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프 인테리어로 완성한 동화 같은 집

셀프 인테리어로 완성한 동화 같은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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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애니메이션 ‘빨강 머리 앤’을 보며 포근한 다락방의 로망을 키웠다는 김화희씨. 셀프 인테리어로 꾸민 복층 빌라는 집주인의 오랜 로망을 담아 동화 같은 공간으로 탄생했다.

높은 원목 천장과 테이블, 아기자기한 소품이 어우러져 카페를 연상시키는 거실.

높은 원목 천장과 테이블, 아기자기한 소품이 어우러져 카페를 연상시키는 거실.

인천에 위치한 130㎡(40평)의 복층 빌라. 엘리베이터가 없는 탓에 숨을 헐떡이며 제일 위층으로 올라가니 집주인 김화희씨(39)가 반갑게 맞이한다. 집 안에 들어서니 카페를 연상시키는 편안하면서 세련된 분위기의 거실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거실을 지나 2층으로 올라간 순간 탄성이 절로 나온다. 인형과 아기자기한 소품으로 장식한 컬러풀한 공간에서 금방이라도 ‘빨강 머리 앤’이 튀어나올 것만 같다. 집이 정말 예쁘다는 기자의 감탄에 김화희씨는 수줍게 웃으며 말한다.

“요즘 대부분 심플한 북유럽 스타일을 선호하잖아요. 하지만 저는 아기자기하면서 컬러풀한 인테리어를 좋아해요. 아동 미술 강사로 오랫동안 일한 영향이 있는 것 같아요. 옐로, 핑크, 민트 등 처음 이 집을 보고 머릿속에 떠올린 색감들로 집을 꾸몄죠.”

핸드메이드 작가로 활동 중인 김화희씨는 2층 작업실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낸다.

핸드메이드 작가로 활동 중인 김화희씨는 2층 작업실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낸다.

더욱 놀라운 것은 이 집을 셀프 인테리어로 꾸몄다는 것. 20년도 더 된 낡은 아파트에 신혼집을 꾸리면서 페인팅을 하고 시트지를 붙이던 것이 셀프 인테리어의 시작이 됐다. 그렇게 차근차근 꾸미며 셀프 인테리어에 빠진 그녀는 5년 전 이 집에 이사를 오면서는 침실의 벽지를 빼고는 전체 인테리어를 직접 구상하고 시공했다. 하나둘 자신의 취향을 담아 바꾸다 보니 지금의 동화 같은 집이 완성됐다. 셀프 인테리어의 과정이 힘들기도 했지만 처음과 사뭇 달라진 모습을 보며 보람을 느낀다는 김화희씨. 셀프 인테리어를 하며 힘들었던 시간들도 이제는 좋은 추억이 됐다.

타이포그래피 장식과 마네킹으로 꾸민 작업실 입구.

타이포그래피 장식과 마네킹으로 꾸민 작업실 입구.

셀프 인테리어로 완성한 로망의 공간
핸드메이드 작가로 활동 중인 김화희씨는 작업에 필요한 재료가 많고 작업하는 동안 집중해야 하기 때문에 자신만의 작업 공간은 필수다. 이 집에 이사 오기 전에는 작업실을 따로 얻어 집과 오가는 생활을 몇 년 동안 이어갔다. 집과 작업실의 거리가 멀었던 편이라 이동 시간에 지치기 일쑤였고 편안하게 작업할 수 있는 홈 오피스 공간의 필요성을 느껴 이사를 결심하게 됐다. 그녀는 남편과 상의 끝에 집과 작업 공간을 분리할 수 있는 복층 빌라를 선택했다. 처음 이곳에 이사 왔을 때는 지금과 사뭇 다른 앤티크한 분위기였다고. 전체적으로 화이트 컬러가 베이스였지만 거실이나 주방 한쪽은 예전에 유행하던 큼지막한 꽃무늬 벽지였고, 블랙과 금색이 섞인 몰딩 등이 촌스러운 분위기였다. 자신의 취향을 반영해 아기자기하면서도 컬러풀하게 꾸미기로 결심하고 하나둘 실천에 옮겼다.

라디오를 자주 듣는 부부의 거실은 유쾌한 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라디오를 자주 듣는 부부의 거실은 유쾌한 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거실 한쪽에 향초와 기타를 장식해 포인트 공간으로 꾸몄다.

거실 한쪽에 향초와 기타를 장식해 포인트 공간으로 꾸몄다.

다락방의 포근함에 아기자기함을 더한 2층의 게스트 룸.

다락방의 포근함에 아기자기함을 더한 2층의 게스트 룸.

집 안에 들어서면 바로 보이는 거실은 화이트 컬러를 베이스로 아기자기한 소품을 배치했다. 집에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공간인 만큼 화려하게 꾸미기보다는 편안한 분위기로 완성했다. 원목 천장과 어울리는 테이블을 중앙에 두고 화이트 벤치를 놓아 카페처럼 연출한 것이 포인트. 거실 한쪽에는 책을 높이 쌓고 그 위에 라디오를 올려놓았는데, 빈티지하면서 멋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꽃무늬 벽지가 있던 공간은 자연스러운 분위기를 살리기 위해 핸디코트 작업으로 깔끔한 화이트 벽을 완성했다.

계단 밑바닥에 화이트 판을 붙이고 레터링 스티커로 꾸며 인테리어 효과를 냈다.

계단 밑바닥에 화이트 판을 붙이고 레터링 스티커로 꾸며 인테리어 효과를 냈다.

