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루에도 몇 번씩, 오가는 쎄느강의 유람선 바또무쉬를 타면 미라보아래 쎄느강은 흐르고 우리네 사랑도 흘러만 간다. 어느 프랑스 시인의 아름다운 시처럼 미라보다리를 지난다. 그리고 다리 밑을 지날 때 키스하면 사랑이 이루어진다는 퐁마리도 지난다.
어린아이의, 속눈썹 같은 잎들이 파릇파릇 돋아나면, 내 젊음의 한 자락을 보낸 이, 오래된 고성과 같은 파리는 다시 순결을 얻는다. 그 순결의 하얀 드레스를 입고, 봄날에 파리를 걸었던 나의 결혼식과, 신혼여행 대신 가난한 유학생이 결혼첫날 묵어야했던 누추한 호텔을 기억해본다. 하지만 결혼식 날만큼은 가장 아름다운 신부로 세상의 주인공인 것이다. 사월의 신부가 가장 아름답다했던가?
누구나 떠나는 신혼여행, 이 여행에서 돌아온 신랑신부를 맞이하는 방은 상큼하고 낭만적이기를 소망한다. 그러나 기억해야 할 것은 그 방에서 새털같이 많은 날을 살게 될 것 이라는 것이다. 그러므로 가구하나, 소품하나를 고르더라도 알뜰하고 슬기로운 주부로써의 모습을 간직하는 것이 중요하다. 달콤한 신혼 분위기를 연출하며 알뜰하기란 여간 까다로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가능하면 주변에 전문가들에게 조언을 구하는 것도 좋은 일이다.
우선 Liste de marriage (리스트 드 마리아지, 혼수 품목 리스트) 를 반드시 적어놓고 하나하나 점검하며 또 필요한 우선순위를 짚어가며 물품을 구입하도록 한다. 화려한 장식은 오히려 쉽게 싫증이 나므로 가구나, 소파는 비교적 단순한 디자인, 즉 미니멀한 디자인의 것을 구입하자. 화이트 톤의 가구를 선택하려는 독자들은 표면 처리가 너무 반짝이지 않고 은은한 광택 느낌이 나는 것을 고르는 것이 좋다. 너무 반짝이는 광택 처리된 가구의 경우 멋스러운 느낌보다는 인위적이며, 전형적인 촌스러움으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장롱 침대 소파 등을 미니멀한 디자인으로 선택한 다음 패브릭과 다양한 인테리어 소품들을 이용해 trendy한 로맨티즘을 연출해본다. 너무 진한 라벤다향이 아닌, 향긋한 장미나, 레몬향이라고 할까? 봄과 신혼의 계절에 맞게 집안의 전체 톤을 밝고 깨끗한 색으로 유지하되, 꿀맛 같은 신혼을 상징하는 사랑스러움과, 아기자기함을 또한 놓치지 말자.
만일 밝고, 내츄럴한 분위기를 추구하는 신랑신부라면 틀에 박힌 소파 보다는 사진에서 보듯이 화이트와 베이지색의 맞춤 매트리스는 어떨까? 우선 집안의 어느 위치에 놓을 것인가를 정한다음 크기를 재고 패브릭 전문점이나 소파 맞춤집에 가서 천을 골라 맞춤 주문을 한다. 천은 특히 더러움이 쉽게 타므로 이점을 유의해서 세탁이용이한 종류의 천으로 선택하자. 그리고 개인용 의자나 개인용 소파를 2개 정도원탁과 함께 구입해 놓으면 덩그마니 꽉짜여진 3~4인용 소파를 거실에 펼쳐놓은 것보다 서로 다른 두 가지의 분위기가 연출됨으로써 더욱 감각적으로 보이지 않을까?

그리고 마지막으로, 현명한 신부라면 집안의 어느 한쪽, 아주 작은 공간이라도 좋으니 남편만을 위한 작은 공간을 하나 마련해놓자. 접었다 폈다 할 수 있는 책상이라면 (사진) 크기 조절이 가능하므로 작은 공간 내에서 활용이 더욱 유용하겠다.
가슴 벅차고 들뜬 마음을 조금 가라앉히고, 알뜰하게 물품을 하나하나구입하고 매번물건들의 조화와 통일성을 고려하여, 구입하는 것을 잊지 말 도록하자. 만약 2,3월경 파리에 오게 된다면 갤러리 라파이에트나, 쁘랭땅 백화점 결혼 준비코너에 들러 웨딩드레스 쇼를 무료로 관람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지 말 것.

쎄느강변의 거리의 악사.
파리 쌩쉴피스가의 침구와 소품전문점 리테리
흰색의 누빔처리된 침대와 이불커버, 로마의 조각장식품을 연상하게하는 쎄라믹 재질의 침실용 촛대(파리 쉐르시미디 가의 패브릭 전문점)
방안의 어느한쪽에 잘잘한 꽃무늬 쿠션과 종이로 만든 꽃장식품등으로 로맨틱한 분위기를 연출해본다.(파리 쉐르시 미디가의 패브릭 전문점)
고은 마에 천연 염료를 입힌 목욕수건과 릴렉스용 아로마틱 목용용품 (파리 다사가의 목욕용품점)
로라 애슐리 제품의 꽃무늬 천의 개인용소파. 원탁과 함께 매치
소파 커튼 쿠션등 홈 패브릭 컬러를 소프트한 색으로 통일하면 세련되면서도 포근한 공간이 연출된다.
피로연 식탁 . 보라색과 은색의 매치가 환상적인 느낌. 큰식탁의 가운데에 보라색 꽃잎을 뿌려 장식함으로 독특한느낌 연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