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이트 컬러를 기본으로 모노톤 컬러를 추가해 차분하면서 모던하게 꾸민 거실. 옅은 그레이부터 짙은 그레이 컬러까지 감각적으로 매치한 톤온톤 데커레이션이 눈길을 끈다.
하지만 좋은 집으로 이사한 기쁨도 잠시, 촌스러운 체리색 나무 바닥과 유행이 지난 벽지, 화장실 타일이 부부의 마음을 불편하게 했다. 게다가 주방과 거실 사이에는 가벽이 설치돼 있어 넓은 공간이 비좁아 보이고, 침실은 안에 마련된 드레스룸 벽이 문 앞까지 가로막아 무척 답답했다. 강나은씨는 집이 예뻐 보이는 건 둘째 치더라도 우선 불필요한 가벽을 없애 답답함을 덜어내고 싶었다.
“아이가 크면서 장난감이 여기저기 놓이다 보니 거실이나 침실 각 공간의 구분이 없어지더라고요. 넓은 집으로 이사하면 놀이방, 침실, 거실 등이 제 기능을 할 수 있게 만들자 계획했고 아이들이 집에서 편하게 놀 수 있도록 하면서 좀 더 여유로운 공간에서 지내고 싶었어요. 인테리어는 시간이 지나도 멋스러울 수 있도록 클래식하면서 깔끔함을 지닌 모던한 스타일로 연출하려고 마음 먹었죠.”
새집에 대한 전반적인 밑그림이 구상되자 부부는 전문적인 인테리어 디자인 및 시공 업체를 알아보기 시작했다. 여러 잡지를 살펴보던 중 가장 눈길을 끈 곳은 카민디자인이었다. 기본적으로 모던함을 추구하면서 고급스러움을 살리는 점이 부부가 평소 추구하던 스타일과 잘 맞았던 것.

1 블랙&화이트로 모던하게 꾸민 다이닝룸. 블랙 마스킹테이프를 벽면에 붙여 독특한 장식 효과를 냈는데, 간단한 방법으로 세련된 멋을 낼 수 있어 참고해볼 만하다. 2 블랙&화이트로 모던하고 깔끔하게 완성한 현관과 중문. 수납장 맞은편에는 거울을 설치해 세련되면서 공간이 한층 넓어 보이는 효과가 난다.
카민디자인의 김창건 대표는 먼저 부부가 가장 큰 불만으로 꼽은 불필요한 가벽과 공간을 없애 넓은 평형대의 장점이 최대한 드러나는 여유로운 집으로 만들고자 했다. 집에 들어서면 시야가 확 트이는 넓은 거실을 마주하게 되는데, 원래 가벽이 있던 모습을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근사한 전망을 자랑한다. 특히 침실 입구 쪽에서 거실을 바라보면 다이닝룸과 주방까지 한눈에 담겨 인테리어 매장의 쇼룸을 보는 듯한 착각도 든다. 톤은 전체적으로 화이트에 모노톤을 섞어 모던한 멋을 가미했고 곳곳에 원목 소재를 섞어 따뜻한 느낌을 추가했다. 여기에 부부가 선호하는 클래식한 분위기를 내고자 방문과 침대 헤드 쪽 벽을 몰딩으로 디자인해 모던과 클래식한 분위기가 공존하는 인테리어를 완성시켰다.

1 화이트에 원목 상부장과 하부장, 아일랜드 식탁으로 고급스러움과 클래식한 멋을 가미한 주방. 대면형 주방으로 구조를 변경한 덕분에 요리를 하면서도 아이들을 지켜볼 수 있게 됐다.

1 화이트와 브라운 컬러를 위주로 꾸며 따스하면서 아늑한 분위기를 풍기는 침실. 침실 안에 있던 드레스룸 크기를 줄여 여유로운 공간을 확보했다. 2 드레스룸 크기를 줄였더니 침실에 코지 공간이 생겼는데, 깔끔한 화이트 수납장과 벽면 조명, 거울 등으로 꾸며 심플한 멋이 돋보인다. 3 여행의 추억이 담긴 사진들로 장식한 복도. 복도 끝에는 협탁에 화병을 올려놓아 분위기 있게 장식했다.
시선을 옮겨 침실로 향하면 고급 호텔의 스위트룸을 방불케 하는 널찍한 공간이 등장한다. 원래 침실 문 앞 가까이 드레스룸 벽이 세워져 있어 무척 답답해 보였는데, 드레스룸 크기를 줄였더니 공간이 훨씬 넓어 보이고 코지 공간까지 생겨 일석이조 효과를 누리게 됐다. 드레스룸이 줄면서 사라진 수납공간은 침대 맞은편에 월플렉스를 설치해 공간을 확보했고, 원목 수납장으로 한층 고급스러워 보이는 효과까지 얻었다. 전체적으로 화이트와 브라운 컬러를 중심으로 꾸며 따스한 기운과 아늑함이 충만한 침실로 탈바꿈했다.

카민디자인이 가장 심혈을 기울인 욕실. 평소 여행을 즐겨 다니며 ‘호텔 같은 욕실’을 꿈꿔온 부부를 위해 강렬한 블루 컬러와 돌 세면대, 세련된 타일 등으로 모던하면서 이국적인 멋이 나는 욕실을 완성시켰다.

분리돼 있던 두 공간을 합쳐 넓고 여유롭게 재탄생시킨 아이 방. 전체적으로 블루 계열의 컬러로 경쾌하고 활기찬 분위기를 내고 파스텔톤 침구와 소품으로 사랑스러움을 가미했다.
여행을 즐기며 외국의 근사한 인테리어를 무수히 봐왔지만 이제는 어디를 가든지 “집이 더 낫다”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는 이상현·강나은씨 부부. 평소 추구하는 취향뿐만 아니라 가족이 가치를 두는 삶의 방식과 효율적인 공간 해석, 여기에 감각적인 인테리어까지 고루 갖춘 집이 완성됐기에 앞으로도 부부에게 이보다 더 완벽한 공간은 없을 듯하다.
■진행 / 장인화 기자 ■사진 / 김동연(프리랜서) ■디자인·시공 / 카민디자인(02-545-2208, www.carmine-design.com) ■데커레이션 협찬 / 문인자(@darlangdeco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