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을 중심으로 한 모노톤을 기본으로 모던하게 꾸민 아파트. 이곳은 어두운 컬러와 조명의 힘을 제대로 보여주고 있다. 차분한 톤으로 세련된 멋을 연출하면서 은은한 조명으로 따스하고 편안한 분위기를 더해 근사한 인테리어를 완성시켰다.
노출형 천장으로 답답해 보이는 거실을 시원하게 만들고 모노톤 바닥과 벽으로 모던하게 연출했다. 천장과 벽, 바닥의 블랙&화이트 컬러 대비가 멋스럽다.
트렌디한 도시 뉴욕 어느 한 곳에 자리한 부티크 호텔. 이 아파트를 처음 본 순간 든 생각이다. 블랙을 기본으로 그레이와 화이트 등 모노톤으로 모던하고 세련되게 145㎡(44평) 집을 꾸민 박성진(38)·강서희(30) 부부는 평소 차분한 톤을 선호해 집을 장만하면 이런 컬러를 바탕으로 간결하고 모던한 스타일의 인테리어를 연출하고 싶었다. 그동안 전셋집을 전전하면서 페인트칠을 하는 정도로만 집을 꾸미다가 결혼한 지 5년 만에 내집을 마련하면서 부부는 평소 그려왔던 대로 인테리어를 하기 위해 시공 업체를 물색했다. 그러던 중 강서희씨는 회사 선배의 소개로 데꼬레디자인을 만나게 됐다.
천장에 설치된 투명한 유리볼 같은 조명은 강서희씨가 을지로 부근을 돌아다니며 발품 팔아 구입한 것. 덕분에 고급스러운 레스토랑 분위기가 난다.
미팅을 자주 하면서 적극적으로 부부의 의견을 수렴하는 점이 마음에 들어 함께 작업하기로 결정. 특히 공사를 하다 보면 처음 예상했던 것보다 비용이 더 드는 경우가 있는데, 데꼬레디자인은 정해진 예산 내에서 최대한 완성할 수 있도록 세세한 부분까지 꼼꼼히 가격을 알려주고 작업을 진행해 더욱 만족스러웠다. 여기에 해외 직구를 통해 욕실 매립형 수전이나 액세서리, 조명, 가구 등을 공수하는 강서희씨의 알뜰함과 감각이 더해져 더욱 훌륭한 인테리어가 완성됐다.
1 블랙 컬러로 꾸민 프레임과 바닥, 수납장으로 이뤄진 현관. 입구에서부터 모던한 분위기가 느껴진다. 2 대체로 어둡게 꾸민 각 공간과는 달리 복도는 자연스러운 톤과 조명으로 꾸며 한층 따스함이 감돈다.
데꼬레디자인은 부부의 요구를 최대한 반영해 블랙을 적절히 활용한 모던한 인테리어를 계획했다. 집이 동향이고 저층이라 처음 방문했을 때부터 어두운 느낌이 강했는데, 억지로 이를 상쇄하기보다는 본래 집 안 분위기를 최대한 살려 모노톤으로 세련되게 연출하고자 했다.
“남편과 저 둘 다 뉴욕에서 생활한 적이 있어서 깔끔하고 모던한 스타일을 선호해요. 밝고 화사한 분위기보다는 어두운 톤으로 차분하게 인테리어하는 것을 강조했죠. 대신 따뜻한 느낌을 살리고자 조명의 힘에 기댔어요. 덕분에 모던하면서도 따스함을 잃지 않은 집이 완성됐답니다.”
박성진·강서희 부부는 좁은 주방 대신 거실에 다이닝 테이블을 놓아 여유롭게 식사를 즐길 수 있도록 했다.
강서희씨의 말처럼 이 집의 인테리어를 결정짓는 또 다른 백미는 조명이다. 거실부터 복도, 주방, 침실 곳곳에 설치된 근사한 조명이 세련된 인테리어를 한껏 고조시켜주는 것. 차분한 분위기의 인테리어를 연출할 때 참고할 만한 적절한 예다.
노출된 구조에 러프한 디자인의 천장이 눈길을 끄는 거실은 인더스트리얼 스타일을 좋아하는 남편의 취향을 반영했다. 공간이 어두운 분위기이다 보니 답답함을 덜어내기 위해 노출형 천장으로 시공하고 바닥과 벽은 어두운 그레이톤으로 선택해 세련된 멋을 살렸다. 창가 쪽에는 다이닝 테이블을 놓아 여유롭게 식사를 하거나 티타임을 즐길 수 있도록 했는데, 특히 투명한 유리볼 같은 펜던트 조명이 공간을 한결 분위기 있게 만든다. 이는 강서희씨가 발품을 팔아 을지로 부근에서 저렴하게 구입한 것이라고.
