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12.03 17:271년 동안 그녀의 페이버릿 스페이스를 훔쳐봤다. 따뜻함과 편안함, 맛과 멋이 있던 그곳들은 가보지 않아도 이내 정이 들곤 했다. 이달에는 그녀가 요즘 집보다 더 사랑하는 그녀의 공간 ‘두 번째 집’을 짊어지고 직접 여행을 떠났다.계절이또 한번 흘러갈 무렵. 그 풍경을 놓치기가 아쉽다는 생각이 든 순간, 집 안에만 있어선 안 되겠다 싶어 텐트를 싣고 무작정 서울 근교 캠핑장으로 향했다. 여름에는 양평이나 유명산 등 계곡과 바다로 물놀이 할 수 있는 곳을 찾았는데, 이번 캠핑은 물놀이는 꿈도 못 꿀 것이기에 낚시와 캠핑을 함께할 수 있는 파주 쪽 하마 캠프장으로 떠났다. 과거와 달리 요즘에는 캠프장 시설이 잘 갖춰져 있다. 온수는 물론 개수대와 샤워실 등이 웬만한 방갈로 정도는 된다. 여행 다닐 때는 으레 펜션이나 콘도를 예약했는데, 요즘은 무조건 텐트를 짊어지고 떠난다. 내 집, 내 이불, 내 그릇을 가지고 다니니 더러울까 찜찜하지도 않고, 방이 없을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캠...
2010.11.08 17:35뚝 떼어 우리 집 앞에 가져다 놓고 싶은 곳이 생겼다. 그러면 길에 서서 어디로 갈까 한참 고민하지 않아도 될 텐데…. 모처럼 따사로운 햇살을 즐기는 혼자만의 주말 브런치, 평일 저녁 퇴근길에는 지인과 가볍게 와인 한 잔 마시는 것도 좋겠다.처음 브런치가 유행했을 때는 거리에 상관없이 멀리까지 달려가는 부지런한 모습을 보였는데, 요즘은 미용실도 가까운 곳으로 가고 옷도 동네에서 사게 된다. 나이가 드니 활동 범위는 모두 집 주변이다. 자주 가는 홍대 근처에는 간단히 커피를 마실 수 있는 곳은 많지만 마땅한 브런치 카페는 찾기 힘들다. 그러던 중 브런치를 먹기 좋은 카페인 핫 플레이스를 발견했다. 바로 피크닉 카페를 표방하는 ‘어 그로브(a grove)’다.일단 주차가 힘들기로 소문난 홍대에서 주차가 가능하다는 큰 장점을 지닌 이 카페는 조용한 합정동 주택가 골목에 자리 잡고 있다. 올해 문을 연 ‘어 그로브’는 ‘작은 숲’이라는 뜻이다. 카페 이름답게 작은 식물원처럼 카페 앞...
2010.10.08 14:50가을비가 소록소록 내리는 날, 엄마의 따뜻한 품과 어릴 적 아련한 추억이 떠오르곤 한다. 엄마 손맛이 느껴지는 수제 햄버거와 질 좋은 커피 향이 가을 색처럼 어우러진 레트로풍 카페를 찾아갔다.가을비가 내리는데 눈치 없이 햇님이 쨍 하고 떠버린 어느 가을 오후, 복고풍으로 꾸며놓은‘레트로 마마’의 빈티지함을 한껏 느끼고 싶어 길을 나섰다. 요즘 북적거리는 홍대입구보다는 조용하고 한적한 서교동에 꽤 많은 카페들이 골목마다 하나 둘씩 자리 잡고 있다. 나 역시 사람이 많은 곳은 피해 다니는 터라 서교동 쪽으로 자꾸 발길이 간다.홈메이드 햄버거를 맛볼 기대감에 슥삭 손을 비비며 ‘레트로 마마’에 도착했다. 입구부터 예사롭지 않은 빈티지 향기에 취해 저절로 발걸음이 느려진다. 이곳은 수제 햄버거와 커피, 와인, 맥주 등을 파는 버거 하우스로, 1950~70년대 오리지널 하우스 소품들과 가구로 과거를 재현한 곳이다. 직접 만든 액자와 빈티지한 컬러의 테이블들에서 주인장의 섬세한 손길이...
