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남자가 사는 집은 어떨까

그 남자가 사는 집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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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그루밍족은 뷰티와 패션을 넘어 집에도 많은 투자를 하는 듯하다. 근래 들어 SNS상에 올라오는 감각적인 홈 데코만 보더라도 상당수가 남자들이 꾸민 경우다. 과연 남자들의 공간은 어떤 분위기일까? 자신의 취향에 맞춰 집을 꾸민 남자들의 공간을 들여다봤다.

30대의 화이트 모던 하우스
인터넷에서 ‘셀프 인테리어’의 달인으로 유명한 파워 블로거 제이쓴의 포스팅을 감상하던 중 비포&애프터 사진을 본 순간 저절로 스크롤이 멈춰졌다. 좁고 촌스러웠던 26㎡(8평) 원룸이 외국 인테리어 잡지에 등장하는 아파트처럼 근사한 공간으로 탈바꿈한 것. 블로그에서 제이쓴이라는 닉네임을 사용하는 연제승씨는 값비싼 인테리어를 할 수 없는 자취생을 위해 셀프 인테리어를 돕는 ‘오지랖프로젝트’를 진행하는데, 46번째 집으로 서울 강남구의 한 8평 원룸을 선정했다.

셀프 인테리어의 달인으로 유명한 파워 블로거 연제승씨와 집주인 박정우씨가 함께 탄생시킨 화이트 모던 하우스. 칙칙하고 답답해 보였던 8평 원룸의 놀라운 대변신을 이뤄냈다.

셀프 인테리어의 달인으로 유명한 파워 블로거 연제승씨와 집주인 박정우씨가 함께 탄생시킨 화이트 모던 하우스. 칙칙하고 답답해 보였던 8평 원룸의 놀라운 대변신을 이뤄냈다.

구원의 손길을 받은 행운의 주인공은 금융업에 종사하는 박정우씨(32). 화이트톤으로 깨끗하게 꾸민 공간은 청소를 취미로 삼을 정도로 깔끔한 집주인의 성격과 어우러져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다른 원룸에 비해 채광이 좋고 깨끗한 톤을 선호하는 집 주인의 취향 등을 고려해 연제승씨는 화이트톤을 인테리어 컨셉트로 내세우고 노란 불빛이 감도는 조명으로 아늑한 느낌을 주면서 화이트 컬러 일색이 주는 단조로움을 덜어내고자 했다. 무엇보다 공간이 넓어 보이게 하는 것이 관건이었는데, 화이트 컬러를 쓴 것이 신의 한 수가 됐다. 옷가지가 적어 옷장은 두 세트 중 하나만 배치해 공간 활용도를 높였고, 서랍형 침대에 물건을 보관하면서 수납을 효율적으로 해결한 것도 좁은 집 인테리어에서 눈여겨봐야 할 점.

화이트톤에 원목 소재를 더해 따뜻하고 자연스러운 멋을 더한 주방.

화이트톤에 원목 소재를 더해 따뜻하고 자연스러운 멋을 더한 주방.

인테리어는 가장 먼저 벽을 화이트 컬러로 페인트칠하는 것부터 시작해 바닥에는 데코 타일을 깔고 기존의 소파 프레임과 탁자, 거울 등도 화이트로 칠해 깔끔하게 완성시켰다. 주방은 상부장을 떼어내 답답함을 없애고 원목 선반과 상판으로 따뜻하면서 자연스러운 멋을 더했다.

최소한의 비용으로 셀프 인테리어를 하고자 기존에 있던 가구를 화이트 컬러로 페인트칠해 분위기를 바꿨다. 컴퓨터 책상은 이케아에서 구입한 침구 커버를 활용해 꾸몄는데 마치 맞춤 패브릭처럼 잘 어우러진다.

최소한의 비용으로 셀프 인테리어를 하고자 기존에 있던 가구를 화이트 컬러로 페인트칠해 분위기를 바꿨다. 컴퓨터 책상은 이케아에서 구입한 침구 커버를 활용해 꾸몄는데 마치 맞춤 패브릭처럼 잘 어우러진다.

2년간 사는 전셋집이지만 워낙 멋스럽게 완성된 인테리어 덕분에 앞으로도 계속 살고 싶은 마음이 들 것 같지 않느냐는 질문에 박정우씨는 곧바로 “다음에는 신혼집에서 살아야죠!”라고 웃으며 대답한다. 짧은 시간을 살아도 만족스러운 공간에서 지내고 싶다는 그의 바람처럼 다음에는 신혼집에서 멋진 셀프 인테리어 실력을 발휘해주길 기대해본다.

답답해 보였던 상부장을 떼어냈더니 한층 깔끔하고 세련된 조리 공간이 됐다. 조리대 위에는 저렴한 집성목 상판을 깔았는데, 물이 닿으면 썩을 수 있어 우레탄 바니시를 바르고 말리는 작업을 했다.

답답해 보였던 상부장을 떼어냈더니 한층 깔끔하고 세련된 조리 공간이 됐다. 조리대 위에는 저렴한 집성목 상판을 깔았는데, 물이 닿으면 썩을 수 있어 우레탄 바니시를 바르고 말리는 작업을 했다.


