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 우아하게 나이 들기

  • 배철수의 ‘열린 마음’ /김성령의 ‘꾸준함’

    배철수의 ‘열린 마음’ (라디오 DJ, 62)머리카락도 콧수염도 하얗게 셌다. 1990년 처음 라디오 DJ를 시작할 때만 해도 30대 청년이었던 배철수가 벌써 60대가 됐고, MBC FM4U ‘배철수의 음악캠프’는 올해로 25주년을 맞았다. 모든 것이 다 변해도 여전한 건 찢어진 청바지에 스니커 차림과 열린 마음이다. 그의 프로그램에 사연을 보내는 청취자는 초등학생부터 70대 노인까지 다양하다. DJ 배철수가 얼마나 폭넓게 청취자와 교류하는지 알 수 있는 부분이다. 2010년 ‘배캠’ 20주년 기자간담회에서 그는 또래 친구들을 만나는 것보다 20, 30대 어린 친구들을 만나는 것이 대화도 잘 통하고 편하다고 말한 바 있다. “몇몇 사람들은 언제까지 그 친구들하고 팝송 들으며 지낼 거냐고 해요. 저는 아직 젊은 친구들하고 소통하는 게 좋아요. 제 데뷔곡이 ‘세상 모르고 살았노라’인데 가수는 노래대로 사는 것 같아요”라고 말이다.프로그램의 장수 비결을 ‘철들지 않음’으로 꼽은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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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정라의 ‘공부 습관’(솔베이코리아 과장, 51)

    생기 있는 눈빛, 상냥한 목소리로 인사를 건네는 그녀의 첫인상은 밝고 경쾌하다. 짧은 대화를 나누는 것만으로도 기분 좋은 에너지가 느껴지는 사람, 벨기에 화학 회사인 솔베이코리아의 김정라 과장이 바로 그런 사람이다. 대학생과 중학생 아들을 둔 그녀는 얼마 전 대학원에 입학해 다시 학생이 됐다. 지천명이 넘은 나이에 학교라니, 자연스럽게 ‘만학도’라는 단어가 떠오르지만 그녀에게 공부는 새삼스러울 것 없는 일상이다.“대학에서 스페인어를 전공했어요. 1987년에 졸업해서 10년 정도 회사 생활을 하다가 남편이 해외 주재원으로 발령이 나며 따라 프랑스로 떠났죠. 한국으로 돌아와 아이들 키우느라 바쁘게 살다가 운이 좋게 다니던 회사에 재입사를 하게 됐어요. 13년 만이었죠.”40대 후반에 취업, 그것도 13년 만에 재입사라니. 대한민국의 모든 경력 단절 여성들에게는 꿈같은 이야기다. 하지만 그녀의 말마따나 단순히 운이 좋아서만은 아니었다. 김 과장은 일을 그만두고 프랑스로 떠난 30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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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인경의 ‘둔감력’(신문기자, 56)

    유인경의 젊은 시절은 전쟁과도 같았다. 정글 같은 회사에서 하루에도 수십 번 사표를 쓰다 지웠고 남편의 사업 부도와 시어머니의 중풍, 친정엄마의 치매를 한꺼번에 겪으며 글을 쓰고 딸을 길렀다. 크고 작은 인생의 파도를 지나 50대 후반을 맞이하고 있는 그녀가 요즘 입버릇처럼 하는 말이 있다.“이 정도가 어디야, 딱 좋아.”“정신없이 젊은 시절을 보내고 40대 중반쯤 되니 홍수가 휩쓸고 간 기분이라고나 할까요? 평화로워지더라고요. 아무리 아등바등해도 안 되는 건 안 되는 거고, 그 와중에도 웃을 일이 있다는 걸 깨달은 거죠. 고맙게도 스스로를 들볶지 않는 스타일이에요. 뭐든 저에게 좋은 것을 생각하고 나쁜 일은 빨리 잊어요.”그녀가 나이 들면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두 가지가 바로 ‘공감력’과 ‘둔감력’이다. 특히 안 좋은 일엔 무디게 반응하고 뭐든 둥글둥글하게 생각하는 둔감한 성격은 나이가 들수록 행운처럼 느껴진단다.“여배우 잉그리드 버그만이 ‘나의 가장 큰 장점은 건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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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봉선의 ‘원칙’(주부, 73)

    서래마을 한복판. 오래된 타운하우스. 붉은 돌계단을 올라가니 서초구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드넓은 무릉도원이 펼쳐진다. 옥수수, 가지, 고추, 토마토, 파프리카, 상추, 파, 부추, 도라지, 더덕, 어성초가 국군의 날 삼군 행진 뺨치게 도열해 있다. 말끔한 쇼트커트 헤어스타일과 애플 힙을 가진 최봉선 여사가 이들의 사령관. 1943년생, 일반적 의미의 할머니를 만나러 왔는데 일흔세 살 노인이 없다. 에너지 넘치는 중저음의 목소리가 악수를 청한다. 늙거나 낡은 느낌이 범접하지 못하는 원숙한 젊음이 거기 있었다.젊어지려는 목적, 늙지 않으려는 노력 같은 것은 그녀에게 없다고 했다. 더 나은 삶을 위한 원칙이 있을 뿐이라고. 약을 먹는 것보다는 운동을 하는 것이 건강에 더 좋은 걸 알게 됐고, 정리된 모든 것이 그렇지 않은 것보다 편리했다. 그 결과 30년이 넘도록 같은 시간 동안 운동을 하고 있고, 마흔 살이 훌쩍 넘은 자녀들에게도 엄마의 정돈 전 모습을 보인 적이 없다.“규칙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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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광수의 ‘독서’ (고전학자, 59)