주방은 김화희씨가 가장 신경 쓴 공간으로 거실을 화이트톤으로 심플하게 꾸민 대신 주방은 아기자기한 느낌으로 컬러풀하게 꾸몄다. 언젠가는 평소 좋아하는 옐로 컬러로 주방을 꾸미리라 다짐했던 소망을 이사하면서 이룬 것. 싱크대의 상부장은 화이트로, 하부장은 옐로 컬러로 화사하게 색을 입히고 손잡이는 가구와 통일되게 원목 소재로 교체했다. 기존의 손잡이는 1구인 데 반해 새로 구매한 손잡이는 2구라 문짝마다 구멍을 하나 더 뚫는 수고까지 마다하지 않은 덕분에 지금의 주방이 완성됐다.

햇살이 잘 들어오는 창가 앞에 의자를 놓아 부부만의 공간으로 탄생시켰다.

햇살이 잘 들어오는 창가 앞에 의자를 놓아 부부만의 공간으로 탄생시켰다.

“어릴 적 소꿉장난을 하던 주방놀이 장난감처럼 아기자기하게 꾸미고 싶었어요. 신경을 많이 쓴 대신 힘이 좀 들었죠. 주방을 고치는 데 일주일 정도의 시간이 들었는데 정말 다시 하라면 못할 것 같아요. 그래도 화사한 옐로 컬러 덕분에 주방에 들어서면 저절로 콧노래가 나와요. 요리하는 시간도 훨씬 즐거워졌고요.”

동심을 불러일으키는 아기자기한 2층 공간.

동심을 불러일으키는 아기자기한 2층 공간.

동화가 펼쳐지는 공간
주방이 김화희씨의 취향이 반영된 곳이라면 부부의 침실은 남편의 의견이 적극 반영된 곳이다. 휴식을 취하는 공간인 만큼 불필요한 가구들을 빼고 최대한 심플하게 꾸민 것이 특징. 대신 아내의 아기자기한 감성을 더해 한쪽 면을 파스텔 핑크 컬러 벽지로 교체하고 선반을 달아 리스와 화분 등을 놓았다.

나무 바구니를 천장에 걸어 내추럴한 분위기의 장식품으로 활용했다.

나무 바구니를 천장에 걸어 내추럴한 분위기의 장식품으로 활용했다.

좁은 계단을 올라가면 이 집의 하이라이트인 동화 속 공간 같은 2층이 펼쳐진다. 옐로, 핑크, 민트 등 벽마다 다른 컬러로 칠하고 인형과 레터링 스티커로 아기자기한 분위기를 살렸다. 2층에 위치한 손님방은 다락방의 포근한 분위기를 더하면서 김화희씨의 로망이었던 애니메이션 ‘빨강 머리 앤’의 방처럼 꾸몄다. 1층과 마찬가지로 모든 가구는 원목으로 선택해 자연스러움을 살리고 액자, 인형, 패턴 침구 등으로 포인트를 줬다. 덕분에 이 집을 방문하는 손님들은 동심으로 돌아간 듯한 기분이 든다며 일부러 자고 가기도 할 정도다. 2층의 제일 안쪽에는 김화희씨가 하루 중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작업실이 있다. 직접 만든 손뜨개 제품들과 아끼는 인형으로 벽면을 빼곡하게 장식한 대신 다른 공간과 통일되게 원목 가구를 배치해 분위기를 중화시킨 것이 특징.

심플하게 꾸민 부부의 침실. 별빛이 쏟아지는 것 같은 펀칭 디테일의 암막 커튼이 인상적이다.

심플하게 꾸민 부부의 침실. 별빛이 쏟아지는 것 같은 펀칭 디테일의 암막 커튼이 인상적이다.

“작업실을 2층으로 옮기고 나서 작업이 더욱 잘되는 것 같아요. 다락방 특유의 포근한 분위기 덕분인지 2층에 올라오면 마음이 편안해지거든요. 작업실이 2층의 제일 안쪽에 위치해 다른 공간과 떨어져 있다 보니 집중도 더 잘되고 시끄러운 재봉틀 소리도 집 안에 덜 울리고요. 이곳에 한 번 들어오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작업하게 된답니다.”

2층에서 내려다본 1층 거실 풍경.

2층에서 내려다본 1층 거실 풍경.

집 안 전체를 혼자서 꾸미고 나니 이제는 셀프 인테리어 준전문가가 다 됐다는 김화희씨. 싫증을 잘 내는 성격 탓에 계절이 바뀌면 인테리어 또한 바꾸는 편이다. 하지만 앞으로도 현재의 아기자기한 분위기는 계속 유지할 생각이다. 컬러풀한 색감 덕분에 집에서도 활기가 넘치고 동심으로 돌아가 순수해진 것 같은 기분이 든다고.

주방 옆 작은 방은 그릇을 보관하는 공간으로 사용 중.

주방 옆 작은 방은 그릇을 보관하는 공간으로 사용 중.

2층 복도 한켠은 컴퓨터 작업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꾸몄다. 핑크톤의 인테리어가 사랑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2층 복도 한켠은 컴퓨터 작업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꾸몄다. 핑크톤의 인테리어가 사랑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오롯이 내가 원하는 스타일로 꾸밀 수 있는 것이 셀프 인테리어의 가장 큰 매력이죠. 한 번에 인테리어 공사를 하지 않아도 살면서 수시로 변화를 줄 수 있다는 것도 좋아요. 이 집 구석구석 제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이 없어요. 그래서 집에 대한 애착도 더 크고요. 당분간 이사는 절대 가지 않을 생각이에요. 그동안 고생한 것이 아까워서라도 못 가죠. 나중에 혹시 이사를 가서 또 다른 콘셉트로 꾸민다면 「레이디경향」을 다시 초대할게요. 그때도 놀러 와주실 거죠?”

■진행 / 김자혜 기자 ■사진 / 김동연(프리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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