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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내 남자의 사춘기 혹은 갱년기
아버지는, 남편은, 아들은 늘 강해야 한다는 사회적 통념 때문일까. 때때로 그들이 내보이는 감정 표현이 낯설고 그들이 흘리는 눈물에 몸 둘 바를 모르겠다. 갈대처럼 흔들리는 남편을 보다 더 깊게, 보다 더 가깝게 이해하기 위한 지혜의 팁은 없을까. 남편 탐구생활의 마지막 주제는 내 남편의 사춘기 혹은 갱년기다.얼마 전 난데없는 남편의 삐딱한 행동에 당황한 적이 있었어요. 저에게 서운한 것이 있는 것도 아니고 다툰 것도 아닌데 말이죠. 이유를 물으니 “별거 아니야”, “됐어. 신경 쓰지 마”라는 답변만 돌아오고…. 답답한 마음에 친구에게 고민을 털어놓으니 그 집 남편도 종종 그런다고 하더라고요. 사춘기 청소년 못지않은 질풍노도의 시기를 겪는 우리 남편, 왜 그러는 걸까요?사춘기가 시작되는 연령은 다들 알아요. 중학교 혹은 초등학교 고학년 때. 그렇다면 끝나는 시기에 대해서도 아시나요? 으레 스무 살이 넘으면 키도 더 이상 안 자라고 2차 성징도 없고 하니 그렇게 마무리됐을 것이... -
(11) 아빠도 슈퍼맨이고 싶다!
임신 소식에 기뻐하고, 태어난 아이를 예뻐하는 것도 잠시. 아내의 임신, 출산을 지켜보고 나아가 육아 전쟁을 치르며 남편들은 말 그대로 ‘멘붕’ 상황을 겪는다. 그래도 육아는 엄마의 몫이라 여기는 남편들의 이율배반적인 태도! 그 속마음이 궁금하다.Q 아이가 생겼다! 남편들의 반응은 주로 두 가지예요. ‘행복하다’와 ‘이제 내 인생은 끝이다!(웃음)’ 아내의 임신 소식을 접한 남편들의 솔직한 심경은 무엇인가요?표현 방식이 아내들과 다를 뿐이지 남편들도 임신 소식을 접했을 때 기쁜 마음이 가장 먼저 앞서기는 해요. 그렇지만 기쁜 마음보다 더 크게 생기는 감정은 혼란이에요. 아내들은 임신일까, 아닐까 밤새 끙끙거리다가 새벽에 일어나 테스트기를 통해 임신을 확인하잖아요. 하지만 대부분의 남편들은 무방비 상태로 아내에게 임신 소식을 전해 듣게 되거든요. 또 엄마들은 몸의 변화를 몸소 느끼는 데 반해 아빠들은 그렇질 못해요. 현실적으로 와 닿지 않다 보니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 -
(10) 그의 S파일을 찾다
때때로 음란 행위나 음담패설로 구설수에 오르는 각계각층 유명 인사들의 뉴스를 접하곤 한다. 어떻게 그럴 수 있지? 무엇 때문에 그랬을까? 충격과 분노에서 벗어날 무렵 문득 ‘혹시 내 남편도?’라는 물음표가 생긴다. 아내들은 이해할 수 없는, 혹은 이해하고 싶지 않은 남편들의 성(性)에 대한 뇌구조! 아내 몰래 ‘야동’을 보는 은밀한 내 남편의 심리가 궁금하다.Q 단도직입적으로 가장 궁금한 건 남편들이 ‘야동’을 보는 이유예요.남자 고등학교에서 인기 투표를 하면 1위는 운동을 잘하는 아이예요. 2위는 웃기는 아이, 3위는 공부 잘하는 아이. 여기까진 모두가 아는 사실이에요. 그럼 4위는? 바로 ‘야동’을 갖고 있는 아이! 시대가 지나도 불변의 법칙이 아닐까 싶어요. 제 시대엔 일명 ‘공급책’이라 불렸는데, 그 친구들이 ‘신상’을 갖고 오면 순서를 정해서 돌려보곤 했어요. 그 아이에게 잘 보이기 위해 로비도 했고요. 말을 안 할 뿐이지 다 그런 추억들이 있을 거예요(웃음). 아무튼... -
(9) 내 남자의 첫사랑
첫사랑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남편이 배시시 웃으며 “뭐 하고 사는지 궁금하네”라고 혼잣말을 한다. 묻자니 속 좁아 보이고 넘어가자니 ‘막장’ 드라마의 한 장면이 떠오르며 호기심이 폭발한다. 무덤까지 간다는 내 남자의 첫사랑. 진짜 속마음은 무엇일까?Q 영화 ‘건축학 개론’을 보면 남자 주인공이 약혼녀를 두고도 다시 만난 첫사랑에 흔들리잖아요. 숱한 남성이 공감하는 걸 보면 비단 영화만의 이야기는 아닌 것 같아요.일단 죽을 때까지 잊지 못한다, 이건 사실이 아니에요. 지난 인터뷰부터 반복되는 이야기지만 남자들은 한 가지만 생각하거든요. 지난 사랑을 담아두면서 지금의 사랑까지 생각하는 멀티풀한 종족이 아니란 말이에요(웃음). 현재의 부부 관계가 원만하다면 걱정하실 필요가 없어요. 분명히 첫사랑을 잊어버렸을 겁니다. 아! 물론 가끔씩 기억은 하겠죠. 인간의 뇌에서 기억이 완전히 없어지기란 쉽지 않으니까요. 남편들에게 첫사랑이란, 죽을 때까지 잊지 못하는 애절함이 아닌 그냥 기억에... -
(8) 내 자동차, 내 자동차!
