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도예가들이 빚어낸 그릇

젊은 도예가들이 빚어낸 그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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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자기와 도예 작품의 경계를 넘나드는 젊은 도예가의 그릇들. 이천에 터를 잡고 작품 활동에 전념하고 있는 그들의 그릇에는 열정과 집념, 온기가 담겨 있다.

라기환의 단정한 백자
공예는 손맛이라고 하지만 도예가 라기환씨는 깔끔함과 단정함을 추구한다. 그릇으로서의 완성보다는 음식이라는 주인공을 만났을 때 주인공을 빛낼 수 있는 역할에 더욱 주목하기 때문이다. 그릇의 모양이나 색이 과해 음식이 돋보이지 않거나 초라해 보이는 것보단 그릇으로서의 쓰임에 최선을 다할 때 가장 조화로운 상차림이 완성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단정함은 음식을 담기 위한 그릇의 기본이자 그릇을 만드는 이의 마음이다. 그는 ‘나’를 표현하는 작업인 오브제 작업도 종종 하지만 ‘쓰임’을 표현하는 작업인 생활 자기에 더 큰 의미를 두고 있다. 자신이 만든 그릇이 제대로 쓰이는 모습을 볼 때가 가장 즐겁다며 웃는 모습에서 단정하고 깨끗한 백자가 연상되는 것은 당연한 일인지도 모르겠다.

젊은 도예가들이 빚어낸 그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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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공예품이 아름답지만 도자기만큼 생활과 밀접한 공예품이 또 있겠냐고 말하는 라기환 작가. 사람들의 일상 혹은 일생을 함께할 수 있다는 점이 무엇보다 매력적이라며 그릇에 대한 애정을 숨기지 않는다. 앞으로 달 항아리를 모티브로 한 오브제나 소품 등에도 관심을 둘 예정이라고 하니 그의 손에서 탄생할 단정한 작품들이 기다려진다.

젊은 도예가들이 빚어낸 그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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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삼단합 뚜껑이 있는 그릇인 합은 음식을 담거나 작은 소품을 보관하는 용도로 사용할 수도 있지만 그대로 두어도 장식 효과를 낼 수 있다. 2 화기 그릇을 포갠 듯 입체감이 느껴져 꽃이 없어도 장식용 오브제로 충분히 멋스럽다. 3 물방울 접시 물방울 모양의 접시로 손님 초대상의 앞 접시로 사용하거나 각종 반찬을 조금씩 올려 상 위에 놓아도 잘 어울린다. 4 민무늬 주전자와 잔 술주전자나 찻주전자 등 격식 있는 상차림에 품격을 더한다. 5 굽 높은 잔 막걸리 잔이나 와인 잔으로 사용할 수 있으며 손잡이 대신 굽을 들어 쓸 수 있어 뜨거운 음료도 담을 수 있다.

김국환의 자연을 담은 청자
도예가 김국환씨는 자연에서 모티브를 얻어 청자로 재해석하는 상형 청자 작업을 주로 하고 있다. 나뭇잎, 꽃, 새, 물고기, 파도, 돌 등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자연의 특징과 아름다움을 그릇으로 표현한다. 잎이 오그라드는 형태를 자연스럽게 보여주는 연잎 접시, 줄기까지 섬세하게 표현한 대나무 접시 등 그의 그릇은 볼수록 편안하고 정이 간다.

젊은 도예가들이 빚어낸 그릇

젊은 도예가들이 빚어낸 그릇

김 작가는 그릇을 만들기 전 어떤 음식을 담을지를 먼저 고려하는데, 생각지도 못했던 방식으로 자신의 그릇을 사용할 때 작업의 재미를 느낀다. 더불어 그릇은 단순히 음식을 담는 것뿐 아니라 새로운 식문화를 만들어가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확신하게 된다. 그는 도자기의 매력을 ‘깨짐’이라고 말한다. 깨질 수 있기에 일반 플라스틱 그릇이나 스테인리스스틸 그릇을 사용할 때와는 달리 보관, 세척 등 소소한 부분까지 신경 쓰며 정성을 들여야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정성은 그대로 한 끼 밥상에 배어들어 가족의 행복이 되기도 한다. 생활 자기 위주로 작업하는 김 작가는 집 안을 풍요롭게 만들 수 있는 도자기로 만든 인테리어 소품을 구상 중이라고 한다. 그의 그릇만큼이나 새로운 작업 역시 집 안 곳곳에서 행복을 주는 모습을 기대해본다.

젊은 도예가들이 빚어낸 그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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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대나무 접시 방금 대나무에서 딴 듯 생동감 넘치는 모양이 특징으로 음식을 담지 않아도 그 자체로 장식용 오브제가 된다. 2 연잎 앞 접시 가운데가 오목하게 들어간 접시로 진한 청색과 연한 청색을 띤다. 3 모란 앞 접시 활짝 핀 모란꽃 모양의 접시로 선물용으로도 인기가 높다. 4 청자 민무늬 밥·국그릇 청자의 우아함이 살아있는 밥·국그릇은 식탁 위의 품격을 더하다.

현상화의 무뚝뚝한 다구
모던하면서 시크하다. 무뚝뚝한데 부드럽다. 흔히 볼 수 없었던 독창적인 다구 작업을 하는 도예가 현상화씨는 그가 만든 작업과 어딘지 모르게 닮았다. 다른 작가들과 차별성을 두기 위해 ‘블랙 마운틴’과 ‘러시안 리버’라는 수입 흙을 사용하는데, 흙 자체가 주는 컬러감과 원초적인 느낌이 그의 표현 의도와 잘 맞는다고. 작업 방식도 다른 작가들과 달리 일명 판성형을 선호한다. 과정은 간단하지만 디테일이나 자기만의 개성으로 접근한다면 또 다른 결과물이 나온다고 믿는다. 그의 작업은 주재료인 도자기 외에 타 재료를 사용하는 것도 특징이다. 도자기라는 시각적인 관념에서 벗어나 ‘마시기 위한 도구’라는 추상적인 의미로 접근해 금속, 가죽을 도자기와 접목시켰다.

젊은 도예가들이 빚어낸 그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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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브제 작업을 위주로 하는 현 작가는 다구를 만들면서 본인의 손에서 나온 형태가 누군가의 생활에 흡수되고 사용되는 색다른 경험이 즐겁다고 한다. 올해는 그가 만든 컵들을 이용한 설치 전시와 시각적인 가구가 아닌 실용을 전제로 한 도자 가구를 제작할 예정이라고 하니 이 역시 기대된다.

젊은 도예가들이 빚어낸 그릇

젊은 도예가들이 빚어낸 그릇

1 커피 드리퍼 구멍이 3개 있는 칼리타 방식의 드리퍼로 독특한 모양이 인상적이다. 2 저그 B 커피용 주전자 외에 잎차 용도의 주전자로도 활용할 수 있다. 3 머그 Y 350ml 용량의 일반적인 크기의 머그. 4 에프레소 R 에소프레소 원샷 용도로 제작했으며 원샷의 경우 잔의 8부 정도 담긴다. 5 클립머그 B 에소프레소 더블 용도로 제작했으며 금속 손잡이 형태가 클립과 같은 형태를 이뤄 붙은 이름이다. 6 풀머그 B 500ml 용량의 머그로 사무실에서도 분위기 있게 티타임을 즐길 수 있다.

■진행 / 이진주 기자 ■사진 / 이민희(프리랜서) ■촬영 협조 / 다이닝오브제(070-5066-22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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