서 경첩은 어디에 달렸는지, 못은 어디에 박혔는지 등 차근차근 공부하면서 작은 것부터 도전해 경험을 쌓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마지막으로 인테리어는 여러 가지 컨셉트를 조합하는 것보다 다양한 사례를 보면서 자신의 취향을 찾고 한 가지 컨셉트로 꾸며야 실패 없이 깔끔한 집을 완성할 수 있다는 말도 덧붙인다. 내가 좋아하는 공간으로 완성하는 것이 성공적인 셀프 인테리어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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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 꾸민다]① 셀프 인테리어의 달인을 만나다
1 심플한 거실에 패턴 커튼과 컬러풀한 소품으로 활기찬 분위기를 더했다. 프로방스풍 에어컨 수납장과 내추럴한 원목 소재의 애완견 집은 이은숙씨가 손수 만들었다.
2 기존의 짙은 베이지 컬러가 답답해 보여 하부장을 그린 컬러로 페인팅했다. 냉장고 수납장 옆은 페인트 조색으로 한층 밝은 그린톤을 더하니 세련된 멋이 살아난다. 컬러풀한 의자까지 장식해 밝고 경쾌한 주방 완성.
![[나 혼자 꾸민다]① 셀프 인테리어의 달인을 만나다](http://img.khan.co.kr/lady/201411/20141106150233_7_lady11_245_b.jpg)
[나 혼자 꾸민다]① 셀프 인테리어의 달인을 만나다
3 주방과 거실 사이에 있는 공간엔 중문을 달아 아늑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컴퓨터 책상도 이은숙씨의 손을 거쳐 탄생한 가구. 다양한 식물을 장식한 플랜테리어까지 더해져 싱그러움이 솔솔 풍긴다.
4 기하학적인 디자인의 조명을 달아 공간이 한층 멋스러워 보인다. 화이트를 기본으로 방문은 옐로 컬러로 칠해 포인트를 줬다.
5 사랑스러운 딸아이처럼 아기자기한 느낌이 묻어나는 아이 방. 따스한 투톤 파스텔 컬러로 벽을 페인팅하고 합판으로 칠판을 만들었다.
<■진행 / 장인화·김자혜 기자 ■사진 / 김성구, 장태규(프리랜서) ■사진 제공 / 김반장의 이중생활(blog.naver.com/poderosa3), 쏘홈(02-574-9497), 흰자(blog.naver.com/whitemanray), H&M(070-8885-0201) ■도움말 / 박진용(인트로엠 대표) ■참고 서적 / 「내 손으로 뚝딱 셀프인테리어」(채경희·호유정 저, 리스컴) ■장소 협찬 / 인트로엠(010-3299-6315, blog.naver.com/introm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