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버는 주택 ‘상가 주택’의 좋은 예를 찾아서

돈 버는 주택 ‘상가 주택’의 좋은 예를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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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상가 주택을 세운 두 명의 건축주 이야기. EBS 제공 사진 크게보기

특별한 상가 주택을 세운 두 명의 건축주 이야기. EBS 제공

주택하면 단독주택만 답일까? 주택을 통해 ‘소득 파이프 라인’을 구축한 이들을 만난다. 평생직장이 없어지고 기대수명이 늘어나게 된 이 시점. 내가 주거할 수 있는 주택을 지으면서 돈까지 벌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 실행에 옮긴 두 건축주의 이야기다.

파워 J 건축주 , 집과 노후 두 마리 토끼 잡기

경상북도 문경시, 고만고만한 건물들이 어깨를 맞대고 있는 도심 한가운데, 홀로 우뚝 다섯 개의 커다란 원통 조형물을 지붕에 얹고 있는 하얀 건물이 눈에 띈다. 이런 디자인은 서울에서도 보기 힘든 건축물이다. 다섯 개의 원통이 얹힌 건물에 사는 이는 1층에 복어요릿집을 운영하는 50대 중반 부부다. 꼼꼼하고 계획적인 성격의 남편 신성호 씨는 상가주택은 사람들의 이목과 발길을 끄는 특별한 요소가 있어야 한다는 소신으로, 같은 자리에 있었던 기존의 평범한 상가주택을 과감히 허물고 지금의 독특한 상가주택을 신축했다.

이색적인 디자인과 구조의 상가주택은 설계까지도 1년 가까운 시간이 걸렸지만, 문제는 시공이었다. 지붕이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다섯 개의 원통으로 되어있다 보니, 접촉한 10여 군데의 시공사 모두 난색을 보였단다. 지붕 모양을 평면이나 삼각형이나 바꾸면 공사비를 깎아주겠다는 제안에도 신성호 씨는 ‘소신을 꺾으면 나중에 후회한다’는 생각으로 처음 계획대로 밀어붙였고 무사히 지붕 5개가 올라갔다.

한편 무난하고 평범한 상가주택을 원했던 아내 민영순 씨는 처음엔 반대했지만, 지금은 남편의 혜안을 인정한다.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독특한 디자인의 상가주택 덕분에 지역의 명물이 되었고 그로 인한 손님 유입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상가주택 4층은 부부의 보금자리. 두 딸이 취업과 진학으로 독립해, 앞으로 부부만 살게 될 집이 클 필요가 없다고 판단한 결과다. 생활 공간은 작게 설계하고 대신 양옆으로 널찍한 테라스를 만들어, 개방감 있고 실제 평수보다 커 보이는 효과를 줬다. 테라스에는 전문 조경사가 설계한 정원을 만들었다. 상가주택의 꼭대기 층에 내 집 앞 정원을 만들어 꽃과 나무를 가꾸며, 상가주택이지만 전원주택의 여유로움까지 누리고 있다.

신성호 씨는 ‘내가 모르는 분야는 전문가에게’라는 원칙으로 자신이 문외한인 분야는 전문가의 컨설팅을 받았다. 전문가의 조언대로 상권분석을 통해 상가주택 2층에 카페, 3층에 스터디 카페를 두어 각각 임대 소득과 영업이익을 얻고 있다. 특히 스터디 카페의 경우, 서울의 잘 된다는 스터디 카페를 전부 답사하며 장단점을 파악, 최적의 상태를 고민해 복층 구조로 만들어 손님들의 민원을 줄였다. 또 무인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노후에도 꾸준히 관리할 수 있는 장점도 지녔다.

‘이자’를 ‘이익’으로 바꿔줄 젊은 셰프의 상가주택

전통 한옥마을이 상징인 전라북도 전주시에서 요즘 신축 아파트가 가장 많은 지역이 있다. 대단위 택지개발 사업으로 신도시가 형성된 이 지역은 고층 아파트 단지와 근린상가 단지가 사이좋게 조성되어 있는데... 비슷한 외관의 상가 건물들 사이, 매력적인 적벽돌과 시크한 검은색 스토 외장재로 마감해 언뜻 보기엔 단독주택처럼 보이는 건물 한 채가 눈에 띈다.

바로 앞에 호수가 있어 호수 호(湖)에 좋을 호(好)를 써서 이름 붙인 ‘호호가’에는 건축주인 남편 오동훈 씨와 아내 최종화 씨가 살고 있다. 20년 차 양식 셰프인 남편 오 씨는 1층에 이탈리안 레스토랑을 운영하고 있다. 셰프로 일하다 자신의 가게를 갖고 싶어 상가를 알아보던 중, 상가 임대료와 가족이 살 아파트를 구하는데 들일 비용이나, 땅을 사서 건물을 짓는 비용이나 큰 차이 없다는 부동산 중개인의 조언에 건축을 결심하게 되었단다. 2층이나 3층이나 건축 비용에 별 차이가 없다는 걸 알게 되어 짓는 김에 한 층을 더 올려 2층은 신혼부부 두 세대에 각각 임대하고 있다.

‘호호가’는 세심한 배려와 미스터리한 동선이 눈에 띄는 집이다. 2층 세입자들과 주인 세대의 현관 동선을 따로 배치해 세입자와 주인이 마주치지 않는 구조로 불필요한 마주침을 줄여 세입자를 배려했다. 길게 난 원목 계단을 올라 3층에 닿으면 중정이 반긴다. 집 구해주는 프로그램을 즐겨보며 중정에 대한 로망을 품고 있었던 아내 최 씨의 요구사항이었단다. 그리고 커다랗고 다양한 모양의 창을 건물 사면에 많이 내서 온종일 외부의 풍경과 햇빛이 들어오게 했다. 단풍나무를 심은 중정과 다양한 창을 통해 푸르름을 집안으로 끌어들여 상가주택이지만 오롯이 ‘집’ 같은 분위기를 완성했다.

남편 오 씨가 가장 신경 쓴 곳은 바로 주방이다. 고가의 스테인리스 상판으로 제작한 싱크대와 보조 주방을 두었다. 상가주택이지만 그냥 예쁜 단독주택처럼 보이길 원했던 오 씨의 고민이 녹아있는 요소가 하나 더 있다. 바로 후드 설계다. 식당 건물이라면 보통 외부로 드러나게 되는 후드를 집 내부로 숨겨 인테리어 요소로 감쪽같이 승화시켰다.

상가주택을 짓느라 대출을 많이 받아 매달 이자를 갚아 나가야 하지만, 그것이 부부를 더 열심히 살게 하는 원동력이 되어주고 있단다. 1층 레스토랑 공간 한쪽에 파티룸을 만들어 돌잔치 등의 이벤트 예약을 많이 받고 있는데 아내 최 씨는 돌잔치에 쓰이는 풍선과 토퍼 등 소품을 직접 제작해 짭짤한 부가 수익을 얻고 있다. 자세한 내용은 6월 25일 밤 9시 55분 EBS1 <건축탐구 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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