종종 ‘결혼을 한 건가, 큰아들을 키우고 있는 건가’ 싶어 한숨이 나올 때가 있다. 평소에는 어른스럽던 그가 일곱 살 아이들에 버금가는 ‘떼’를 쓸 때 특히 그렇다. 자동차를 비롯해 휴대전화, 게임기 등 각종 기계 앞에서 무너지는 내 남자, 왜 그러는 걸까?Q 얼마 전 “월세를 살더라도 큰 차로 바꾸고 싶다”라는 남편 친구의 말을 듣고는 기함할 뻔했습니다. 자신의 값어치를 차로 평가받으려는 듯한 느낌을 받았죠. 도대체 남자들에게 ‘자동차’는 어떤 의미일까요?남자들에게 자동차란…, 탈것에 대한 본능인 것 같아요. 남자들은 과거부터 사냥을 하면서 말을 타왔잖아요. 그만큼 움직임에 예민해요. 미국의 한 대학에서 실험을 했는데 남자들은 ‘슈퍼마리오’란 게임을 할 때마다 마리오가 점프를 하면 실제로 자신의 다리 근육을 담당하는 뇌 부위가 반짝반짝거린다고 해요. 이미 뇌가 점프한 것과 똑같은 반응을 하는 거죠.또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라는 책을 보면 남자들에겐 자신... -
(7) 차라리 벽이랑 대화하고 말지…
며칠 전, 이사를 앞두고 최종 결정을 내리지 못한 몇 가지 사안에 대해 남편과 상의하고자 말문을 열었다. 그러나 우리 부부의 대화는 채 10분도 되지 않아 “어휴, 답답해. 그냥 내가 알아서 할게”로 마무리됐다. 문득 궁금해졌다. 남자들에겐 여자들과 다른 언어 세계가 있는 건 아닐까?Q 인터뷰를 앞두고 인터넷에 ‘남편과의 대화’를 검색해봤어요. “말이 안 통해요. 벽과 대화하는 기분이에요”, “남편은 제가 무슨 말만 하면 화부터 내요”, “제 말이 길어지면 남편 얼굴이 창백해져요”와 같은 고충들이 쏟아지더군요. 단도직입적으로 물어볼게요. 남편들은 왜 이렇게 아내와 대화하는 것을 싫어할까요?남자들이 대화를 바라보는, 대화라는 대상에 갖고 있는 이미지를 먼저 짚고 넘어가야겠어요. 대체로 여자들에겐 대화와 관련된 좋은 기억이 있어요. ‘친구들과의 수다를 통해 스트레스를 풀었고 엄마와의 수다를 통해 흥이 났다’와 같은 예들이죠. 하지만 남자들은 그렇지 않아요. 대화는 불편하고 피하고 ... -
정치 뉴스만 보면 화부터 내는 남자
며칠 전, 마트에서 장을 보다가 “과일 값이 많이 올랐네”라고 스치듯 말했는데, 따라오던 남편이 마치 경제 신문을 읽듯 그 이유에 대해 설명하기 시작했다. 평소 우리 둘의 대화에선 다섯 어절을 넘기지 않던 내 남자가 이토록 해박했다니…. 뉴스를, 사회문제를 바라보는 남녀의 시각 차이가 궁금하다!Q 남편 직업 특성상의 이유도 있겠지만 세상 돌아가는 일들이나 시사적인 문제에 참 빠삭하구나 하고 감탄한 적이 여러 번입니다. 상대적으로 남자들이 정치·경제 분야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관심을 쏟는 이유가 있나요?택시 기사님들도 남자 승객들이 타면 정치 이야기부터 시작한다고 하더라고요(웃음). 아무래도 보고 듣는 게 많잖아요. 사회생활을 하면서 보고 듣는 것들이 주로 정치, 경제 분야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관심이 갈 수밖에 없죠. 여성분들이 쇼핑이나 뷰티에 더 관심을 갖는 것과 마찬가지예요. 게다가 정치는 돈이 안 드는 오락이잖아요. 신문만 보면 대화에 낄 수가 있죠. 요즘에는 스마트폰이 ... -
(5) 마누라, 나 사표 쓸 거야!