블랙&화이트의 투톤 벽을 중심으로 거실과 주방을 분리했다. 블랙 컬러가 주를 이루지만 따스한 조명으로 어두워 보이지 않고 세련된 분위기가 난다.
시선을 옮기면 등장하는 주방 역시 블랙과 그레이톤으로 무게감을 주고 수도 파이프를 활용한 조명으로 색다르게 꾸몄다. 공간이 협소해 가전제품이나 주방용품이 많아 수납공간을 확보하면서 부부가 원하는 아일랜드 식탁을 놓는 것이 관건이었는데, 과감하게 냉장고를 사선으로 넣는 구조로 시공했더니 가능해졌다.
침실 베란다 공간을 확장해 욕조를 설치하고 아이들과 함께 씻을 수 있도록 했다. 침대 뒤에는 가벽을 세워 한층 깔끔하게 옷을 수납할 수 있다.
침실은 특히 특급 호텔의 스위트룸을 방불케 하는 고급스러운 인테리어가 눈길을 끈다. 기존의 욕실은 욕조를 놓을 수가 없었는데, 부부가 아이들과 함께 씻을 수 있도록 베란다 공간을 확장하고 욕조를 설치함으로써 색다르게 완성시켰다. 침대 뒤편에는 가벽을 세우고 옷을 보관할 수 있도록 행어를 설치해 깔끔한 수납 효과를 냈다.
아이가 있는 가정의 경우 부부의 취향에 따라 인테리어를 해도 아이 방만큼은 아기자기하고 화사하게 연출하려는 마음은 비슷한 듯하다. 이 부부 역시 자신들은 어두운 분위기를 좋아하지만 다섯 살 아들 시언이와 두 살 딸 지안이가 지내는 방은 경쾌하고 밝게 꾸몄다. 화이트와 그레이로 집 안 전체 분위기와 통일감을 주면서 북유럽풍 패턴 벽지와 파스텔톤 가구로 화사함을 더했다.
경쾌한 패턴의 벽지와 파스텔톤 가구로 화사한 느낌을 살린 아이 방. 2층 침대는 DIY 제품을 주문해서 직접 조립했다.
집 전체를 모두 둘러보고 나니 어느 곳 하나 특별하지 않은 공간이 없기에 부부가 가장 좋아하는 공간은 어느 곳일지 궁금해졌다. 한참을 망설일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강서희씨는 곧바로 “욕실”이라고 답한다. 침실 안에 마련된 욕실은 블랙과 그레이로 꾸며 모던한 멋이 나고, 거실 앞에 있는 욕실은 아이보리 컬러를 입혀 깨끗하고 밝은 분위기가 난다. 샤워 공간은 물때가 생기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가벽을 설치했는데, 헤링본과 세로 패턴의 타일을 시공해 개성 있으면서 멋스럽게 완성됐다.
거실 앞에 마련된 욕실. 아이보리톤으로 깔끔하고 화사하게 꾸몄는데, 타일을 다양하게 커팅해서 시공해 색다른 멋을 더했다. 가벽을 세워 샤워 공간을 분할하고 수납을 깔끔하게 한 점도 돋보인다.
예전에는 시간이 날 때 호텔에서 지내고 싶은 욕구가 강했는데, 이제는 더 예쁘고 근사한 자신들의 집이 훨씬 좋다는 박성진·강서희 부부. 특히 인테리어를 한 뒤 큰아들 시언이가 집이 좋아졌다고 감탄해 덩달아 뿌듯하고 기분이 무척 좋단다. 힘든 업무를 마치고 귀가를 하면 근사한 집에 사랑하는 아이들이 있어 부부는 요즘 하루하루가 더욱 행복하다.
수납공간을 확보하는 동시에 아일랜드 식탁을 설치하기 위해 냉장고를 사선으로 배치해 색다르면서 깔끔한 주방을 완성했다. 수도 파이프를 활용한 천장의 독특한 조명도 눈길을 끈다.
침실 안쪽에 마련된 욕실과 파우더룸. 침실에 있는 욕실은 모노톤으로 고급스럽게 꾸미고 한쪽에 헤링본 패턴을 시공해 포인트를 줬다.
■진행 / 장인화 기자 ■사진 / 김동연(프리랜서) ■시공 / 데꼬레디자인(02-6203-3716, blog.naver.com/decore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