칠판 페인트로 색다르게 꾸민 냉장고. 여기에 박정우씨의 버킷 리스트를 적어놓고 볼 때마다 꿈이 이뤄지길 희망하고 있다. 멋스럽긴 하지만 종종 지워지는 것이 단점이라고.

칠판 페인트로 색다르게 꾸민 냉장고. 여기에 박정우씨의 버킷 리스트를 적어놓고 볼 때마다 꿈이 이뤄지길 희망하고 있다. 멋스럽긴 하지만 종종 지워지는 것이 단점이라고.

40대의 취향 저격 파스텔 하우스
아기자기한 소품과 파스텔톤의 사랑스러운 인테리어. 마치 소녀가 살고 있을 것 같은 이 집은 40대 남자 황전환씨(42)의 공간이다. 마치 집이 아닌 자그마한 카페 같은 분위기를 풍기는데, 소품을 하나하나 들여놓은 감각이 예사롭지 않다. 그저 본인이 좋아하는 대로 꾸몄을 뿐이라며 쑥스러운 듯 웃어 보이는 집주인은 철제 프레임 책장이나 조명 갓, 협탁 등을 손수 만들어 인테리어를 할 정도로 손재주가 뛰어나다.

거실 겸 주방의 선반에는 알록달록한 컬러의 각종 주방 식기를 놓아 장식 효과를 냈다. 덕분에 카페처럼 아기자기한 분위기가 난다.

거실 겸 주방의 선반에는 알록달록한 컬러의 각종 주방 식기를 놓아 장식 효과를 냈다. 덕분에 카페처럼 아기자기한 분위기가 난다.

꽤 오랫동안 셀프 인테리어를 한 노하우가 반영됐을 듯한데, 스물여덟 살 때부터 혼자 살기 시작해 햇수로 14년 동안 자취생활을 했지만 정작 인테리어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건 2년 전부터라고. 우연히 온라인상의 인테리어 전문 카페를 보면서 의욕이 생겨 셀프 인테리어를 하기 시작했는데, 평소 좋아하는 소품을 하나씩 장식하고 벽에 페인트칠을 하며 가구를 리폼해서 완성하는 재미로 집을 꾸며나갔다. 그렇게 조금씩 좋아하는 대로 꾸미고 인테리어를 하다 보니 지금의 집이 완성됐다.

화이트톤 식탁에는 서로 다른 파스텔톤의 의자를 놓아 멋스럽다. 해파리 모형이 든 수족관으로 신비롭게 완성한 침실 한쪽 코너. 파스텔톤 벽에 깔끔한 타이포그래피 액자를 장식해 모던한 멋을 살렸다.

화이트톤 식탁에는 서로 다른 파스텔톤의 의자를 놓아 멋스럽다. 해파리 모형이 든 수족관으로 신비롭게 완성한 침실 한쪽 코너. 파스텔톤 벽에 깔끔한 타이포그래피 액자를 장식해 모던한 멋을 살렸다.

거실 겸 주방, 침실, 욕실로 이뤄진 59㎡(18평)의 공간은 전셋집의 제약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큰 변화 없이도 조화로운 인테리어가 완성됐다. 벽은 전체를 페인트칠하는 것보다 한 면만 파스텔톤으로 칠해 지루함을 덜었고, 대비되는 색감의 액자나 소품 등으로 포인트를 살렸다.

파스텔 블루로 한쪽 벽을 칠해 화사함을 더한 침실. 책상 위에는 선풍기를 재활용해 만든 조명 갓으로 색다르게 연출했다. 철제 프레임 책장도 황전환씨가 직접 만든 것.

파스텔 블루로 한쪽 벽을 칠해 화사함을 더한 침실. 책상 위에는 선풍기를 재활용해 만든 조명 갓으로 색다르게 연출했다. 철제 프레임 책장도 황전환씨가 직접 만든 것.

“그곳에 사는 사람의 마음에 드는 게 가장 좋은 인테리어라고 생각해요. 저 역시 제가 원하는 대로 꾸몄다는 점에서 오는 만족감이 크고요. 요즘에는 블로그에 인테리어를 하는 과정을 포스팅하며 여러 사람들과 소통하는 즐거움도 만끽하고 있어요.”

블루 협탁은 집주인이 2인 식탁을 직접 재단하고 페인트칠해 리폼한 것. 벽에는 감각적인 각양각색의 그릇을 장식해 꾸몄다. 그의 남다른 손재주가 특히 돋보이는 곳. 원하는 대로 집을 꾸미는 셀프 인테리어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낸 집주인 황전환씨.

블루 협탁은 집주인이 2인 식탁을 직접 재단하고 페인트칠해 리폼한 것. 벽에는 감각적인 각양각색의 그릇을 장식해 꾸몄다. 그의 남다른 손재주가 특히 돋보이는 곳. 원하는 대로 집을 꾸미는 셀프 인테리어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낸 집주인 황전환씨.