남편들도 저마다의 고민이 있을 것이다. 승진과 함께 ‘명퇴’에 대한 압박도 있을 것이고 업무나 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도 힘겨울 게다. 그렇지만 아내의 입장에선 아이들이 어느 정도 성장하고, 집안 형편이 안정될 때까지 버텨줬으면 하는 마음이 앞선다. 이달의 남편 탐구생활은 365일 사표 쓰고 싶어 하는 남편을 둔 독자들의 고민을 모아서 진행해봤다.Q 남편이 언제부터인가 술만 마시고 오면 앞도 뒤도 없이 ‘회사 그만두고 시골에 내려가 살고 싶다’라는 푸념을 하기 시작했어요. 평소 자신의 일을 유난히 좋아한 사람이라 허튼 소리가 아니겠지 싶어 처음엔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죠. 밤새도록 이 걱정 저 걱정에 한숨도 못 자고 뜬눈으로 아침을 맞이한 날들이 얼마나 많았던지. 그러나 매번 남편은 지난밤의 망언은 기억도 못하고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출근하더군요. 그때의 배신감이란…(웃음).무엇보다 남자들에겐 생산 본능이 있어요. 조직이 싫어, 일이 힘들어 사표를 썼다고 할지라도 자신만의 생산... -
(4) 청소 싫어요, 샤워 싫어요. 더러워 죽겠네!
연애 시절, 남편은 꽤 깔끔한 사람이었다. 가끔씩 놀러 간 그의 자취방 우렁각시가 사는 것은 아닐까, 싶을 정도로 언제나 깨끗했고 데이트를 할 때마다 다림질된 옷을 입고 나와 놀란 적도 여러 번이다. 하지만 결혼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남편에 대한 환상이 깨졌다. 아무렇게나 벗어놓은 셔츠와 양말, 그것도 꼭 뒤집어서! 그가 지나간 자리는 언제나 폐허다. 내 마음도 황폐하다.Q 아무리 열심히 청소를 해도 남편이 집에만 있으면 티가 안 나요. 딱히 뭔가 작정하고 어지럽히는 것도 아닌데 꼭 흔적을 남기더라고요(웃음).일단 남자들을 대표해 내가 꼭 어지럽히고야 말겠다, 하는 악의가 있거나 고의적으로 그런 것은 아님을 미리 알아주십사 하고 부탁드려요(웃음). 종종 아내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이런 경우 아무리 말을 해도 같은 상황이 반복되다 보니 ‘내 말을 무시하는 건가?’라고 오해를 하시더라고요. 굵고 짧게 말씀드리면 남자들에게는 ‘한 방’ 본능이 있어요. 사업을 함에 있어서도, 생활 ... -
(3) 마트에만 가면 일곱 살 어린애가 되는 남편의 심리
때는 결혼 후 남편의 첫 생일. 미역국을 끓여주겠다고 큰소리를 치고는 부엌에 들어섰지만 아뿔싸! 간장이 없다. 다른 음식들을 준비하고 있는 동안 얼른 마트에 다녀와달라고 부탁했다. 그리고 이어진 남편의 “이거 사? 저거 사?” 일명 전화 폭탄. 아…, 세상에 이토록 많은 종류의 간장이 있었던가. 그로부터 30분 뒤 돌아온 남편은 쇼핑 리스트에도 없던 수많은 ‘1+1’ 제품이 가득 찬 장바구니를 내밀었다. 그것도 무척이나 당당하고 뿌듯한 표정으로.저희 부부는 요리를 즐겨 합니다. 간혹 퇴근 시간이 맞지 않거나 상황이 여의치 않을 때 남편 혼자 마트에서 장을 봐오곤 하는데요. 그럴 땐 사와야 할 것들을 미리 일러주는 편입니다. 그러나 남편은 매번 전화를 끊기가 무섭게 다시 전화를 겁니다. “여보, 양파는 깐 걸로 사, 안 깐 걸로 사?”, “마누라, 오늘 돼지고기가 세일이래. 살까, 말까?” 이런 종류의 질문을 쏟아내죠(웃음). 똑 부러지는 성격은 아니지만 그래도 꽤 합리적인 남자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