2010.09.08 14:41‘demitasse diner&hongsiya studio’라는 부제를 붙일 수 있는 flat 274. 밥 먹고, 차 마시고, 술마시고, 전시보고, 쇼핑까지…. 원스톱 문화예술공간을 고즈넉한 부암동 길을 걷다 만났다.정신없이 보낸 한 주를 마감하고 멍하니 집에 있었다. 왠지 아무것도 하기 싫고 하릴없이 시간만 가는 어느 날, 그렇게 보내는 시간이 한심하다는 생각에 나 홀로 부암동을 찾았다. 여느 카페촌처럼 북적북적하지 않고 조용한 동네 부암동을 걷다 보면 유난히 눈에 띄는 간판이 있다. 플랫 274(flat 274)는 일러스트 작가 홍시야와 데미타스의 김연화 실장이 함께 운영하는 카페다. 갤러리, 공연, 카페, 작품 판매까지 하니 복합 문화예술 공간이라고 해야 맞겠다.문을 열고 들어서면 오른쪽에는 갤러리가 있고 왼쪽에는 홍시야 작가의 작업실이 있다. 겉으로 보는 것과 달리 카페가 꽤 널찍해 여유가 느껴진다. 아기자기한 컨트리 소품들로 꾸며놓은 이곳은 억지로 꾸미지 않은...
2010.08.04 16:12시원한 차 한 잔으로 몸의 갈증을 해소하고, 좋은 작품 하나로 마음의 갈증을 해소하는 공간이 있다. 작업실과 전시공간, 카페가 함께하는 소노 팩토리는 예술을 한 발자국 더 가까이 접할 수 있는 색다른 경험을 안겨준다.긴 통유리창 안으로 예쁜 테이블과 의자들이 눈에 띄었다. 저절로 발길이 멈춘다. 디자인 사무실인가, 아님 가구 숍인가 하고 갸웃거리다 문을 열고 들어섰다. 포르투갈어로 ‘꿈의 공장’이라는 뜻을 갖고 있는 ‘소노 팩토리(Sono Factory)’는 1층은 카페, 지하는 갤러리 겸 작업실로 운영되고 있어 대안공간이라 부를 만한 곳이다. 요즘 뜨고 있는 동교동에 차만 파는 일반 카페가 아닌 한두 가지씩 저마다의 의미를 더한 공간이 늘어가고 있다. 그 선발주자인 이곳은 카페 겸 작업실 겸 갤러리로 다양한 역할을 하고 있다. 꽤 유명한 작가들이 작품을 전시하는데, 가끔 운이 좋으면 작가도 직접 만날 수 있다. 또 공예 강좌가 열려 일반인들이 참석해 직접 작품을 만들 수도 있...
2010.07.08 16:05바다 위 레스토랑, 그리고 이국적인 설렘. 낯선 휴양지에서나 찾아오는 이런 감정을 서울에서 느낄 수 있는 곳이 딱 한 군데 있다. 찜통 같은 무더위를 피해 단 몇 시간 동안의 심신의 휴가를 만끽하는 데 그만이다.홍대 앞 골목에 위치한 ‘비너스 키친’은 요즘처럼 뜨거운 햇살과 잘 어울리는 오키나와풍의 카페다. 밥도 팔고 술도 팔고 커피도 마실 수 있으니, 카페라기보다는 오가닉 월드 푸드 개념의 ‘식당’이라고 할 수 있다. 오키나와는 요즘 뜨고 있는 관광지로 하와이와 일본을 섞어놓은 듯한 느낌의 섬이다. 그곳의 묘한 분위기를 한국에서 느낄 수 있다는 것이 감사하고 또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이다. 또 몸과 마음이 건강해지는 음식을 메뉴로 정한 것, 복잡하고 시끄러운 홍대에서 마치 외딴 섬에 와 있는 듯 조용한 공간이라는 점도 참 마음에 든다.이곳은 1층부터 4층까지 테이블로 가득 찬 대규모 레스토랑이다. 내부는 전체적으로 빛이 잘 들어오도록 설계됐고 층마다 다른 분위기로 꾸며져 ...
2010.06.04 17:13우연히 좋은 카페를 발견하면 나도 모르게 가슴이 뛰고 흥분된다. 이상하게도 그 보물은 숨기지 않고 자꾸만 자랑하고 싶어진다. 일러스트 작가 임주리가 ‘요즘 잔잔히 빠져든다’고 표현한 단골 카페를 꺼내놓았다.가정집을 개조한 카페 히비(Cafe Hibi)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간판이 없었다. 그래서 간판 없는 카페로 불리기도 했다. 처음 히비를 만난 날,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에 놓인 꽃 화분이 어릴 적 우리 집에서 보던 것과 비슷해 고즈넉한 기분에 빠져들었다.‘하루하루’라는 뜻을 지닌 ‘히비’는 도쿄에 온 듯한 착각을 일으키게 하는데 유니크함과 빈티지함이 어우러졌다. 내부 구석구석에 자리가 많아 혼자 갔을 때 특히 좋다. 커다란 창들마다 커튼이 없다. 입구 쪽 간판(아니 간판 비슷하게 생긴)에는 이런 문구가 적혀 있다. ‘햇빛이 들어오는 대로 바람이 불어오는 대로 있는 그대로 그곳에서 살아 숨쉬는 다정한 공간 cafe hibi’. 멋쟁이 주인임이 틀림없다. 센스 만점 주인임이 ...