집을 꾸미는 손재주도 좋고 게다가 요리까지 잘한다니 그의 싱글 라이프는 꽤나 만족스러워 보인다.

50대의 휴(休)를 위한 럭셔리 하우스
사람마다 라이프스타일이 천차만별이고 지향하는 삶의 가치가 다양하기에 집에 대해 내리는 정의도 각자 다르게 마련. 경기대학교 초빙교수이자 흙표 흙침대 총판 대표를 맡고 있는 사업가인 김흥겸(59) 교수는 집에 대한 가치를 ‘휴식’에 둔다. 때문에 거주할 공간을 보러 다닐 때 휴식을 제대로 취할 수 있도록 나무가 잘 보이는 풍경을 중요시했는데, 강남 일대 50여 곳을 넘게 둘러보던 중 지금의 집을 본 순간 김 교수는 소위 ‘필’이 꽂혔다. 3년이 넘는 긴 시간을 투자해 찾은 이 아파트는 그동안 봤던 곳 중에서 외부에 나무가 가장 많고 그 덕분에 창밖으로 보이는 전경이 훌륭하다. 강단에서 시간학 강의를 하며 국내 유명 대학교 최고경영자과정(AMP) 선정 10대 명강사로 꼽힐 만큼 멋진 강의를 선보이는 김 교수는 모두에게 똑같이 주어진 1분 1초에 대한 소중함을 누구보다 잘 안다. 그런 만큼 집을 구하는 데 3년이라는 시간을 투자했다는 것은 그에게 집과 휴식의 가치가 얼마나 큰 의미를 지니는지를 보여준다.

집 안에 나무를 들여 바깥 풍경과 연결감을 준 거실. 보랏빛 색감이 멋스러운 소파와 동양적인 분위기가 나는 테이블은 아시안데코 제품.

집 안에 나무를 들여 바깥 풍경과 연결감을 준 거실. 보랏빛 색감이 멋스러운 소파와 동양적인 분위기가 나는 테이블은 아시안데코 제품.

“한자 ‘쉴 휴(休)’가 ‘사람 人’과 ‘나무 木’이 합쳐져 만들어진 것을 보면 사람에게 휴식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습니다. 외부에서 바쁜 일상을 보내고 귀가했을 때 집에서 휴식을 취할 수 있어야 하는데, 울창한 나무가 보이는 풍경은 그날의 피로를 씻어주고 안정감을 줍니다. 집에 오면 저절로 힐링이 되는 셈이죠.”

집에 대한 가치를 ‘휴식’에 두는 김흥겸 교수는 3년 동안 발품을 팔며 나무가 많은 전경을 갖춘 집을 찾았다.

집에 대한 가치를 ‘휴식’에 두는 김흥겸 교수는 3년 동안 발품을 팔며 나무가 많은 전경을 갖춘 집을 찾았다.

김흥겸 교수가 ‘집’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두 번째 요소는 가구를 조화롭게 들여놓는 것. 클래식한 분위기가 살아 있으면서 동양적인 멋이 나는 가구에서 편안함을 느끼는 그에게 아시안데코의 가구는 취향을 만족시켜주기에 충분했다. 소파부터 거실장, 테이블, 협탁 등에 이르기까지 대부분의 가구를 아시안데코 제품으로 들였는데, 그가 이 브랜드의 제품을 특히 좋아하는 이유는 최고급 자재만을 사용해 수공예 작업으로 만들어 고급스러우면서도 사용할수록 편안함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공간마다 직접 고른 가구를 놓아 전체적으로 통일된 분위기를 주면서 우아하고 세련된 집을 완성시킨 김흥겸 교수. 휴(休)와 미(美)가 동시에 공존하는 집, 생각보다 어려운 이 두 가지 조합을 그는 노련하게 이뤄냈다.

깔끔한 디자인에 아늑한 빛을 선사하는 조명은 김 교수가 미국에서 공수해온 것. 블랙과 골드 컬러의 조화가 멋스러운 테이블과 의자 세트는 아시안데코 제품.

깔끔한 디자인에 아늑한 빛을 선사하는 조명은 김 교수가 미국에서 공수해온 것. 블랙과 골드 컬러의 조화가 멋스러운 테이블과 의자 세트는 아시안데코 제품.

벽돌 패턴 벽이 멋스러운 침실 옆 복도. 곡선미가 돋보이는 협탁은 아시안데코 제품으로 공간에 고급스러운 멋을 더한다.

벽돌 패턴 벽이 멋스러운 침실 옆 복도. 곡선미가 돋보이는 협탁은 아시안데코 제품으로 공간에 고급스러운 멋을 더한다.

침실에서 욕실로 이어지는 복도에 마련된 드레스룸과 파우더룸. 수납장을 붙박이로 시공하고 화이트 컬러로 마감해 한결 깔끔하다.

침실에서 욕실로 이어지는 복도에 마련된 드레스룸과 파우더룸. 수납장을 붙박이로 시공하고 화이트 컬러로 마감해 한결 깔끔하다.


■진행 / 장인화 기자 ■사진 / 김동연(프리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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