    영산대 중국학과 교수직을 퇴직하고 글쓰기 재미에 푹 빠진 조광수 고전학자. 최근에 「나는 서른에 비로소 홀로 섰다」에 이어 「나는 이제 지천명이다」라는 책을 냈다. 그는 고전학자답게 「논어」를 비롯한 여러 가지 고전을 통해 우리네 인생 이야기를 쉽게 풀어낸다.“「논어」는 여러 의미로 우리 삶을 비춰볼 만한 거울입니다. 이 책의 연륜과 영향력을 능가하는 동양의 고전은 없어요. 인류가 축적해온 지적 자산 중에서 가장 격 있고 가장 인간적인 저작의 하나입니다. 고전을 통해 우리 삶의 길을 비춰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겠지요.”그는 고전이 우리에게 주는 답은 실용적이고 효과적이라고 말한다. 시간이 아무리 흘러도 사람의 본성은 변하지 않기 때문이다.“공자는 세상 살기가 힘들어도 끝까지 살아내는 것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고 실천했던 인물입니다. 그는 ‘아침에 도를 들으면 저녁에 죽어도 좋다’라고 했습니다. 이 말은 두 가지 의미가 있어요. 하나는 정신적 만족이 중요하다는 거고, 또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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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인숙의 ‘오랜 취미’(젤리피쉬월드 대표, 50)

    “일하는 재미에 푹 빠져서 야근을 해도 힘들지 않았어요. 그림쟁이로 사는 일이 무척이나 재밌었거든요. 그러다 어느 날 사무실에서 철야 작업을 하고 잠깐 잠이 들었어요. 잠결에 누군가의 노랫소리를 들었죠. 그 소리는 천사의 합창처럼 아름다웠어요.”스물한 살, 김인숙 대표는 처음 요들을 접했던 때로 돌아가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그는 29년째 요들을 부르며 산다. 아무리 좋아하는 취미라도 그렇게 긴 시간 동안 익히는 일이 쉽지는 않았을 텐데. 그녀는 요들을 통해 어떤 특별한 선물을 받는 걸까?“젊은 시절 내성적이고 소극적 성향을 갖고 있었어요. 하지만 지금은 진취적이고 열정적이라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답니다. 노래를 부르며 제 모습이 이전보다 풍부해진 것 같아요. 나이가 들면서 직업 외에 좋아하는 일을 꾸준히 하는 것이 웰에이징에 도움을 준다는 확신을 갖게 됐어요.”교육용 애니메이션 콘텐츠를 제작하는 회사를 운영하는 사업가로서 바쁜 일상을 보내는 그녀는 요들이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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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웅규(생활 자료 수집가, 65)의 ‘소중한 옛 가치’

    생활 자료 수집가인 최웅규 관장은 인천에서 가장 작은 박물관을 운영하고 있다. 차이나타운 근방에 있는 ‘인천근대박물관’이 그 주인공. 좁은 공간에 물건들이 빼곡히 진열돼 있어 마치 다락방 같은 아늑한 느낌이 든다. 지금은 볼 수 없는 진귀한 생활 자료들로 가득한 이곳은 모든 걸 마음껏 만져보고 사진으로도 남길 수 있는 자유로운 공간이다. 최 관장은 40여 년간 수집해온 끝에 2010년 박물관을 개관할 수 있었다.“처음엔 흔히 ‘앤티크’라고 하는 골동품부터 모았어요. 아버지께서 체계적인 수집가는 아니셨지만 수석, 난 등을 모으셨거든요. 그걸 보고 자란 저 역시 골동품 가게를 드나들면서 도자기나 그림을 수집하기 시작했죠.”35년 전 차이나타운의 이국적 매력에 반한 최 관장은 인천에 둥지를 틀고 화랑을 운영했다. 점점 우리 주변의 생활 자료로 수집 범위를 넓혀갔고, 몇 번의 전시회를 열었다. 나름의 전문성을 갖게 된 그는 결국 인천의 개항 자료가 중심이 된 박물관의 문을 열기에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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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우 문숙(61)의 ‘나 알기’

    모두가 동안을 외치는 시대다. 하지만 나이 듦이 주는 지혜와 가치에는 젊은이의 그것과는 다른 차원의 무언가가 있다. 웰에이징. 우아하게 나이 들기 위해 지금부터 해야 하는 것들은 무엇일까? 시간의 흐름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그 안에서 하루하루 자신의 얼굴을 만들어가는 인생 선배들의 노하우를 들어봤다. 오랜 습관과 마음가짐이 만들어낸 그들의 주름에는 곁에 있는 것만으로도 평안해지는 인자함과 온화함이 깃들어 있다. 나이를 먹는다면 그녀처럼. 영화배우 문숙의 탐스러운 은회색 머리카락, 짙고 바른 눈썹, 건강한 얼굴빛은 온전히 세월이 가져다준 자연스러운 아름다움이다. 멋진 그녀에게 웰에이징의 비법을 물어보지 않을 수 없었다. 어떻게 하면 그렇게 멋스럽게 나이 들 수 있냐는 질문에 그녀의 첫 한마디.“멋을 안 내면 돼요.”멋이란 건 이미 남을 의식한 행동이다. 자기가 가진 것 이상을 남들에게 보여 주기 위한 과장에 가깝다. 문숙은 자기 자신만의 아름다움을 아는 것으로 충분히 세월의...
    [우아하게 나이 들기]배우 문숙(61)의 ‘나 알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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