2010.05.06 16:17짧은 산책이 큰 위안이되는 계절이다. 창이 넓은 카페에서 오가닉 푸드에 커피한잔 마시고, 지인에게 선물할 작은 선물하나 고르는 것도 좋겠다. 일러스트 작가 임주리가 몸과 마음이 맑아지는 오가닉 플랜테이션, 데일스포드 오가닉에 다녀왔다.영국 유기농 제품으로 유명한 데일스포드 오가닉(Daylesford Organic)은 영국 첼시 지방의 스테포드셔 친환경 유기농 농장에서 재배된 최상의 식재료로 유기농 제품을 만드는 오가닉 라이프스타일 기업이다. 서울 근교 일산에 자리한 이곳 오가닉 플레이스는 입구에 들어서자 넓은 들판과 조용한 정원이 눈에 들어왔다. 2만3천 평이라는 어마어마한 규모의 정원은 영국 마법의 성을 연상시킨다. 이 정원은 영국의 햄프턴 궁전(Hampton Court)을 옮겨놓은 전통 영국식 정원이라고 한다. 입구를 지나쳐 청량한 나무 냄새, 꽃향기를 맡으며 잔디를 밟고 걸으니 분수와 야외 웨딩을 할 수 있는 공간도 보였다. 정원으로 쭉 들어가다 보니 낭만적인 천막으로 디자...
2010.04.13 16:42세계적인 에코 열풍에 편승해 곳곳에 늘어나고 있는 재활용 카페들. 일반 재활용품점과는 달리 멋이 더해져 무드 있고 환경을 생각하는 마음으로 더욱 따뜻함이 느껴지는 에코 카페 두 곳을 일러스트 작가 임주리가 찾아갔다.첫 번 째 에코 카페, 스탐티쉬부암동 버스정류장에서 내려 카페가 있는 길목에 들어서면 다른 나라에 온 듯한 기분이 든다. 오랜만에 평일 오후 따사로운 볕을 받으며 걸으니 봄의 기운 덕인지 몸에 새싹이 돋아나는 듯 간지러웠다. 언덕에 자리 잡은 스탐티쉬의 하늘색 외관은 유럽의 어느 시골 마을을 연상시킨다. 스탐티쉬(Stammtish)는 독일어로 ‘단골을 위한 자리’ 혹은 ‘늘 모이는 어떤 모임’이란 뜻이다. 아늑하고 포근한 분위기의 패브릭 카페 스탐티쉬는 매주 화요일마다 소잉 클래스도 열리고 다양한 리넨과 소품을 판매하기도 한다. 같은 취미를 갖고 있는 사람들이 모여 이야기도 하고 바느질도 하는 모습이 카페 분위기를 더욱 따뜻하게 만든다. 아기자기한 소품들은 재활...
2010.03.08 15:20이번 주말에는 시내에 있는 미술관으로 가벼운 나들이를 떠나보자. 감각 있는 일러스트 작가 임주리가 전시 구경 후 알싸한 3월의 바람을 느끼며 커피 한 잔 즐기는 데이트 코스를 일러줬다. 그 날 봄비가 촉촉이 내려도 좋겠다.봄비가 내리면 유독 생각나는 운치 있는 장소 두 곳이 바로 ‘성곡미술관’과 ‘커피스트’다. 광화문 신문로에 자리한 이곳은 어느 한 곳에만 들렀다 가기에는 섭섭한, 떼려야 뗄 수 없는 곳이다. 아주 오래전부터 자주 찾았던 성곡미술관은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고 항상 그대로이기 때문에 오랜 추억을 떠올리게 한다. “그동안 잘 지냈어?”라고 말을 거는 듯한 미술관에게 내 속마음을 다 털어놓고 싶은 마음이 들기도 한다. 지금은 젊은 작가 9명의 풋풋한 작품들이 전시되고 있다. 봄비가 촉촉하게 내리는 날, 꽃무늬 원피스를 입고 성곡미술관으로 이른 봄나들이를 떠나보는 건 어떨까. 성곡미술관은 두 개의 건물로 나뉘어 있고 각각 3층으로 구성되어 있다. 뒤뜰에 작은 조각공원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